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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미국 위기가 기회될까...은행가 불안 이어 아마존 또 대량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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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미국 위기가 기회될까...은행가 불안 이어 아마존 또 대량해고
  • 김정훈 기자
  • 승인 2023.03.21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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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 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한국공정일보=김정훈 기자] 

◆ 또 다른 불씨 AT1

크레디트스위스(CS) 구제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AT1) 채권 상각이 결정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유럽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유럽 단일정리위원회(SRB), 유럽은행관리국(EBA), 유럽중앙은행(ECB) 은행감독기구는 현지시간 월요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유럽의 은행권은 회복탄력적이며 자본과 유동성이 견조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보통주 상품이 제일 먼저 손실을 모두 흡수한 다음 AT1을 상각해야 한다며, 이 원칙이 과거 사례에도 일관되게 적용됐다고 밝혔다.

다른 많은 유럽은행들이 발행한 AT1 채권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경우 CS처럼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투매가 나타나 UBS와 도이치은행의 AT1은 액면가 1달러 당 10센트 이상 하락했다. AT1 채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은행들의 주요 자본조달 수단이 된다.

코코본드라고도 불리는 AT1은 은행 자본 비율이 기준치를 하회할 경우 투자자 동의 없이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해 은행의 자본을 늘리도록 함으로써 채권 보유자들에게 그 손실을 부담하도록 설계됨. 이번 CS의 AT1 채권 상각은 160억 스위스프랑(172억 달러) 규모로 2750억 달러의 유럽 AT1 시장 역사상 역대 최대 수준이다.

CS의 코코본드를 보유한 Aquila Asset Management의 Patrik Kauffmann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AT1이 주식에 우선하기 때문에 주식투자들이 아무것도 받지 못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와 금융시스템 위협을 차단해야 하는 책임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가안정은 금융안정과 함께 간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는 없다”고 월요일 유럽의회에서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안정에 관한 한 우리는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갖고 있으며, 필요시 이들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퍼스트리퍼블릭 한때 50% 급락...美 은행 험로 여전

미국 지역은행들이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2008년 금융위기를 상기시키자 워렌 버핏과 제이미 다이먼 등 월가 큰 손들마저 위기 해결에 개입하는 모습이다.

지난 한주 동안 72% 대폭락을 기록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현지시간 월요일 장중 한때 50% 가까이 추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월가로부터 300억 달러를 지원받았지만 신용평가사 S&P는 일요일 신용등급을 또다시 강등했다.

컬럼비아 대학의 Todd Baker는 “현재 최대의 미결 문제는 퍼스트리퍼블릭”이라며, 민간 자본 투입이나 M&A 딜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스위스 당국의 중재로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의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 불안의 확산을 차단한듯 보이지만, 문제가 된 미국 지역은행들의 운명은 아직 미지수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몰락 이후 지역은행들에서 예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 전체를 사겠다는 적합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자 SVB를 적어도 두 부문으로 쪼개어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국이 원하는 신속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시그니처 뱅크의 경우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자회사가 인수함. 알리안츠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앞으로 꽤 험한 길이 예상된다”며, “사람들은 합리적이진 않지만 완전히 이해가능한 행동을 하고 있다. 바로 예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다이내믹은 하루 아침에 끝나지 않는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손실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진단했다.

뱅크런을 막기 위한 해법으로 중소은행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연방정부의 전액 예금보호 조치를 연장하거나 아예 예금보호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여야가 팽팽히 맞선 미의회를 통과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Brookings Institution의 Aaron Klein은 “어느 누구도 시스템적인 규제를 원치 않지만 구제금융의 시점이 되면 모두가 시스템적인 대처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기시 그 경계가 시험대에 올랐을 때 법의 한계가 어디 쯤일지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 UBS 불안 진정?

투자자들이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와 관련해 득실을 따져보고 있는 가운데 UBS 그룹의 주가가 장초 16% 가까이 급락했다가 반등해 최대 6.9% 올랐다.

스위스 정부는 CS 신뢰 위기를 종식시키고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시스템으로의 전이를 막기 위해 UBS의 신속한 CS 인수를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UBS는 광범위한 유동성 지원 및 정부 보증을 조건으로 30억 스위스 프랑에 CS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CS 인수로 랄프 해머스 UBS 최고경영자(CEO)의 계획 역시 복잡해졌다. 투자자들에게 UBS는 부유층 고객에 집중한 안전하고 수익성을 유지하는 경영 전략을 약속했지만 이제는 자사주매입이 우선 멈춰선 데다가 CS와의 합병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CS를 매우 싼 가격에 사들인 덕분에 CS의 자산과 고객층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Keefe, Bruyette & Woods는 “UBS가 전통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퀄리티, 안정적 프랜차이즈로 운영되어 왔는데 이번 CS 인수로 이같은 강점이 상당 부분 의심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매년 40억-80억 달러 가량 이익을 냈던 UBS는 이제 수년에 걸쳐 CS 투자은행 부문 축소와 얼마가 될지도 모를 인력 감원 등 구조조정에 집중해야 한다.

◆ 연준 대차대조표

이번주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할지 온통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연준이 8.6조 달러의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할지도 관건이다. 자금 조달 압력이 높아지고 은행권의 혼란마저 겹치면서 연준이 당초 일정대로 막대한 규모의 보유 채권을 계속 줄여나갈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과 더불어 양적긴축(QT)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지역은행발 금융 불안이 불거지자 이달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라는 긴급 대출 조치를 통해 은행권에 유동성을 강화했고, 주말에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공조해 글롭벌 달러 유동성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시장의 견해는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금융 불안 우려에 연준이 QT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쪽에선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춘다 하더라도 물가안정이란 막중한 책무를 감안할 때 이번주 양적긴축 기조 변경을 시사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만 은행권 자금 경색이 더욱 극심해질 경우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Subadra Rajappa는 미국 은행들에 대한 연준의 백스톱(안전장치) 조치는 분명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를 의미한다며, 연준 유동성 기구의 이용이 소규모로 제한적일 경우 QT를 이어가겠지만 만일 대규모가 될 경우 연준은 지준 부족 우려에 QT를 멈출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은총재는 QT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연준의 은행권 신뢰 강화를 위한 조치와 QT는 “전혀 별개의 다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 아마존 또 대량해고

아마존닷컴이 작년 11월부터 약 1만8000명에 달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데 이어 9000명의 직원을 추가로 내보냈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간 월요일 내부적으로 추가 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몇주 간 Amazon Web Services, 인사(HR), 광고, Twitch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 등을 중심으로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 메모에서 경제와 가까운 미래가 불확실해 비용과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로 결정했다며,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장기적인 고객 경험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닷컴은 팬데믹 기간 중 채용을 공격적으로 늘린 여파에 인력이 남아돌자 기업부문 직원을 주로 정리하고 있다. 직원수는 작년 12월말 기준 154만명이며, 대다수가 시간제로 물류창고에서 포장과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작년 11월대량 해고를 발표하기 전 기업 부문의 직원수는 대략 35만명이었다. 지난주엔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가 직원 약 1만 명을 추가로 내보내고 공석인 5000개의 일자리를 채우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메타는 이미 작년 11월에 전체 인력의 13%인 1만1000명을 해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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