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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사현구회, "조정래 발언, 망언...대한민국 문인의 지성이라면 슬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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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사현구회, "조정래 발언, 망언...대한민국 문인의 지성이라면 슬픈 일"
  • 조상식 기자
  • 승인 2020.10.13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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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기자회견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된다" 발언
진중권 “文대통령 딸도 친일파냐”
조정래 작가.
▲ 조정래 작가.

[한국공정일보=조상식 기자]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77) 작가가 12일 친일청산을 강조하며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고 말한 것과 관련 한국근현대사연구협회가 반박 성명을 내며 우려를 표했다. 

앞서 조 작가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파,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민족 반역자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작가는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족정기를 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반민특위를 부활시켜야 한다”며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죄악에 대해 편들고 역사를 왜곡하는 자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제가 ‘아리랑’을 쓴 작가로서 적극 나서려 하고, (친일파를)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조 작가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이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 정도면 ‘광기’라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안에 잠재되어 있는 극우적 경향이 주책없이 발현된 것이라고 본다”며 “이게 대한민국 문인의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달력을 사용한다고 같은 시대를 사는 건 아니다”라며 “종전 7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분의 영혼은 아직 지리산 어딘가를 헤메는 듯”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아는데, 일본 유학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되어 민족반역자로 처단 당하시겠다”고 했다.

이어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이게 도대체 무슨 사변인지”라며 “문인들이라는 작자들이 조국 수호에 앞장 서고 정경심을 위해 서명운동이나 벌이고 자빠졌으니, 예고된 참사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근현대사연구회(한사련) 운영위원회도 조정래 작가의 망언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사련은 조 작가의 발언에 대해 “이런 시대착오적인 종족주의의 광기가 아직도 서슴없이 힘을 발휘하는 21세기 미개사회가 해방 75년, 건국 72년의 대한민국이다”라고 말하고, “일본 유학생 전부를 매국 친일파로 단정하여 자기 주장의 방석으로 깔고 앉으려는 편협한 심사는 21세기 일반 대중으로부터도 손가락질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 작가가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다시 부활해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150만 명을 처분대상으로 삼겠다는 발언은 가히 스탈린의 숙청, 캄보디아 킬링필드, 북한의 인민재판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한사련은 이어 “그의 이러한 경박스러운 편가르기 기질은 조정래는 그가 속한 진영의 숙주로서의 자격이 충만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적폐, 토착왜구 같은 참담한 단어들을 한 나라 국민들에게 거침없이 내뱉는 못된 습관이 다름 아닌 조정래에게서 기인한 듯 하다”고 했다.

한편 조정래 작가는 전라남도 순천 출신으로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그는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대하소설 3부작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과 등 소설과 산문집을 썼다. 올해는 등단 50주년을 맞아 대하소설 전집 3부작 개정판을 펴냈다.

다음은 한사련의 성명서 전문이다.

<조정래 망언 규탄 한사련 성명서>

촛불도 모자라서 이젠 반민특위까지 ..

'태백산맥'과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망언을 했다.

조정래는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며 "아직까지 잔존하는 친일파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민특위'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50만 정도 되는 친일파를 전부 단죄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민족 반역자가 된다"며 "일본 죄악에 대해 편들고 역사를 왜곡하는 자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내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종족주의의 광기가 아직도 서슴없이 힘을 발휘하는 21세기 미개사회가 해방 75년, 건국 72년의 대한민국이다.

일본 유학생 전부를 매국 친일파로 단정하여 자기 주장의 방석으로 깔고 앉으려는 편협한 심사는 21세기 일반 대중으로부터도 손가락질 받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150만 명을 처분대상으로 삼겠다는 발언은 가히 스탈린의 숙청, 캄보디아 킬링필드, 북한의 인민재판을 연상시킨다.

또한 그의 이러한 경박스러운 편가르기 기질은 조정래는 그가 속한 진영의 숙주로서의 자격이 충만함을 보여주고 있다. 적폐, 토착왜구 같은 참담한 단어들을 한 나라 국민들에게 거침없이 내뱉는 못된 습관이 다름 아닌 조정래에게서 기인한 듯 하다.

조정래는 '반일 종족주의'를 대표 집필한 이영훈 이승만학당 이사장이 자신의 소설 속 일본 경찰의 조선인 학살 장면 등을 '왜곡과 조작'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그의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

또 "이영훈이란 사람이 내 책에 대해 욕하는데, 신종 매국노이고 민족 반역자"라며 "내가 쓴 역사적 자료는 객관적이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자료와 진보적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쓴 책을 중심으로 한 명확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학자와 문인은 자고로 글로 말한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연구자의 주장과 공개토론 제의에 이제껏 무반응으로 지내다가, 뜬금없이 전문 학자도 아닌 대중 기자들 앞에서, 게다가 정당한 비판과 반박이 아닌 일상적인 인격비난의 발언을 내뱉는 것은 또 웬말이냐. 천박한 지식을 가진 자의 어쩔 수 없는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 이것이 대한민국 문인의 지성이라면 참으로 슬픈 일이다.

지리산 바위 밑 그늘에서 졸고있는, 종족주의 광기에 사로잡힌 짐승의 불쌍한 영혼을 무엇이 깨울 수 있을까.

2020.10.12

한국근현대사연구회(한사련) 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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