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제작한 <청사초롱과 홍등>의 제작기이다. 봄부터 중국 측과 제작 협의를 하고 준비를 거듭하며 8월에 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그만큼 신중했던 것인데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었던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해당 연도 방송 프로그램이기에 이미 출발 일정은 늦어졌고 더 이상 출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은 2007년 당시의 기록을 정리한 글이다.

드디어 출발 이틀 전이다. 우여곡절이라고 할만치 많은 일들이 그동안 있었다. 5월 28일 워크숍부터 써온 제작기가 벌써 A4 용지 40매라면 대하소설의 시작답다. 그 대하소설의 남은 부분은 유쾌한 이야기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정이고 촬영이다.

무려 67일의 대장정으로 베이징, 시안, 둔황, 다시 베이징에서 센양, 따렌, 옌지, 백두산, 하얼빈, 텐진, 칭다오, 상하이, 광저우, 홍콩을 일주하는 강행군이다. 8월 1일 출발하여 10월 6일 귀국하는 총 67일의 출장기간으로 소나타와 스타렉스 차량 2대로 이동하며 촬영한다. 차량 별 연락은 무선전화기나 휴대폰이다.

내가 연출, 리포터를 맡고 정 감독이 HD카메라 촬영을 하고 송길남 감독이 코디 및 통역과 스냅 촬영을 한다. 조연출은 제반 진행을 맡고 테이프 관리 및 기록을 한다. 그 외 최 군이 촬영 보조 및 오디오 담당이고 홍 감독이 조명 및 촬영 도우미를 한다. 그리고 CCTV PD가 현장 섭외를 한다.

오늘은 출장결재 및 장비점검이 있었다. 내일은 사전 모임으로 일정과 출장 짐의 총점검이 있다. 8월 1일은 오전에 출장비를 수령해 환전하고 오후 3시에 출발해 공항 도착해 19시 인천공항 출발, 20시 05분에 베이징에 도착. 그리고 10월 6일 오후 홍콩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출발 전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이번 촬영은 중국 대륙의 횡단으로 총 연장 3만km로 장거리 이동거리이다. 20일간의 베이징, 상하이 촬영일을 빼고 40여일로 나누고 하루 평균 이동거리가 700km이상으로 컨디션 유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개인 별 음주 등을 삼가하고 식생활에 특히 유의한다.

2. 장비 및 현금의 도난사고가 예상되는 바 각자 조심한다. 카메라는 항상 소지하고 고가 장비는 특별 관리한다. 촬영 테입은 기록장과 더불어 한국으로 수시로 공수한다.

3. 8월 중 사막지대인 돈황 지역 촬영이 있으므로 카메라 오작동에 대비하고 신속히 촬영하고 이동한다. 이동 중 낙오 시 그 자리에서 대기한다.

4. 장기 촬영이므로 규칙적인 생활이 요망된다. 기상시간은 7시, 식사는 8시이다. 촬영 출발은 9시이고 식사시간은 가능하면 12시에 중식, 18시에 석식, 외출 시 21시까지 귀소하고 22시에 취침한다. 코디의 안내에 절대 따라야 한다.

5. 이동은 차량 소나타 및 스타렉스 9인승 2대로 하며 촬영 기간 중 국내선 탑승도 있으므로 개인 짐은 최소화한다.

6. 장기 출장이므로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며 혹시 부상이나 불상사가 발생 시에 당사자는 무조건 귀국한다. 이번 출장의 최선은 안전 귀국이다.

당시 일정표는 중국 측에서 계획하여 내게 보내온 일정이다. 북경에서 서안, 돈황, 심양, 단동, 대련, 상해, 항주... 홍콩까지 이동하는 전무후무한 일정표인데 지나고 보니 지금 다시 가라면 힘들 일정이다. 그래도 마음은 OK이다. 그 일정의 일부를 소개해본다.

안태근 칼럼니스트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