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용 평론가는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을 맡았고 세계영화평론가협회 한국지부 회장을 맡았다. 나와는 학과는 다르지만 중앙대 동기생으로 같은 시대를 살아왔기에 느끼는 바도 같고 따라서 극장에서 보아온 영화도 같다. 동시대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나보다 영화를 더 많이 보았을 수도 있다. 그가 2008년 '영화평론'지에 쓴 글을 보니 나처럼 어린 시절부터 두루 영화를 섭렵하였다. 나 역시도 이웃집 누나 따라 동네극장엘 다녔는데 그도 이모 따라 극장출입을 했다.
그는 고향 예천에서 서울로 유학해 한양공고 자동차과에 입학하였는데 당시 자동차과는 청소년들의 관심의 대상일 수도 있다. 기계과도 있고 토목과도 있는데 자동차과를 선택한 것을 보면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이었을 것이다.
그는 재수 끝에 중앙대 사범대학 독어교육학과에 입학하였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그 학과가 없어졌다. 그는 전공만 독어이지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그래서 유현목 감독의 사무실 출입을 하며 이만희 감독, 하길종 감독도 만났다. 심지어 김호선 감독의 조감독도 거쳤다는데 그 영화가 원미경 주연의 <밤의 찬가>이다. 그가 나의 영화계 선배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나는 프랑스문화원을 다니며 영화를 보았는데 그는 독일문화원을 부지런히 드나들더니 동서영화연구회 활동도 한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영화청년의 길을 걸었다. 단지 그가 만든 영화를 본 적은 없다. 그렇게 영화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 졸업 전에는 테렌스 영 감독이 한국에서 만든 <오, 인천!>에서 통역 겸 소품 담당으로도 일했다. 학교 졸업 후에는 군산에서 독어교사로 교편생활을 시작하여 서울 신일고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퇴임하였다. 그 사이에도 각 대학에서 영화 강의를 계속하였다. 그는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영화전공을 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다녔다.
그는 나의 영화 세미나에도 적극 참여하여 발제를 해주었다. 2011년 7월 30일 제 제9회 이소룡 세미나에서 “영화 <정무문>에 나타난 이소룡의 무술 철학”이라는 전문가 아니면 어려운 발제를 해주었다. 또한 2016년 6월의 한국영화100년사 제39회 세미나에서는 <밤의 찬가>의 여주인공 원미경 배우의 발제를 맡았다.
그는 발 넓기로 대한민국에서 소문난 사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술평론가로도 활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거꾸로 너무도 발이 넓고 전공이 다양한지라 예술평론을 하는지도 모른다. 다양한 경험과 오랜 글쓰기, 그리고 그가 본 영화들은 그의 힘이다.
그가 해마다 한 해를 빛낸 예술인들을 선정하여 시상식을 해오고 있다.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예술가상은 자체 내에서 자금을 조달해 개최된 순수민간 행사로 40여 년을 이어온 뚝심 있는 시상식이다. 1981년부터 시작된 이 상은 영화, 연극, 무용(한국, 현대, 발레), 문학 등 한 해 왕성한 활동을 한 예술가 전 부문에 걸쳐 시상이 있었다.
예술 전부문도 그러하지만 한 부문에서도 네 분야로 나뉘어 시상하니 단일 행사로 그 규모가 한국 최대이다. 그 분야는 '공로예술가', '올해 최우수예술가상', '심사위원 선정 특별예술가', '올해의 주목할 예술가' 부문으로 선정해 시상했다. 2013년에는 특히 청년예술가를 선정하여 첫 시상하였다. 2022년에 제 42회 시상식을 개최하였는데 이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는 장석용 회장은 자랑스러운 예술평론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