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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금님의 사건수첩' 이선균 "제 목소리요? 장점이자 단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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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금님의 사건수첩' 이선균 "제 목소리요? 장점이자 단점이죠"
  • 김진구 기자
  • 승인 2017.04.25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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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예종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선균.(사진=CJ엔터테인먼트)

[한국정경신문=김진구 기자] 데뷔 후 첫 사극에 도전한 배우 이선균의 목소리에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자신의 영화를 이제 막 내놓은 배우라면 으레 긴장하게 마련이지만 이선균에게는 그 긴장감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느껴졌다. "너무 긴장하고 봐서 100% 객관적으로 볼 수 없었다.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까 조마조마하다"며 속내를 밝힌 이선균에게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계속해서 '처음'을 외치게 만든 작품이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예리한 추리력을 지닌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을 지녔지만 어리바리한 신입사관 이서(안재홍)가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과학수사를 벌이는 코믹 사극이다. 이선균은 이번 작품에서 의술과 과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왕성한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에종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예종은 기존 사극에 등장한 왕들과는 차별화 된 색다른 매력을 드러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사실 11년 전부터 사극을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일부러 안 한 건 아닌데, 사극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고 트렌디 드라마를 많이 하다보니까 드라마로는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었죠. 그리고 사극 찍는 걸 보면 좀처럼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호흡도 길고. 이번에 영화 촬영한 것도 힘든데 분장하고 야외 지방 다니면서 어떻게 30부 50부를 찍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사극을 안 해본 배우가 저 밖에 없더라고요. 영화로 출연 제의가 몇 번 오긴 했는데 고사를 했었죠. 그러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들어왔고 정통사극보다는 좀 부담이 덜 할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죠."

■ "속편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예종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선균.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선균은 본인의 결심대로 부담없이 촬영에 임했다. 무엇보다 사극 특유의 말투를 없애고 코믹적인 부분을 강조한 덕분에 이선균의 부담은 덜했다. 그렇다고 그가 정통 사극 톤으로 연기하는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홀로 튈 수는 없는 일. 그는 최대한 사극적인 톤을 유지하면서 약간은 삐딱한 자세로 말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영화 속 이선균이 연기한 예종은 대신들 앞에서 근엄함을 보이기 보다는 약간의 허세를 가미한 삐딱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며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로 긴장감을 자아내기까지 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주요 관전포인트는 바로 예종과 이서의 찰떡 호흡이다. 두 남자의 '케미'가 만들어내는 재미가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캐릭터의 만남이 이렇게 큰 시너지를 발휘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에 이들이 펼치는 연기는 코믹인 듯 아닌 듯 한 모습으로 엉뚱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선균은 "(안)재홍이 리액션이 너무 좋았다. 귀엽기도 했다. 아마 관객 분들도 재홍이가 주는 에너지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고 칭찬의 포문을 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안재홍은 사람들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웃긴다기 보다는 기분이 좋아지는 에너지. 그래서 촬영할 때도 제가 NG를 많이 냈어요.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다보니. 얼굴이 귀엽잖아요.(웃음) 이번에 4개월간 촬영하며 유독 정이 많이 들었어요. 또 그러려고 노력도 많이 했고. 나이 차이가 있다보니 저는 편할지 몰라도 혹시 재홍이가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촬영 외에도 같이 다니면서 형 동생처럼 지냈고 촬영 없는 날은 술도 한 잔 하면서 친해졌죠."

그런 노력 덕분에 영화는 이선균과 안재홍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웃음을 만들어냈고, 특히 서로의 캐릭터 역시 명확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특히 이런 두 사람의 호흡은 비슷한 코믹 사극 장르인 영화 '조선명탐정'같은 작품들과 비교되기도 한다. '조선명탐정' 역시 두 남자 주인공의 호흡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주요 관전포인트로 사실상 '임금님의 사건수첩'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저도 비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게 어떤 걱정이나 우려가 아니라 지런 장르의 영화가 사랑을 받았으니 당연하다고 봐요. 그래서 저희 작품도 그만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랑을 많이 받는다면 마찬가지로 속편이 제작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이서의 성장기라고 생각해요. 캐릭터 소개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만약 속편이 제작된다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물론, 일단 사랑을 많이 받아야 가능하겠죠. 그래서 속편이 제작된다면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을 것 같아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 "대본이 잘 안 외워져요"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예종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선균. (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에서도 이선균 특유의 '동굴 목소리'는 빛을 발한다. 그만큼 개성 넘치는 목소리를 가진 배우이기에 그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본인도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목소리를 가졌다는 점이 나쁘지 않다. 목소리로라도 자신을 기억해주신다는 게 고마울 뿐이라는 이선균은 "하지만 가끔은 단점 같기도 하다. 어떤 캐릭터를 하더라도 목소리가 드러니니까 역할 변화에 주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건 제가 갖고 가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영화와 드라마 모두를 꾸준히 하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하나다. 배우들 중에는 영화에만 올인하는 배우도 있고, 드라마 장르에서만 꾸준히 활동하는 배우들이 있는데 이선균은 이 두 장르를 적절히 오가며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배우들이 두 장르의 같은 듯 전혀 같지 않은 작업 환경을 거론하며 손사레를 치지만, 이선균은 각각의 장점이 있다며 오히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는 데 있어 두려움은 없다고 강조했다.

"꾸준히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영화만 하셨던 분들은 드라마의 속도감이나 쪽대본을 두려워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는 꾸준히 하다보니까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드라마가 주는 재미가 있거든요. 새벽 시장 같은 느낌? 드라마는 냄비같은 반응이 있어요. 뭔가 확 끓어 오르는 반응이요. 영화는 한 번 찍으면 뚝배기같은 반응이라면, 드라마는 냄비처럼 뭔가 확 끓어오르는 느낌이 있어요. 더 집중해야 되는 것도 있고. 사실 예민해야 하고 힘들긴 해요, 드라마가. 대본도 옛날만큼 안 외워지고. 권석장 감독님고 하다가 현장이 바뀌니까 낯설기도 하고요. 새 팀에 적응하면 또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고요.(웃음)"

이선균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저와 안재홍의 케미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시면 생각보다 화면이 웅장하다는 것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뭔가 말 장난을 하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큰 스케일이 정말 볼만한 영화다. 가정의 달, 맛있는 에피타이저와 디저트같은 영화라고 할까?"라는 말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오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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