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8 23:22 (목)
[인터뷰] 옥택연 “연기요? 이제 여유 생겼어요”
상태바
[인터뷰] 옥택연 “연기요? 이제 여유 생겼어요”
  • 박나은 기자
  • 승인 2017.04.17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한국정경신문=박나은 기자] 오래되고 음습한 집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 이 사건을 해결하려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영화 '시간 위의 집' 최신부(옥택연)다. 100분의 러닝타임 동안 그의 미소 한 번 보는 게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시간 위의 집' 최신부, 아니 옥택연을 만났다. 카페가 떠나가기라도 할 듯한 인사를 건넨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자 10년은 묵언수행을 하다 이제 막 입을 연 사람처럼 수다를 떨어댄다. 숨이 넘어가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말이다.

누가 봐도 옥택연이다. 모든 질문을 농으로 받아치는 '드립력'도 그렇고, 한 순간도 미소를 잃지 않는 아이돌 10년차답다. 영화 속 진중했던 최신부의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실제 성격을 숨긴 연기가 제법 힘들었을 법도 한데 그는 배우로서도 '여유'가 생겼다고 자부했다.

“이제 연기하면서 여유는 좀 생긴 것 같아요. 하면 할수록 연기에 대한 저만의 철학이 생긴다고 해야 할까요? 3분 안에 모든 걸 표현해야 하는 가수였는데 호흡이 긴 연기를 하는 게 처음엔 굉장히 어색하더라고요. 매 신 마다 힘을 줬죠. 이제 최대한 힘을 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김상호 선배가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10년은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곧 터득 하겠죠? 하하”

이번 연기도 마찬가지다. '시간 위의 집'은 옥택연에게 두 번째 영화다. 4년 전 개봉한 영화 '결혼전야' 이후로 말이다. 그는 그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겪은 인생에서의 경험 그리고 배우로서의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느낀 점은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란다. 이번 작품 역시 그 일환이었을까.

“아마 제가 얼마나 재미있게 시나리오를 봤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배우들과 함께 하는지도 중요하고요. 사실 이번 작품은 김윤진 선배가 선택했다길래...(웃음) 지금 봐서 아시겠지만 옥택연이라는 사람은 말이 굉장히 빠르고 진중하지 않아요.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죠. 하하. 영화에서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분량이 적다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건 크게 개의치 않아요. 좋은 작품에 내가 들어갔고 그 일부가 됐잖아요. 함께 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뒀어요.”

긍정의 에너지인가. 마냥 웃으며 대답을 툭툭 내놓았다. 그래서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긴 하지만 이런 옥택연이라면 현장에서도 막내로서 분위기 메이커 역을 톡톡히 해냈을 거다. 실제로 개봉 전 홍보 단계에서 제작진은 옥택연의 '허당'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 속 캐릭터와는 상반되는 메이킹 영상으로 그의 반전 매력을 어필한 것이다.

“저보다 조재윤 선배가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영화에서는 함께 호흡을 맞추는 부분이 없었는데 이야기는 많이 해주셨어요. 재미있었죠. 그래서 그런가? 계속 같이 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웃음) 아, 감독님이 저랑 좀 비슷한 것 같아요. 굉장히 밝으세요. 촬영할 때 굉장히 집중하시고 촬영이 끝나면 무척 장난스러웠어요. 제 강점도 밝은 분위기잖아요? 하하.”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서의 태도도 그렇지만 평소의 모습과 전혀 다른 연기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그였다. 앞서 '싸우자 귀신아' '어셈블리' '후아유' '참 좋은 시절'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어엿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내놓는 작품마다 극찬이 뒤따랐다.

“저보고 '연기돌의 재발견'이라는 말을 쓰시더라고요. 대체 아직도 재발견이면 어쩌죠?(웃음) 어쨌든 연기에 대한 칭찬에는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할뿐더러 그런 타이틀에 민감하지도 않아요.”

연기에 대한 칭찬을 받으면서도 한 편으론 아이돌이라는 꼬리표가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게 여간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그저 계속되는 칭찬에 대한 부담감을 물었는데 구시렁거리면서 볼멘소리를 하는 옥택연이다. 배우로서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러면서 그는 미국 진출에 대한 강한 의욕도 내비쳤다.

“의향은 항상 있어요.(웃음) 실제로 오디션도 몇 번 봤어요. 한국에서 주로 활동을 하다 보니 테이프를 보내는 방식으로 오디션에 참가했죠. 김윤진 선배가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테이프만 보낼 게 아니고 실제로 가서 부딪혀 보라고요. 미국에서 불러 주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하하.”

국내에서 앞으로 선보일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우로서 옥택연은 여유와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배역을 찾는 것을 강조했다. 그중 새로운 배역으로 '악역'을 꼽았다. 대다수의 연기자들이 해보고 싶은 캐릭터로 주로 악역을 꼽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악역만큼 좋은 배역이 또 있을까.

“진짜 해보고 싶어요. 힘들긴 하지만 악역이 좋아요. 그런데 이번 영화 끝나고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너무 바르게 살아서 널 악역으로 성공시키는 사람이 있으면 대단한 거다'라고요. 얘기를 듣고 나니까 조금 공감이 되기도 하고...(웃음) 그 얘기를 들어서 그런가? 오기가 생긴 것도 있어요. 완전한 악역을 연기하고 싶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과 자신감, 그리고 그가 실제 선보인 연기에 따른 긍정적인 평가. 옥택연은 겸손 보다는 솔직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는 그 먼 길에서 어디까지 왔을까.

“음, 아직 신생아 수준? 하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