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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하늬 "결혼 계획 없어…지금은 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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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하늬 "결혼 계획 없어…지금은 일할 때"
  • 장영준 기자
  • 승인 2017.06.03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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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열연한 배우 이하늬.(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한국정경신문=장영준 기자] 배우 이하늬에게 MBC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은 도전이자 기회였다. 자신만의 새로운 장녹수를 탄생시켜야 한다는 연기자로서의 도전이자, 그동안 갈고 닦은 국악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토록 아끼고 아꼈던 패를 시원하게 드러낼 작품을 만난 이하늬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였다.

모든 걸 쏟아 부었던 탓일까. 이하늬는 여전히 '역적'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시원섭섭하다"는 상투적인 답변 대신 "지금도 매니저가 드라마 촬영 시간을 말해줄 것 같다"며 채 가시지 않은 여운을 드러냈다. 지난 6개월을 장녹수로 살아온 이하늬는 "저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는데, 고된 작업을 6개월이나 이어온 작가님과 감독님은 어떻겠느냐"며 여전히 동고동락한 스태프들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조선 3대 요부라고 하는 장녹수를 그동안 많은 선배님들이 연기하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 역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었어요. 하지만 장녹수의 매력이 무한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녹수에 대한 사료가 많지 않아 역으로 제가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했죠. 그런 것들이 저를 가슴 뛰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기존 장녹수를 연기해야했다면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예인이자 기생이었던 장록수였기에 내가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했던만큼 성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MBC 드라마 '역적:백성울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열연한 배우 이하늬.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사실 국악을 전공한 이하늬에게 그동안 기생 역 제안은 꾸준했다. 하지만 이하늬는 이를 거절하고 또 거절했다. 잘 하고 싶었고, 허투루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역적'에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들이 작용했다. 나이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작품을 대하는 태도 역시 변했다. 그래서 열정을 쏟아부었고, 덕분에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하늬는 정작 그런 호평을 부담스러워했다.

"그 얘기는 극 초반에만 들렸던 것 같아요. 그 말이 사실 부담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호평에는 초연해지는 게 답인 것 같아요. 너무 민감해지면 안되요. 솔직히 저라고 왜 호평 받는 걸 좋아하지 않겠어요. 한 때 혹평도 감수해야했던 시기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건 흘러가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집중해야할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흔들리지 않는 배우가 되려면 본질적인 것을 잡지 않고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2006년 미스코리아 데뷔 후 순탄한 연기생활을 걸어온 것 같지만 이하늬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연이어 작품을 쏟아내던 시기, 미로에 갇힌 느낌이 들었고 스스로를 잃어버린 기분마저 들었다. '역적'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작품을 끝낸 뒤에 느껴지는 공허함은 유독 컸고, 그 빈공간을 채우기 위해 쏟아야 하는 에너지 소모도 상당했다. 이하늬는 "배우는 영혼을 쪼개 쓰는 직업같다. 정신 노동은 육체 노동보다 고통스럽다. 충분한 휴식 없이 계속 간다면 보이지 않는 데미지에 무너진다"고 말했다.

MBC 드라마 '역적:백성울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열연한 배우 이하늬.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영화 '타짜2' 촬영할 때도 힘들었어요. '진짜 이거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너무 잘 하고 싶어서 너무 빠져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김윤석 선배님에게 '저 우사장 어떻게 털어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마지막에 우사장이 끌려나가는 장면이 있는데 일주일 동안 열병을 알았어요. 몸에 열이 오르면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그 장면 다음에 우사장이 어떻게 될 지를 생각하니 잠이 안 왔죠. 그때 윤석 선배님이 해준 말이 '하늬야, 우사장보다 인간 이하늬가 훨씬 중요하다. 빨리 빠져나와라. 너에게 소중한 게 더 많지 않니?'였어요. 존경하는 선배님 조언이라 크게 들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취미들, 좋아하는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그 이후로 비우고 채우는 발란스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남자친구와 결혼에 대한 질문에 이하늬는 특유의 솔직함을 내세웠다. 현재 배우 윤계상과 공개 열애 중인 그는 "결혼 계획은 없다. 결혼은 때가 있는 것 같다. (결혼이) 당긴다고 당겨지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올 때 받이들이겠다. 지금은 일을 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 이제 연기가 좋아지고 있다. (윤계상은) 저에게 든든한 멘토다. 신뢰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돌아온 대답도 이하늬다웠다.

"다음 작품이요? 얘기해봐야 다 부질 없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이번에 제가 좀 선이 굵은 역할을 했으니까 다음에는 조금은 평범한 역할,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완전 사랑만 하는 얘기도 해보고 싶고요."

MBC 드라마 '역적:백성울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열연한 배우 이하늬.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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