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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수의 문학 산책] 현 인류의 몰락을 피하기 위한 문학과 예술의 소명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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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수의 문학 산책] 현 인류의 몰락을 피하기 위한 문학과 예술의 소명 ③
  • 한봉수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6.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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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기(生氣) 있는 삶’을 위한 문학과 예술의 소명

위기에 처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다움’을 지켜내는 것이다. ‘생기(生氣) 있는 삶’을 자각하고 꿈도 꾸고 실천하는 것이 바로 인간다움을 지키는 것이다. 문학과 예술은 이를 위한 실천적 기제(機制)이다. 이를 통한 생기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체온이 있는 인간관계 등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가? 우리가 깨달을 것은 내면적 행복 속에서 참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단 한 번 주어진 삶인데 ‘외면적 행복’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면적 행복이란 부귀영화와 지나친 쾌락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내면적 결핍으로 외면적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 내면적 행복이란 마음의 그릇에 담겨 놓을 풍요로운 생명의 기운이다.

인간은 부서지기 쉬운 그릇이나 생명을 담는 그릇이기에 이 그릇에는 생기를 가득가득 채워 나가야 한다. 또한 인간은 수명이 백 년인 작은 갈대피리이다. 이 피리로 많은 곡조를 만들며 함께 화음도 창조하며 살아야 한다. 인간은 우주와 공감하며 기뻐하고, 체온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도록 창조된 피조물이다.

타고르의 시를 감상한다.

"당신은 나를 끝없는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당신의 기쁨입니다.

이 부서지기 쉬운 그릇을 당신은 비우고 또 비워, 언제나 새로운 생명으로 채웁니다.

이 작은 갈대 피리를 언덕과 골짜기로 가지고 다니며 당신은 그것에 끝없이 새로 곡조를 불어넣습니다.

당신의 불멸 손길이 닿으면 내 작은 가슴은 기쁨에 넘쳐 한계를 잊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언어들을 외칩니다.

당신이 주는 무한한 선물을 나는 이 작은 두 손으로밖에 받을 수 없습니다.

영원의 시간이 흘러도 당신은 여전히 채워 주고 있으며, 내게는 아직 채울 자리가 남아 있습니다."

- 타고르, [기탄잘리] 1 전문

"나는 압니다. 당신이 내 노래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나는 압니다. 내가 오직 노래하는 자로서만 당신의 존재 앞에 다가갈 수 있음을." - [기탄잘리] 2 에서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을 세 부류의 곤충에 비유했다. 땅 앞만 보고 먹이 만을 찾아 움직이는 개미, 시스템치고 사는 거미, 꽃가루를 옮기고 꿀을 만드는 창조적인 삶을 사는 꿀벌 같은 인간이다. 생태를 살리고 창조하는 삶, 바로 ‘문학의 메타포’(metaphor, 이어령 교수 표현)이고 예술의 존재 이유이다.

또한 칼릴 지브란은 꿀벌의 상생적 행복을 노래한다. “그대들 숲, 그대들 의 정원으로 가보라. 그대들은 꽃으로부터 꿀을 모으는 벌의 쾌락을 그리고 벌에게 꿀을 바치는 꽃의 쾌락임도 알게 될 것이다. 꽃은 생명의 샘이요 벌은 사랑의 사자이기 때문이다. 주고받음의 쾌락은 법열이다.” -[예언자] ‘쾌락 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은 생명의 경이, 우주의 법열, 창조와 사랑, 상생한 다면 좋은 쾌락(행복)이라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는 역사에 대한 심미적, 보편적, 개별적 각주를 다는 창작의 과정을 통해 역사를 해석한다. 그래서 사상과 철학을 보완한다. 시인은 모방자이지만 창작자이다- [시학]”라고 했다. 문학은 창작을 통하여 역사 를 해석하고 실천을 통하여 사상과 철학을 보완한다. 한마디로 문학은 깨달음이고 약동하는 삶의 실천이다. 문학은 과학, 종교, 철학이 지켜내지 못한 실존적 생기를 찾아내는 장르이다. 문학은 21세기 위기에 인간이 대처할 최 고의 수단이다.

[파우스트] 1부에서 파멸에 이른 여주인공의 영혼이 지옥의 나락에 떨어지는 순간에 신이 다급히 그녀의 영혼을 구원한다. 2부에서는 파괴와 살인자인 파우스트마저 구원한다. 현대 독자로선 이해하기 어렵다. 사탄이 원하는 대로 허락하지 않는 것이 신의 섭리이다. 괴테는 밀턴의 [실낙원] 중심주제 인 (212~220행), "하늘의 뜻과 관용이 사탄의 흉계로 유혹당한 인간에게 무한의 선과 은총이 올 뿐, 사탄은 파멸과 분노로 분통만 터진다“ 라는 주제에 충실히 따른 것이다.

그러면 신은 현대 인류에게 구원의 손길을 어떻게 내밀 것인가? 신이 진흙을 빚어 그의 숨(생기)을 불어 넣어 창조한 인간이 살길은 무엇인가? 인간 스스로 생명의 기운, 즉 생기를 자각하는 깨달음에서 길을 시작해야 한다. 생기의 문학과 예술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문학은 인간의 정신 활동 영역으로 인지(철학, 종교, 역사)하고 감수성과 영성(靈性)을 통하여 미학적으로 표현하는 인문학 장르이다. 문학은 예술(음악, 미술, 춤, 공연 등)과 함께 미적 감흥을 극대화하고 인간다움을 생동감 있게 실천하는 장르라 할 것이다.

예술은 문학의 수단이자 실천적 목적이다. 문학과 예술이 기계문명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체온과 눈물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생기(生氣)는 사람만이 가진 감각과 활력의 기운으로 인류가 모든 부문에서 지켜내어야 할 마지막 의 미이고 가치이다. 21세기 인류는 생명력과 생기(生氣)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문학과 예술의 소명이다.

▲ 한봉수 시인, 문학평론가.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한국외대 이탈리아어와 및 정책대학원 졸업. 2020년 『착각의시학』 평론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시집 『날더러 숲처럼 살라하네』 강동구 [시로 꿈꾸는 마을] 대표
▲ 한봉수 시인, 문학평론가.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한국외대 이탈리아어와 및 정책대학원 졸업. 2020년 『착각의시학』 평론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시집 『날더러 숲처럼 살라하네』 강동구 [시로 꿈꾸는 마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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