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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다큐멘터리 제작-'공교육의 미래- 사교육 없는 학교'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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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다큐멘터리 제작-'공교육의 미래- 사교육 없는 학교' ②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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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는 학부모들
▲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는 학부모들

와부고는 경기도 최초의 공립 개방형 자율학교로 공교육 성공사례 수기 공모 최우수작을 받은 학교이다. 경기도 남양주군 와부읍 덕소리에 있으며 2007년 11월 13일 개방형 자율학교로 지정됐다. 그리고 2008년 1월 7일 와부고등학교 설립을 인가 받고 2008년 3월 1일 개교했다.

와부고 교사는 100%가 초빙교사다. 전국에서 응모를 받아 심사를 거쳐 실력 있는 교사들만 받아들인다. 교사들로서도 실력 있는 학생들을 만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주변의 학교에서도 이 학교로의 전근을 희망하는 교사들이 줄지어 있다.

학교의 통과만으로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2배수로 선발된 교사는 입학 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최종 선발은 이들 학생들의 수업만족도 결과가 좌우한다. 그래서 희망교사들은 방과 후 심화학습에도 참가하여 강의를 하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2009 공교육 성공사례 수기 공모전에서 전체 대상을 차지한 김학일 와부고 교장(48)은 "학교의 주인은 교원이 아니라 학생"이라면서 "학생들 입장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교사를 선발하기 위해 이 같은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 2009년 9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수리영역 1등급 학생 비율은 2.4배나 증가했다. 언어와 외국어영역도 1등급 학생 비율이 각각 0.7%, 1.2% 증가했다. 사교육 없이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 매일 아침 진행되는 교과별 필독서 읽기를 비롯해 영어카페, 오후 8교시 보충ㆍ심화학습, 저녁식사 후 진행되는 교과별ㆍ수준별 심화수업, 대학생 멘토반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맞춤형 수업을 꾸준히 전개한 결과였다.

와부고는 이렇게 개교 2년 만에 명문교로 떠올랐는데 멀리 포천에서부터 의정부, 하남 등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소문 듣고 지원을 했다. 부모님들은 어떤 학교인 줄도 모르는데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소문을 듣고 학생들이 부모를 졸라 입학지원서를 냈다. 그렇게 2.5:1의 경쟁율을 뚫고 선발된다.

커트라인은 내신 184점(200점 만점)으로 아주 높은 점수이다. 수석합격생은 무려 197점이다. 커트라인의 점수가 외고나 과학고 진학에 접근된 점수로 중학교 반 내에서 1,2등을 다투는 성적이다. 3등한 아이가 합격자 명단에서 제 수험번호를 찾다가 낙담해 “맥 빠져!”하며 가는 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가고 싶었으면 그럴까?

인근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로서는 이제 갈 수가 없는 학교가 되었다. 신설된 학교치고는 엄청 빠른 발전이다. 아직 졸업생이 없으니 명문대에 진학한 선배도 없고 하다못해 멋진 기숙사도 없다. 그리고 긴 역사의 배경도 없지만 와부고가 단기간에 명문고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비결은 따로 없다. 교장선생님과 교사, 학생이 하나 되어 신흥명문고를 만들려고 노력한 결과이다.

학생들의 일과는 그야말로 초인적이다. 아침 7시 20분부터 등교를 시작하여 8시까지 완료하면 뇌호흡 등 수업 전 활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수업은 수준별 학습이므로 수업에 따라선 교실을 이동하여 수업을 듣는다.

점심시간은 12시 20분부터 1시간이다. 시간표는 7교시까지인데 전교생이 저녁식사 후 심화보충수업을 한 과목에서 네 과목까지 듣는다. 평균 1.9과목을 듣는다고 하는데 이후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11시까지 공부를 하고 귀가를 한다.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는 대신에 학교에서 외부교사 및 대학생들을 선별해 멘토 강의 등을 만들었다. 이런 수업에는 평균 열 명 미만의 학생들이 참여하므로 개인지도가 가능하다.

와부고의 경우 2008년도 신입생들의 커트라인이 170점대에서 2009년 184점으로 수직상승했다. 190점 이상의 학생들도 17명이나 된다. 학생들의 수준은 과학고나 외고 수준에 접근했는데 개교 2년만의 성과로는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경기도 최초의 자율형 공립고인 이 학교의 프로그램이 학생들 사이에서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교육계의 가장 큰 현안인 사교육을 없애는 대안을 보여주고 있다.

신흥명문고 비결은 학생, 교사, 교장 선생님의 삼위일체 노력의 결과이다. 학교 취재 후에도 촬영은 계속되었다.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 사무관 인터뷰 후 ‘좋은 교사 운동’ 선생님,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윤지희 공동대표, 서울 어머니 학교를 찾아 인터뷰 했다.

2009년 사교육비는 2008년 대비 5.6% 상승했다고 한다. 정부 공식 발표는 2천억 원이지만 실제로는 20조 원에서 28조 원으로 추정된다. 그 폐해와 과열화 원인,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교육평론가 이범 씨와도 인터뷰를 했다. 학원가의 인기강사에서 교육평론가로 변신한 그에게 사교육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18억 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사교육 시장을 나온 그의 이야기는 구구절절 와닿는다.

<공교육의 미래 사교육 없는 학교>에서는 지난 2년 동안 자율형 개방학교로 운영되다가 2010년 3월, 자율형 공립고등학교로 전환했다. 경기도 와부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우리 공교육의 미래를 가늠해 보고 사교육 없는 학교를 위한 일선 학교의 움직임을 알아보고자 기획된 다큐멘터리였다. 2010년 1월 17일 (일요일), 밤 10시에 방송됐다.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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