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4 22:21 (수)
[안태근의 다큐세상] 배우 강대희
상태바
[안태근의 다큐세상] 배우 강대희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2.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국의 영화인 출신 중에서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배우 강대희
▲ 한국의 영화인 출신 중에서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배우 강대희

강대희 배우는 이두용 감독의 <무장해제>와 이현진 감독의 <감방>, 단 두 편만으로도 골수팬을 만들었다. 그는 1949년생으로 제주도의 서귀포 출생으로 맹호부대로 월남전에 참전하고 합기도 사범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했다. 그는 배우가 무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이소룡처럼 무술가가 배우를 한 케이스이다. “연기를 내가 할 줄 아나...”라고 하지만 그는 강렬한 눈빛만으로도 연기가 가능하다.

그는 이두용 감독의 오디션에서 선발되어 <무장해제>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된다. 일본제국 헌병대장을 상대로 기싸움을 펼치며 한국의 태권도를 보여준 그는 단 두 편의 영화만으로도 한국액션영화사에 영원히 기억될 배우다. 무술인으로 온갖 시련을 겪고 인내하며 살아온 그다운 결실이 아닐 수 없다. 촬영 중에 상대역 배우에게 진짜 도끼로 어깨를 찍혀 열일곱 바늘이나 꿰매가며 영화를 찍었다.

그렇게 열심히 찍었으니 액션영화 팬들이 꼽는 최고의 명편이 나왔다. <무장해제>는 1975년 6월 5일 명보극장에서 개봉되었다. 강 배우는 이 영화를 찍고 <이소룡 일대기>의 출연 오디션을 받으러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세계적인 스타의 꿈을 안고 제2의 이소룡을 꿈꾸었지만 그 영화는 제작 불발되었다.

그것은 동시녹음 촬영으로 인한 언어 문제였는데 몇 개월 만에 언어를 마스터할 수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제작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귀국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스페인의 호세 프로덕션에서 제작하는 형사영화 <이어 오브 드래곤(Year of Dragon)>에 출연하게 된다. 호세가 감독을 맡고 한국인 감독 박우상이 악역을 맡은 이 영화도 저예산으로 완성되지는 못했다. 결국 합동영화사 곽정환 사장이 인수하려했으나 그것도 잘 되지 않았다.

1975년 당시의 일간스포츠의 미국 초청 기사
▲ 1975년 당시의 일간스포츠의 미국 초청 기사

그후 홍콩으로 가서 쇼브라더스의 카메라 테스트도 받고 계약을 하려던 그를 말린 것은 먼저 진출해 있던 남석훈 배우다. 한국인은 이곳에서 클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그는 영화의 꿈을 접고 미국 뉴욕으로 와서 한갑진 사장의 부탁으로 윤여정 배우와 출연한 영화가 홍의봉 감독의 <코메리칸의 낮과 밤>이다. 그리고 백인동네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십 년 세월을 지냈다.

그가 성공한 실업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2010년 3월에 신규 사업과 관련하여 모처럼 귀국한 그와 무려 35년만의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에 그가 운영하는 뉴욕의 식당 ‘포호아32’에서 다시 만났다. 그의 식당은 직영점만 7개이고 감나무집이라는 한식당과 스쿨존이라는 식당까지 모두 열 곳을 직영하고 있었다. 미국에 온지 35년, 영화배우로서의 삶을 마치고 태권도장을 운영 후 요식업을 시작해 지금의 사업체를 일구었다. 그야말로 맨손으로 일군 성공담으로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자수성가의 표본이다.

그의 뉴저지 저택에서 자고 난 아침 그의 집을 둘러보니 집 전경을 한 번에 찍을 수가 없을 정도로 넓은 대저택이었다. 성공비결이 궁금하여 물어보니 “한 곳을 운영하나 열 곳을 운영하나 힘든 것 마찬가지”라는 대답이다. 그가 이곳에 자리 잡기까지의 이야기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다. 그러나 운동하듯 열심히 살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다.

올해 그가 귀국하여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뉴욕생활 48년째인데 역시나 사업으로 분주한 그이다.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하나를 해놓으면 열 개, 스무 개를 해도 힘들지 않다.”고 유쾌하게 그의 비즈니스론을 들려주었다. 그러나 “내 그릇에 맞게 살자”를 강조한다. 욕심이 파멸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인 '무장해제'에서 최정민 배우와 함께한 강대희
▲ 그의 대표작인 '무장해제'에서 최정민 배우(오른쪽)와 함께한 강대희

이제는 내 몸에 투자할 때라며 모델학교도 다니고 피트니스 체육관에서 몸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지금도 벗으면 보기 좋은 몸이고 외모를 가꾸어 뉴욕에서 모델 활동을 꿈꾸고 있다. 늦었지만 취미생활로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그는 역시나 멋진 사나이다. 나의 신간인 『명쾌한 영화연기』 책을 보며 무척이나 반가워하며 나에게 직강을 듣고자 한다.

2019년에 중식당 동천홍 외에 설렁탕 전문점 감나무골, 월남국수 전문점 포32, 짬뽕·짜장 전문점 짜브라더스, 뽕시스터스 등 뉴욕·뉴저지에서 11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가 지금은 알짜배기만 두고 정리하였고 현재 7군데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그의 딸이 뉴욕에서 운영하는 불란서 식당 주막반점(joomakbanjum)이 미슐랭 1스타 맛집으로 선정됐다.

현재 그의 관심사는 사업보다는 개인의 행복 추구다. 주연배우를 지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기수업도 하며 단역이라도 출연하고 트레이닝을 거쳐 모델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에 3시간을 운동에 투자하는데 그렇게 인생의 참의미를 만끽 중이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