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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파월 vs 월가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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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파월 vs 월가 힘겨루기
  • 김정훈 기자
  • 승인 2023.01.31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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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 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한국공정일보=김정훈 기자] 

◆ 파월 vs 월가 힘겨루기

연준과 월가의 힘겨루기에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이번 FOMC에서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긴축 중단은 물론 연내 금리 인하마저 점치면서 2022년에 걸쳐 수차례 단행된 공격적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여건이 작년 2월래 가장 완화적으로 바뀌었다.

파월은 주식과 채권 가격의 상승이 그가 막고자 하는 물가 압력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같은 베팅을 억눌러야만 할 확실한 동기가 있다. 이에 따라 이번주 25bp 인상으로의 속도 조절이 물가안정 목표를 향한 강한 의지의 퇴색을 의미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심지어 필요할 경우 시장을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BofA의 글로벌 경제 리서치 책임자인 Ethan Harris는 파월이 시장의 낙관론에 기름을 붓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매파적 메시지를 보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지난 12월 회의 의사록에서 연준위원들은 금융여건의 불필요한 완화가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연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총재는 1월 18일 발언에서 긴축 감속으로 금융여건이 더욱 완화될 경우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함으로써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연준 금리가 5월이나 6월이면 4.9%로 정점에 이른 뒤 12월까지 4.5% 아래로 하락하고 내년엔 추가 인하를 기대 중이다. 블랙록의 Gargi Chaudhuri는 타이트한 노동 시장을 근거로 파월이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꺾으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 ‘연준과 싸우지 말라’

모간스탠리는 최근 주식 랠리로 몰려드는 투자자들이 연준을 완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가가 오르면서 많은 투자자들은 자신이 뭔가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마이클 윌슨 등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진단했다. 최근의 가격 움직임은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계절적인 1월 효과와 작년 잔인했던 매도세에 따른 숏커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에 못미치고 있으며, 특히 이익마진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기본 규칙을 잊어버린듯 하다. 아마도 이번주가 그 진리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Wilson은 연준이 보다 비둘기파적인 기조로의 피봇을 아직 원치 않는데다 2008년 이래 최악의 어닝 침체 속에 시장이 또다시 오판하고 있어 머지 않아 이번 약세장의 마지막 장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시장이 계속 오를 경우 이번 랠리에서 매도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BofA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지난 3년간 인력 규모와 매출을 비교한 결과 이중 일부가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정리해고를 단행했지만 여전히 평균 20% 가량 몸집이 지나치게 크다고 진단했다.

◆ 옐런의 물가 진단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최근 물가 급등을 초래한 팬데믹 시대의 왜곡이 사라지고 나면 지속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장기적인 도전으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아프리카 순방 중 가진 인터뷰에서 물가와 임금이 오르는 상황에 대해 “우리는 비정상적이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1980년대와 1970년대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이번 인플레이션은 물가-임금 상승의 악순환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잘 고정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오늘날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을 포함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제로 부근의 금리 환경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은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긴장과 부채 위기의 시기로 진입함에 따라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가 보다 보편화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옐런은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 차질 등 이례적 문제가 발생해 물가가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로 돌아가는데 얼마나 걸릴지, 이후 연준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블랙스완 시한폭탄

‘블랙스완’ 저자인 Nassim Taleb의 자문을 받는 헤지펀드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는 고객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시장에서 대공황에 견줄만한 대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버사의 최고투자책임자인 Mark Spitznagel은 “1920년대말보다 더 심각한 금융 역사상 최악의 시한폭탄으로 시장 파급력도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가 입수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유니버사는 시장 상황이 가장 힘들 때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소위 테일리스크 펀드로 시장 침체기에 투자수익률이 뛰어나기 때문에 암울한 경제 전망을 내놓으려 하는 특징이 있다.

Spitznagel은 “세계가 너무 지나치게 레버리지가 높다”며, 한떄 자연스럽고 건강했던 조정이 이제는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릴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파급력이 강한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만족스럽지만 경기침체 리스크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지난 금요일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모델 분석에 따르면 올해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100%이다. 일부에선 견고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둔화를 지적하며 가벼운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 시장 자신감 과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교수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너무 무시하고 있어 금융여건 완화가 이를 다시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시장이 다소 앞서나가고 있는듯 해서 우려스럽다”며,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가격에 반영 중이다. 이는 자기부정 예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빨리 내려오고 있고 계속해서 둔화되겠지만 물가와의 전쟁이 끝났다는 지나치게 높은 확신이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졌다는 인식을 토대로 금융시장이 상당히 완화될 경우 이는 실제로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지표가 미국 경제에 대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다 상당한 시차를 두고 반응해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읽는 것이 평소 때보다 훨씬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매우 무질서한 시대에 있다. 모르는게 너무나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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