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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무너져...2008년래 최대 은행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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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무너져...2008년래 최대 은행실패
  • 김정훈 기자
  • 승인 2023.03.13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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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금융시장
▲ 국제금융시장

[한국공정일보=김정훈 기자] 

◆ 2008년래 최대 은행실패

스타트업을 상대로 하는 캘리포니아 지역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결국 무너져 2008년래 미국 최대의 은행 실패를 기록했다. 모회사 SVB파이낸셜그룹의 주식은 거래가 일시 중지되고 채권 스프레드는 한때 1000bp를 넘어섰다.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국은 현지시간 금요일 성명서에서 유동성 부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한다며,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FDIC와 연준은 SVB 사태가 번지지 않도록 은행 예금 보호를 위한 백스톱 펀드 조성을 검토 중이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일요일 CBS 인터뷰에서 미국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고 자본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면서, 당국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투자자 구제보다 예금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CNBC는 대규모 인출 사태에 직면한 SVB파이낸셜그룹이 자본 확충 시도에 난항을 겪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으며, 대형 금융기관들이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일 60% 급락했던 SVB파이낸셜 주식은 금요일 오전 63% 폭락한 뒤 거래가 중단됨. 일주일 사이에 가상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가 청산을 선언하고 SVB마저 쓰러지자 월가는 더 큰 위기의 예고편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모습이다. KBW 은행지수는 전일 7.7% 급락에 이어 금요일 장중 한때 7% 가까이 밀렸다. Whalen Global Advisors의 Christopher Whalen는 “SVB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대형 은행들은 걱정이 없지만 많은 소형 은행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3월 50bp 인상 의심

채권 트레이더들이 연준 긴축 경로에 대한 베팅을 급하게 재조정하고 있다. 지난 수요일만해도 이번달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이 유력해 보였으나 가파른 금리 상승 충격에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첫 희생타가 되자 스왑시장은 25bp로 기울었다. 또한 연준의 최종 금리에 대한 전망을 9월 5.7%에서 7월 5.4%로 낮췄고, 심지어 연말 기준금리를 5.1%로 가격에 반영해 25bp 이상 인하를 내다보기 시작했다.

Mischler Financial Group의 Tony Farren은 “뭔가 분명히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 관료들이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렸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금요일 FT 인터뷰에서 지난번에 25bp를 올렸다고 해서 매번 회의마다 그 속도로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며, 자신은 금리 인상에 있어 어떤 결과에도 마음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파월 연준의장이 필요시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 3월 50bp 인상 가능성을 열자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5.08%까지 치솟아 200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목요일 SVB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이틀 연속 20bp 이상 빠졌다. RBC BlueBay Asset Management의 Mark Dowding은 “경착륙 두려움이 다시 금리 기대에 스며들기 시작하는 듯 보인다”며, “은행의 스트레스는 통화정책이 비록 시차가 있더라도 금융 여건을 타이트하게 만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SVB가 리먼 파산 위기와는 다르다며, 시스템 전이 위험이 제한적이라 3월 연준의 50bp 인상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미국 2월 고용보고서

미국의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31만1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22만5000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벌써 11개월 연속 시장 예상을 상회한 서프라이즈로 블룸버그 집계 자료가 시작된 1998년 이래 최장기를 기록했다. 1월 수치는 50만4000명으로 다소 하향 조정됐다.

경제활동참가율이 62.5%로 개선됨에 따라 실업률은 3.6%로 뜻밖에 상승했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비 0.2% 오르는데 그쳐 1년래 최저 속도로 둔화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고용보고서에서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세 둔화 등 일부 약세 신호가 나왔지만 고용 자체가 워낙 강하고 2월 소비자물가(CPI) 지표마저 높게 나올 경우 3월 21일-22일 FOMC에서 50bp 인상이 굳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최근 주간 신규 실업수당 급증 등 일부 고용시장 균열 조짐과 SVB파이낸셜 사태에 따른 금융권 불안 등을 주목하며 연준위원들이 25bp 인상 쪽으로 기울 것이라 판단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어 미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금요일 말했다.

◆ 대중 수출 규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 발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애쓰고 있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중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정부는 국내 기업들에게 이같은 계획을 설명했으며 이르면 다음달 새로운 규제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출을 위한 특별 라이선스가 필요한 장비의 수를 최대 두 배로 늘릴 수도 있어 이미 10월부터 시행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에 추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또한 주요 반도체장비 제조국인 네덜란드 및 일본의 정부와 협력할 계획이며, 다른 나라가 보다 약한 가이드라인을 채택한다 하더라도 미국측 규제안은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 이강 PBOC 총재 깜짝 유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 체제를 굳히며 미국과의 갈등 고조 속에 금융 규제 개혁에 나선 가운데 교체가 예상됐던 이강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가 유임됐다. 이와 함께 류쿤 재정부장과 왕원타오 상무부장도 유임됐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목표치 5.5%에 크게 못 미친 3%에 그치자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정도로 제시하고 일부 기존 경제팀을 그대로 두어 경제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한편 시진핑 측근인 허리펑이 부총리에 임명되어 그동안 경제사령탑 역할을 했던 류허의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뱅가드그룹의 Qian Wang은 “핵심 기술관료의 잔류는 시장을 안심시키고 정책 이행에 있어 실수할 확률을 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MacroPolo의 Houze Song은 이강 총재 유임 결정은 “금융안정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위드코로나’ 전환에도 여전히 불확실한 경기 회복과 부동산 시장 침체, 높은 지방정부 부채 등을 지적했다. 이어 “이강 총재가 금융 리스크를 다뤄본 경험이 있고 국제적으로 많이 알려진 인물이라 장애물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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