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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ESG 시대] 금융의 힘으로 만드는 ESG경제 생태계 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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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ESG 시대] 금융의 힘으로 만드는 ESG경제 생태계 툴
  • 박희정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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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 인수합병(M&A) 거래액과 건수는 역대 최고치였다. 거래액만 약 6000조원으로 그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 M&A 전성기였다. 돈의 전쟁이다.

국내 M&A 시장 역시 90조원으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업 간 M&A는 1113건(349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 결합이 285조원으로 전년 대비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친환경 기업 결합과 사모투자회사(PEF) 설립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 또한 특징이다.

우리 경제 파이를 크게 하는 데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국내 대기업 투자가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글로벌하게는 프라이빗에쿼티(PE)들이 넘쳐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영권을 확보해 좋은 기업을 사들이고 더 많은 수익률을 내면서 더 많은 돈이 사모펀드에 몰리게 된 배경이 크다.

살아 숨 쉬는 생명체 같은 좋은 기업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열에 여덟은 망하는 스타트업, 20~30년 한평생을 바쳐 운영해도 허탕인 경우가 많다. 액셀러레 이터·벤처캐피털(VC) 단계에서 협업해 잘 키우는 환경도 중요한데 여기에 M&A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1985~2020년 투자 자산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사모펀드는 13.8%, 채권은 10%, 헤지펀드는 8.9%, 부동산은 8%, 현금은 3.2%다.

돈의 힘은 막강하다. 개인이 먹고사는 문제에서부터 시작해 자유와 다양한 선택을 누릴 따뜻한 공동체 안위와 이익 달성에 영향을 준다. 사회·국가적으로는 전쟁을 방지할 정도의 고삐, 즉 법과 질서 역할도 한다.

금융권에서 시작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탄생 배경은 이런 것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대기업에서 ESG에 대한 관심이 컸다면 올해는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넘쳐 나는 PE가 ESG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의 힘으로 ESG 경제의 기본 환경을 만드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ESG 경제 생태계에서 금융은 국회(입법부)와 정부가 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역할도 한다.

세계 3대 연기금은 삼성전자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캠페인) 참여를 압박했다. 삼성은 환경(E) 영역에서 직간접인 탄소 배출량은 물론 협력사 등 모든 탄소 배출을 책임지는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구체적 논의 단계에 있다. 사회가치(S) 영역인 사회공헌사업 역시 전면적으로 개편해 선택과 집중의 사회가치 실현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ESG 경제에서 이런 삼성의 모습은 많은 기업의 참여를 견인할 것이다. 법이 하나 바뀌면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있다. 많은 민원인이 각자 억울한 사연과 함께 국회를 찾는다. 최후의 보루인 사법기관마저 해결할 수 없던 사건을 입법기관이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서다.

그러나 입법기관도 절대 할 수 없는 불가능한 민원도 있다. 한 지역에서 초대형 물류센터가 건축 허가를 받자 지역 주민들은 교통체증·소음·미세먼지·안전사고 같은 주거 환경권 침해를 주장하며 결사반대를 했다. 하지만 착공 신고가 수리돼 건물을 건설 중이라면 정부나 감사원이 큰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

입법기관인 국회도 어쩔 도리가 없다. 지역 주민의 원고 적격 문제가 가장 크다. 설령 원고 적격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건축 허가가 위법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어려워 다른 형태의 집단소송도 힘들어 보인다. 환경 전문 변호사가 호소한 사안인데, ESG 경제 생태계 접근법을 활용해 보라고 조언해 준 적이 있다. 사법·입법기관마저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PE를 포함한 금융기관이 사업 모든 단계에서 이제는 ESG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가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유동성이 넘쳐나는 액셀러레이터·VC·PE가 만들어갈 ESG 경제 생태계 툴을 기대해 본다.

▲ 박희정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세계ESG금융센터 대표
▲ 박희정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세계ESG금융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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