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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의 경제칼럼] 한국 국제금융 중심 국가로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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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의 경제칼럼] 한국 국제금융 중심 국가로 육성하자
  • 김대종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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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을 국제금융도시로 육성해야 한다. 한국은 제조업 수출액 기준으로 세계 5위 강국이다. 2022년 GDP 기준으로 세계 9위로 성장했다. 그러나 국제금융에서 원화가 결제되는 비중은 0.1% 미만으로 세계 30위권이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지만 국제금융에서 순위가 9위로 성장했다. 싱가포르는 금융과 주식 관련 세금이 없고 법인세가 17%다. 상장된 기업의 35%가 모두 해외기업이다. 홍콩에서 철수하는 국제금융기업을 75% 이상 싱가포르가 유치했다.

정부는 싱가포르처럼 주식 관련 세금을 모두 없애고, 17%로 법인세를 낮춰 동북아시아 금융중심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증시 비중은 세계증시의 1.5%이다. 미국 60%, 일본 5% 중국 4%에 비하면 낮다. 한국은 주식 관련 배당세, 소득세, 양도세, 그리고 거래세 0.25% 등 세금만 있다. 상장기업 2500개 중 외국기업은 1%도 안 된다. 실제로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한국 순위는 2015년 6위에서 2016년 14위, 2017년 27위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30위권 밖이다.

정부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 등으로 경쟁력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에 기업 본사 90%가 몰려 있다. 금융업은 싱가포르와 뉴욕처럼 한 도시에 금융기관이 모여 있어야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부산을 선박금융 육성지로 정하는 것도 대안이다. 룩셈부르크가 선박금융 중심이다. 한국이 선박제조 중심이라면 룩셈부르크는 금융으로 더 많은 돈을 번다.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룩셈부르크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26% 법인세도 문제다.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세금 감면이 필수다. 문재인 정부 때 법인세가 22%에서 25%로 올랐다. 지방세 포함하면 27%로 ‘거꾸로 정책’이었다. 2023년 국회가 법인세를 26%로 인하했지만 싱가포르 17%에 비하면 높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동북아 금융 허브’ 프로젝트는 2023년 1월 기준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는 법인세 27% 인상, 증권거래소, 캠코, 증권예탁원 등 금융 공기업 지방 이전 등의 정책으로 한국 국제금융 경쟁력이 후퇴했다.

노무현 정부의 최초 전략은 ‘해외 주요 글로벌 금융 기업의 유치’가 핵심이었다. 구체적으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골드만삭스와 같은 상업은행·투자은행 아시아 지역본부 유치, 세계 50대 자산운용사 아시아 주요 거점 유치 등의 목표가 수립됐지만 지난 20년간 유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2017년 미국 골드만삭스, 2018년 스위스 UBS, 2019년 호주 매쿼리 등이 우리나라를 떠났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미국 시티은행이 국내 소비자 금융 사업에서 철수했다. 물론 미국 시티은행의 소비자 금융 철수가 원인이다.

모든 정권에서 국가 균형 발전을 명목으로 증권거래소나 예탁원, 캠코 등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면서 경쟁력이 추락했다. 부산 외에도 자산규모 1000조원인 국민연금은 전주로, 사학연금은 나주로 이전하면서 주요 금융기관이 분산됐다.

외국인이 한국 금융담당자를 만나려면 전국을 돌아야 한다. 한국 금융경쟁력이 낮아진 이유다. 모든 정권이 국가이익보다는 공기업 이전으로 인한 지역표심만 생각한 정책 결과다.

일반 공기업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옮기는 것도 좋다. 그러나 금융공기업은 집중화가 필요하다.

경제학의 목표는 공정성과 효율성이다. 정치인의 목표는 정권연장과 당선이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을 국민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것처럼 금융공기업은 집중화가 필요하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 70%가 연금개혁에 반대하지만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인기가 없어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은 꼭 이행해야 한다. 연금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교육혁신은 정부가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행해야 한다.

한국이 아시아 국제금융 중심도시가 되려면 싱가포르 수준 이상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업 법인세 17%, 주식 관련 세금 모두 면제 등 싱가포르와 미국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국이 금융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

▲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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