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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美의 중·소형은행 보호와 유럽의 AT1 채권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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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美의 중·소형은행 보호와 유럽의 AT1 채권 불안
  • 김정훈 기자
  • 승인 2023.03.2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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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 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한국공정일보=김정훈 기자] 

◆ 매파적 연준 경계

이번주 연준의 정책 결정을 앞두고 일부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채를 매도하고 있다. 연준위원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며 추가 긴축을 대비하라는 경고를 보낼 것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다.

Pendal Group은 미국채 5년물과 10년물의 보유를 줄였고 Abrdn은 미국채 강세 베팅을 낮추고 대신 한국 등 신흥시장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슈로더는 미국채 2년물 투자를 축소했고, Maybank Asset Management는 채권시장 변동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고 수준으로 튀어오르자 현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Pendal의 채권전략 책임자인 Amy Xie Patrick는 FOMC에 앞서 포트폴리오를 “가볍게 했다”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진행중인 싸움이란 사실을 잊은 듯 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장이 올해 3차례 연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진단했다.

트레이더들은 미국 은행 3곳이 무너지고 크레디트스위스가 신뢰 위기에 처하자 연준 금리의 예상 경로를 재조정했다. 그러나 시장이 7월까지 한차례 25bp 금리 인하를 내다보고 연내 두 번 더 25bp 인하가 나올 가능성을 베팅하면서 투자자들이 매파적 연준에 허를 찔릴 위험도 있다.

슈로더의 Kellie Wood는 최근 채권 랠리가 지나친 면이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경제에 뿌리박혀 있다. 중앙은행들은 무언가 정말로 무너질 때까지 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JPMorgan Private Bank는 경기 하강시 채권이 여전히 우월한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채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AXA Investment Managers는 위험 선호 후퇴와 대출 기준 강화 전망을 감안할 떄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향 조정될 수 있다며, “시장이 금리 리프라이싱 과정에서 신용 리스크 리프라이싱 과정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 같다. 중앙은행들이 최종금리에 도달했거나 거의 다가섰다”고 진단했다.

◆ 美, 중·소형은행 보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소형 은행들이 위협받을 경우 최근 취했던 과감한 조치를 다시 실시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 애썼다. 그는 “보다 광범위한 미국 은행 시스템 보호를 위해 개입이 필요했다. 만일 규모가 작은 금융기관들에서 뱅크런이 발생해 전이 위험이 나타날 경우 비슷한 조치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미은행연합회 컨퍼런스 연설에서 말했다. 그는 연준의 유동성 대출 프로그램이 의도한대로 작동해 은행권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역은행으로부터의 총 예금 인출이 안정화됐다”고 진단했다. 또한 “우리는 지금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재의 규제 및 감동 체계를 재검토하고 오늘날 은행들이 직면한 리스크에 적절한지 판단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미국 규제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실패하자 두 곳에 예치된 모든 예금을 보장했고, 연준은 예금 인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 새로운 백스톱(안전장치)을 도입했다. 긴급 조치에 중소형 은행들이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는 듯 보였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재무부 당국자들은 연방정부가 공식적인 의회 동의 없이도 대부분의 계좌에 대해 현재 보장 한도인 25만 달러를 넘는 금액을 일시적으로 보장하도록 할 수 있는 비상 권한이 있는 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한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최근 구제책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월가은행들이 십시일반으로 지원한 300억 달러의 예치금 중 일부 또는 전액을 자본 확충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지원책을 주도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장중 한때 60% 가까이 급등했다. 스웨덴 최대 연기금 Alecta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식을 7억 달러 이상 손해를 보고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 AT1 채권 불안

크레디트스위스(CS) 구제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AT1) 채권 상각이 결정됨에 따라 그 파장이 유럽 은행들에게 미치고 있다. 유럽의 AT1 채권 지수의 수익률은 현지시간 월요일 평균 15.4%로 급등했다. 이후 소폭 후퇴했지만 2월 초만해도 7.8%였던 사실을 감안할때 유럽 은행들의 자본 조달 부담이 크게 높아진 모습이다. 발행 당시 4.625%였던 도이치은행의 채권 금리는 화요일 약 15%를 기록했고, BNP파리바와 ING Groep이 발행한 AT1 금리 역시 두자릿수에 진입했다.

TwentyFour Asset Management의 펀드매니저 Gordon Shannon은 “금융여건이 크게 타이트해진 셈”이라며, “은행 자본 조달 비용이 이제 훨씬 비싸져 은행 대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마치 하루만에 수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된 것과 같은 상황으로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은행들의 주요 자본조달 수단으로 부상한 AT1 채권은 이제 은행들에게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 170억 달러의 CS 상각 AT1을 제외하더라도 유럽내 AT1 채권 발행잔액은 2580억 달러가 넘음.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이 중 200억 달러 이상이 올해 조기상환권(콜옵션) 기일이 도래한다. 사실상 만기인 콜옵션 기한이 다가오면 은행들은 더 높은 금리에 AT1 채권을 신규 발행하거나 또다른 자본 조달 채널을 찾아야 한다.

골드만삭스는 한가지 옵션으로 AT1 펀딩 비용이 급등할 경우 AT1 자본을 CET1(보통주자본비율) 자본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유럽 규제당국은 은행들이 후순위채권 발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JP모간은 유럽 은행들이 대부분 최근 AT1 발행에서 8-10% 쿠폰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크레딧 투자자들이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은 은행들에게 CS 관련 간접 익스포저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CS를 인수하기로 한 UBS그룹 주가는 이틀 연속 올라 화요일 12% 넘게 급등했다. UBS는 CS의 투자은행 부문을 분사하는 대신 최고의 딜메이커들을 데려와 UBS 투자은행을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스위스 정부는 일부 CS 직원 보너스 지급을 임시 정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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