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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거북이산악회에서 끼사랑산악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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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거북이산악회에서 끼사랑산악회까지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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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산악회의 후신인 끼사랑산악회
▲ 거북이산악회의 후신인 끼사랑산악회

EBS PD시절인 1990년부터 거북이산악회를 나갔다. 거북이산악회는 빨리 오르고 빨리 끝내기 등산 보다는 만만디의 미학을 추구하는 산악회인데 벌써 40년 전부터 활동하던 오래된 산악회이다. 이 산악회를 잊을 수 없는 건 내가 10여 년간 총무를 맡았고 또 회장을 맡아 활동했기 때문이다.

거북이 산악회는 1990년에 출범된 산악회로 그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고 변화도 많았다. 이 산악회는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1기부터 6기 선배들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었는데 박태원, 양영준, 맹만재, 권순재, 오명환, 이승구(무순) 선배 등이 열심히 참가했다. 산행은 매주 일요일에 있었고 대단한 결집력이 있었다.

초기에는 중앙대 동문들로 구성됐으나 이후 이영민 초대회장의 지기들이 참가하며 가족개념의 산악회로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였다. 이 회장은 별세 전 회장 직을 사임하여 2대 홍정도 회장으로 바뀌어 산행을 해왔다. 그리고 2000년에 3대 회장으로 임우평 회장 체제로 활동했다.

거북이산악회는 북한산만을 다닌 것이 특이하다. 서울에서는 북한산만큼 좋은 산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요일마다 평창동에서 모여 북한산을 올랐다. 구 형제봉 매표소에서 시작해 일선사까지의 산행은 1시간 반 정도면 오르는 짧은 코스이다. 한 때는 일선사 너머의 대성문을 거쳐 암자에서 식사를 하곤 했었다.

거북이산악회에서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려 10년간을 이 코스를 타며 건강과 우의를 돈독히 했었다. 주차하기 편하고 무엇보다도 산세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가 좋아 이 곳만을 줄 곳 다닌 것이다. 지금도 북한산의 이 코스를 가면 바위마다 계곡마다 사연들이 떠오른다.

이후 2005년 3월부터 중앙대 동문산악회인 산사랑산악회로 재편하여 산행을 계속해왔다. 선배는 후배를 이끌어 주고 후배는 선배를 따르자는 선후배간의 친목도모로 한참 때 회원이 30여 명을 넘었다. 회원으로 중앙대 동문들로 도신우, 최천, 최동균, 정태원, 안태근, 김혜옥, 강미향, 유영호, 안덕환, 박기영, 변우균, 이상모, 변종신, 허남성 회원 등이 참석하였다.

▲ 2008년의 설악산 원정산행
▲ 2008년의 설악산 원정산행

초대회장은 안태근이었다. 그리고 주로 선배님들이 별도로 활동하던 끼사랑산악회와 2007년 3월에 통합하여 산행을 계속하였다. 이때 회장은 오길주 회장이었으며 통합 후 조정두 전 동문회장이 회장을 겸직했다. 그리고 2008년 9월 6일 산행에서 안태근이 4대 회장으로 재추대됐다. 2009년 7월에는 5대 회장으로 유영호 동문이 취임하였고, 6대 회장은 김명구, 7대 회장은 박영호, 2021년 1월에 8대 회장으로 안태근 동문이 취임했다.

산행은 누가 권해서라기보다 자기가 필요해만이 가능한 일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등산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건강에 이상이 오고서야 건강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 때서야 부랴부랴 등산을 하고 운동을 시작하는데 회복까지는 쉽지 않은 노력과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환자들만 산에 다니는 것은 아니다. 산행이 큰 예산이 필요 없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간을 내면 가능하니 쉬운 일이다.

끼사랑산악회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서울 근교로 정기산행을 하여 2008년에는 설악산 을 원정산행하였고, 연초에는 산신제도 올리고 있다. 그것은 동문산악회이기에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뿌리가 없는 산악회의 경우에는 작은 문제만으로도 해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기 양영준 선배부터 김재웅, 김성기, 김경애, 김흥근, 김영준... 이윤용 후배까지 많은 회원들이 포진된 우리 산악회는 오랜 전통이 있는 산악회라고 자부한다. 벌써 산행을 시작한지 30여 년에 이르니 초기의 멤버들은 고령으로 참석을 못하지만 지금도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는 모여 산행을 하고 있다.

거북이산악회의 맥을 이어 끼사랑산악회까지 장구한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 산악회는 실로 자랑할만하다. 타 대학 연극영화학과도 산악회가 존재하여 코로나 시기 이전에 합동 산행을 청계산에서 가진 바 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의 역사는 63년을 헤아리는데 끼사랑산악회는 선후배 간의 기수를 뛰어넘는 우정으로 지속되어 왔다. 선배님들을 존경하고 후배들을 아껴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번창해나갈 것이라 기대해 본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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