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11:08 (금)
[데스크 칼럼] 언론유감
상태바
[데스크 칼럼] 언론유감
  • 김충식 기자
  • 승인 2020.07.27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원순 시장, 백선엽 장군의 부고를 접하는 언론인의 편협된 시각
김충식 국장
▲ 김충식 편집국장

 

지난 7월 10일 새벽 박원순 시장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언론을 통해 나온 그의 사망의 이유에는 미투 사건이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아직 그의 사망원인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와룡공원 후문에서 뛰어내렸는지, 음독자살을 했는지, 목을 맸는지, 또는 누군가에 의해 타살이 됐는지 밝혀진게 하나도 없다.

박원순 시장의 사망 이후 그의 인생의 과오를 두고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 전 시장은 공인이다. 대중은 미디어가 만들어 낸 모습을 보고 박수를 보내거나 질타를 보낼 수 있다. 공인의 진짜 모습은 근착에 있는 사람이 더 잘 아는 법이다. 그는 그의 곁에 있던 비서를 대상으로 성추행을 한 의혹을 받고있다. 진짜 모습에 대한 판단은 대중이 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어떤 언론인은 “고인은 평생을 공적 가치를 위해 헌신했다. 인권변호사로 성 평등주의자로 시민운동가로, 공동선이 지배하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위한 선구자적 길을 걸었다. 그의 눈길은 언제나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들을 향했다.”고 칭송했다.

또 “고인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고소인의 주장만 알 뿐 정확히 모른다”고도 했다. 고소인에 대한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이렇게도 썼다. “우중에도 아랑곳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추모행렬, 고인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도를 외면하고 죽어서 말이 없는 사람을 향한 일방적 혐의를 이유로 ‘서울시 장(葬)’ 반대, ‘조문사양’등을 발표한 것은 사자후대(死者厚待)의 상규(常規)에 어긋난다.”라고 했다.

그는 “망자가 누구든 한 인간이 유명을 달리하면 가족이든 친지든 후학이든 인연 있는 사람은 슬퍼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이 우리네 상례(喪禮)다. 설사 고인과 무관한 사람이라도 이웃의 슬픔에 공감하고 존중해 주는 것 또한 미풍양속이요 우리 문화다.”라고 했다.

그랬던 그가 백선엽 장군의 장례를 두고는 이렇게 표현했다. “백선엽 장군 얘기로 돌아가 보자. 그는 대한민국 법정기관인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규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다.(중략...) 국방부 공식기록에 의하면 그는 20세에 봉천군관학교 출신 소위로 임관해 32세에 육군대장이 되었고 6.25전쟁 대는 낙동강전선 영웅이었다. 그러나 그의 영웅담은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2010년 이명박 정권이 그를 원수(오성장군)로 추대하려하자 일부 참전 원로장군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불거진 것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문장에 이렇게 썼다. “그의 졸기는 썩 좋을 것 같지 않다. 나쁜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망자에게는 둘다 과오(過誤)가 있다.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와 시민 운동가였다는게 정확한 표현이다. 공동선이 지배하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위한 선구자적 길을 걸었다는 것에는 누구는 공감하지만, 누구는 공감 못 할 수 있다. 언론이 누구에게나 맞는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박근혜 당대표(한나라당 시절)를 “형광등 100개를 켠듯한 아우라”를 쓴 표현을 보며 언론의 이런 행태가 가능한가라며 비판했었던 사람이라면 이런 글을 못쓸 듯 싶다. 이렇게 표현하는 그가 과거 전두환을 칭송했던 언론의 행태와 다를게 무엇인가?

백선엽 장군은 낙동강 전선을 지킨 공로가 있다. 낙동강 전선을 지킴으로써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았다는 것은 역사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그의 시각은 (다른건 필요없고) 오직 “그는 대한민국 법정기관인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규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다.”라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의 장례를 두고 했던 말을 백선엽 장군의 사망 때에 적용해 본다면 사자후대(死者厚待)의 상규(常規)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말아야 옳다.

“망자가 누구든 한 인간이 유명을 달리하면 가족이든 친지든 후학이든 인연 있는 사람은 슬퍼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이 우리네 상례(喪禮)다. 설사 고인과 무관한 사람이라도 이웃의 슬픔에 공감하고 존중해 주는 것 또한 미풍양속이요 우리 문화다.” 한 입으로 두 말하면 누가 그를 존경하고 따르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