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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 칼럼] 백화점에 나타난 명품 중고 상품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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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 칼럼] 백화점에 나타난 명품 중고 상품의 약진
  • 정형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26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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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 로고
▲ 명품 로고

유통산업에 있어서 중고시장은 백화점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고급화를 추진하는 백화점이, 이미 한번 판매된 중고 상품을 정상 영역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을 할 수 없었으나 최근 롯데, 현대, 신세계 할 것 없이 중고시장에 눈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니, 관심이 집중된다. 

리커머스(recommerce), 세컨핸드(se cond-hand) 마켓 모두 중고거래의 진화된 표현이라고 하겠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 유플렉스 4층 244평(806.6m2) 전체를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하고 세컨핸드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등을 입점 시켰다.

이미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교점과 더현대서울에서 MZ세대의 관심을 끌었던 현대백화점은 이를 상시 마켓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AK플라자의 경우에도 경기 분당점에 비대면 무인 중고 명품자판기를 설치 운영 중인 것을 보면, 국내 유명 유통기업의 중고 상품에 대한 인식이 전환됨을 엿볼 수 있다.

신세계는 일찌감치 SSG.COM을 통해 번개장터 ‘브즈그트 컬렉션’을 입점시켰고, 롯데쇼핑은 아예 국내 최장수 중고거래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의 지분 93.9%를 인수하며 중고시장에 진입했다. 

중고시장에 대한 인식이 과거 언더그라운드에서 조용히 진행되던 형태를 벗어나, 유통채널 중에서도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는 백화점 영역에서 버젓이 판매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미 지난 2월 패션포스트 기고를 통해 MZ세대의 특성을 ‘MZ세대의 명품소비를 통한 백화점의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다뤘다. 

기고에서 중고를 사더라도 명품을 구매하며 ‘N번째 신상’이라는 호칭을 부여할 만큼 중고품이라도 명품 브랜드를 더욱 가치 있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명품에 대한 관심을 언급한 바 있다.  

중고시장은 2008년 4조원 규모에서 2021년 24조원 규모로 6배가량 성장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월 이용자는 2018년 50만 명에서 2022년 8월에는 30배가 넘게 성장한 1800만 명이 됐다. 

당근마켓, 번개장터의 거래액 역시 7,960억 원에서 2조 450억 원으로 성장했다고 공개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의 중고명품 판매 현황을 보아도 방문고객의 90%가 2030의 MZ세대임을 볼 때, MZ세대의 명품에 대한 관심과 실용적 구매행태를 이해할 수 있다.

▲ 구구스 잠실석촌호수점. 출처=네이버 블로거 '아라니'
▲ 구구스 잠실석촌호수점. 출처=네이버 블로거 '아라니'

중고거래 플랫폼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사기거래라는 맹점을 파고든 대형 백화점의 판매 전략은 MZ세대의 구매행태와 맞물려 중고 명품의 안전한 거래를 담보하면서 일명 짝퉁으로 불리는 가품에 대한 불안감 또한 제거 할 수 있어 그 시너지가 증가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실제로 SSG.COM에서는 세컨핸드 명품에 대한 가품판매 시 300% 보상과 함께 명품 감정사의 인증을 거친 보증서를 제공하는 등 안정적 장치를 부가하여 신뢰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중고 명품시장의 고성장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하다. 

베인앤컴퍼니의 ‘글로벌 럭셔리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중고 명품시장 규모가 330억 유로(한화 약 45조원)이라고 발표하면서 이는 2017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특히 중고 명품시장은 최근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고 시대와 맞물려 저탄소 소비, 실용적 소비로 인식되며 과거의 부끄러운 거래, 숨기고 싶은 거래에서 벗어나 당당한 거래채널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 가면, 중고명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곳곳에 보였다. 

명품을 구매한 후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서부터, 신상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장롱에서 잠자는 명품을 처분하고자 하는 니즈까지 다양한 이유에서 거래되던 소규모 오프라인 매장이 이제 횡단보도를 건너 백화점으로 진입하는 현상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닐 것이다. ​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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