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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특허 갑질’ 퀄컴에 공정위 과징금 1조 원대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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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특허 갑질’ 퀄컴에 공정위 과징금 1조 원대 확정
  • 박보근 기자
  • 승인 2023.04.13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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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과징금 역대 최대 액수
▲ 2019년 2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에서 발언 중인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 사장.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코리아
▲ 2019년 2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에서 발언 중인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 사장.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코리아

[한국공정일보=박보근 기자] 대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 최대의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에 대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휴대전화 제조사 등에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부과한 1조 원대 과징금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3일 퀄컴 인코포레이티드와 퀄컴 테크놀로지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CDMA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의 상고를 기각하고 공정위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미국에 있는 퀄컴의 본사 퀄컴 인코포레이티드는 특허권 사업을, 나머지 2개 사는 이동통신용 모뎀 칩세트 사업을 하고 있다.

퀄컴은 휴대전화 생산에 필수적인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SEP)를 보유하고 있는데, 특허 이용을 원하는 사업자에게 SEP를 차별 없이 제공하겠다는 ‘프랜드(FRAND) 확약’을 하고 SEP 보유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공정위는 퀄컴이 지난 2009년부터 7년간 경쟁 칩세트 제조사에 특허 사용권을 주지 않고, 칩세트 공급을 볼모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라이선스 계약을 강제했다고 봤다. 즉, 퀄컴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12월 이들 3개 회사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1조 311억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 처분이었다.

공정위는 당시 퀄컴이 모뎀 칩세트 공급과 특허권을 연계해 기업들에 이른바 ‘갑질’을 하고, 특허권을 독식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퀄컴이 삼성·인텔 등 칩세트사가 계약 체결을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거나 판매처를 제한하는 등 실질적인 특허권 사용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또 퀄컴이 칩세트를 공급받는 휴대전화 제조사들에도 특허권 계약을 함께 맺도록 강제한 뒤, 이렇게 강화한 칩세트 시장 지배력으로 휴대전화 제조사와의 특허권 계약도 일방적인 조건으로 체결했다고 결론 내렸다.

공정위의 처분에 반발한 퀄컴은 이듬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2019년 서울고법은 공정위 시정명령 10건 중 8건이 적법하고 과징금도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칩세트사에 타당성 없는 조건을 제시하고,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거래상 우위를 남용해 휴대전화 제조사에 불이익한 거래를 강제하고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 점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휴대전화 제조사에 끼워팔기식 계약을 요구하거나 실시료 등을 받은 부분은 불이익한 거래를 강제하거나 경쟁을 제한한 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퀄컴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처분을 그대로 확정했다.

또 휴대전화 제조사에 라이선스와 관계없이 모뎀칩을 제공하고, 모뎀칩 제조사와 라이선스를 체결하도록 하는 등의 시정명령도 내렸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타당성 없는 조건 제시와 불이익 강제 행위 등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어렵게 하는 행위로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을 재확인·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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