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23:56 (목)
[데스크 칼럼] 라과디아 판사의 지혜가 필요하다
상태바
[데스크 칼럼] 라과디아 판사의 지혜가 필요하다
  • 김충식 기자
  • 승인 2020.05.05 2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식 편집국장
▲ 김충식 편집국장

[한국공정일보=김충식 기자]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사람들 중 ‘라과디아’라는 시장이 있다. 미국인들이 그를 얼마나 존경했는지 맨해튼에서 13km쯤 떨어진 잭슨 하이츠에 있는 공항의 이름을 ‘라과디아(Guardia) 공항’ 이라 명명고 명명했을 정도다. 그는 1933년부터 1945년까지 12년 동안 미국 뉴욕 시장을 세 번씩이나 역임했다. 그는 전직 판사였고 그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해주어서 ‘작은 꽃(little flower)’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라과디아 판사는 재직시절 유명한 판결을 내린 적이 있는데, 그의 판결은 9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1930년 어느 날. 상점에서 빵 한 덩어리를 훔치고 절도혐의로 기소된 노인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 판사가 정중하게 물었다.
“전에도 빵을 훔친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처음 훔쳤습니다”
“왜 훔쳤습니까?”
“저는 선량한 시민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어 많이 굶었습니다. 배는 고픈데 수중에 돈은 다 떨어지고… 눈에는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저도 모르게 빵 한 덩어리를 훔쳤습니다”

이 말을 듣고 판사는 잠시 후에 판결을 내렸다.

“아무리 사정이 딱하다 할지라도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잘못입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예외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대로 당신을 판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노인의 사정이 너무도 딱해 판사가 용서해줄 것으로 생각했던 방청석에서는 인간적으로 너무 한다고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판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판시를 계속했다.

“이 노인은 이곳 재판장을 나가면 또 다시 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노인이 빵을 훔친 것은 오로지 이 노인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이 도시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이 노인이 살기 위해 빵을 훔쳐야만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이웃들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방치한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10달러의 벌금형을 내리겠습니다. 동시에 이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는 여러 시민께서도 십시일반 50센트의 벌금형에 동참해주실 것을 권고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어 모자에 담았다. 이 판사의 놀라운 선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거두어진 돈이 모두 57달러 50센트였다. 판사는 그 돈을 노인에게 주도록 했다.

노인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방청객과 판사에게 큰절하고 그 돈을 받아서 10달러를 벌금으로 내고, 남은 47달러 50센트를 손에 쥔 노인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명판결로 법정은 삽시간에 감동의 눈물바다가 되었다는 내용이다.(블로그 참조) 

라과디아 판사의 판결은 당시의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사람들이 감동을 받은 것은 법을 집행하는 판사로서 법을 지켰고, 또한 자신이 먼저 나서서 10달러의 벌금을 냈고, 방청객들에게 적지만 함께 기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 사태로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포함해 모든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코로나 긴급지원자금을 만들어 모든 국민에게 생활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긴급지원자금의 폭을 하위 70% 또는 100% 지급을 하는 것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찬반 여론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가 세금으로 국민들에게 지원하는 것은 일시적인 어려움을 해소 할 수 있겠지만, 당장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코로나 사태에도 상위 30%에게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원금을 70%에게 지급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 기업도 살리고, 국민도 살릴 수 있는 더 나아가 국가차원에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라과디아 판사의 지혜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