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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영화 벗 철무정 김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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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영화 벗 철무정 김병학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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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3월에 있었던 제40회 이소룡세미나에서 김병학 씨
▲ 2014년 3월에 있었던 제40회 이소룡세미나에서 김병학 씨

<철수무정>(1969)이라는 홍콩 쇼브라더스 제작, 장철 감독의 무협영화가 있다. 나열이 출연하고 강대위가 조연인 중국의 고전 포도대장 이야기다. 주인공은 범인을 잡기위해 수사요원들과 함께 범인 색출에 나서는데 다 죽고 혼자 부상당한 채 범인의 집에 머물게 된다. 범인의 딸은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다. 그것도 <스잔나>(1967)의 어여쁜 이청이 배역을 맡았다.

범인과 포도대장의 대결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인데 어여쁜 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숨죽인 대결이 벌어진다. 그러니 관객이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장철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공들인 연출이 빛나는 역작이다.

설명이 장황해졌지만 이 고전 무협의 개봉은 1971년 경 스카라 극장에서였다. 관객이 적어 고요하기도 했지만 극장을 찾아온 몇 사람의 관객들은 숨죽여 보았던 영화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 배역이름이 바로 ‘철무정’이다. 이런 고고한 이름을 자신의 필명으로 쓰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나의 필명인 ‘양강’은 철무정 같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양강지기/陽剛之氣’란 굳센 남자들의 기운을 뜻하는 말이기에 나는 기꺼이 나의 필명으로 삼았다. 그런데 철무정 하면 너무 무거운 이름인데 김병학 그와는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쓰다보니 거의 연서와 같은 글이 되고 있지만 그는 진정 고수다. 바로 무협영화의 고수다. 안 본 영화보다 본 영화가 더 많은 이. 우리가 모르는 중국영화를 꿰뚫고 있는 이. 그가 바로 철무정 김병학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바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공유하고자 하는 진정한 고수인 것이다. 그는 자료 공유를 넘어서 DVD와 책자 등 우리 사업회 기증품 역시도 만만치 않게 많다. 그가 기증한 홍콩영화 VCD는 100여 장을 상회한다.

무협소설을 보면 모든 협객들이 강호를 벗어나 은둔하고 있다가 어느 날 정의 구현를 위해 홀연히 강호로 돌아와 악당을 물리치고 그는 다시 강호를 떠나며 무림의 세계를 등진다. 그것을 양강지기라 하고 그것은 바로 철무정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는 한동안 중국 유학길에 올라 더 많은 중국문화를 접하고 우리 사업회 세미나에서 꾸준히 발제를 하고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또한 그가 맡은 일은 기획이사로 본 사업회의 취지와 사업 대한 전반적인 기획과 운영이다. 한동안 개인사업으로 참석을 못해 항상 미안해하는 그인데 그래도 본 회 세미나에서 많은 발제를 해주었다.

그 철무정 아우가 어느 날 홀연히 서울을 떠나 고향인 부산에 정착해 더욱 아쉽기만 하다. 그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고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2013년 1월 27일, 제26회 이소룡세미나에서 김병학 씨
▲ 2013년 1월 27일, 제26회 이소룡세미나에서 김병학 씨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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