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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탕!탕!탕!] 새해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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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탕!탕!탕!] 새해의 소원
  • 안태근
  • 승인 2021.01.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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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근 회장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 안태근 회장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로 인해 매달 가져오던 오프라인에서의 세미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만나지 못하던 이국성 선생(75세)과 새해 인사 차 통화했다. 이 선생은 1958년 부친과 함께 안 의사의 묘를 참배했던 분이다. 안중근 의사 묘 추적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나와 인연이 되어 벌써 10년 째 만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의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그를 세미나에 모셔 직접 듣고자 했던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재작년에 안 의사 매장지로 불거진 여순의 천주교 묘지, 혹은 기독교 묘지라고 불리는 곳에 대한 것이다. 안 의사의 매장지설은 그동안 여러 설들이 분분한데 이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그에게서 듣고자 함이다.

천주교 묘지설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천주교 묘지는 동산파 구역 내에 있지만 남쪽으로 100m 앞 봉우리 능선에 있다. 그곳에 안 의사를 모셨다는 설은 우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간다. 수인(죄인)묘지를 두고 일제가 안 의사를 천주교 묘지에 모셨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관리도 힘들고 안 의사를 특별히 그곳에 매장할 이유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2019년 5월에 국가기록원이 러시아 신문기사를 발견해 인용하며 일파만파로 왜곡되었다. 곧바로 대련의 영사관이 이 건에 대해 세미나까지 가지며 왜곡된 뉴스가 사실인양 SNS에서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다. 국가보훈처가 2008년 이후 13년째 발굴을 못하므로 벌어지는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지목하는 안 위사 매장지역은 대련시 여순구 동산파 구역의 수인묘지 2열의 가운데 지점이다. 이 지역은 여순감옥박물관에서 정년퇴임을 한 반무충 연구원에 의해 검증된 곳이다. 그는 북한 인사 및 나를 비롯한 한국의 방문객을 맞으며 안내를 맡았고, 이 지역에 얽힌 그간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분이다.

이국성 씨도 그를 만나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의 만남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국성 선생과 반무충 선생 등이 생존해있을 때 유해발굴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분들이 돌아가시면 어쩌면 영원한 미궁 속에 빠질 수도 있다. 우리 같은 연구자들은 2차 증인들이기 때문이다.

그 외 신빙성 있는 자료로는 관동도독부가 본국에 보낸 보고서의 “10시 20분 안(安)의 사체는 특히 감옥서(監獄署)에서 조제한 침관(寢棺)에 넣어 백포(白布)를 덮어 교회당으로 운구되었는데 이윽고 그 공범자인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3명을 끌어내어 특히 예배를 하게 하고, 오후 1시 감옥서의 묘지에 매장하였다.”라는 기록도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1930년대 여순감옥에 근무했던 검시의(檢屍醫) 고가 하쓰이치(古賀初一)가 남긴 회고록(여순형무소 회고)에서도 의사의 유해매장지로 여순감옥묘지를 언급하고 있다.

이국성 선생에 의하면 매화구의 해산중학교 김소묵 교장과 김홍범 교도주임도 그곳을 방문하여 '안중근지묘'라는 나무 목비를 보았다고 한다. 두 분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김소묵 선생은 생존하였다면 110세 가량이고 김홍범 선생은 90세 가량이다. 김홍범 선생은 1956년 민족교육연구차 안 의사 묘를 참배하였는데 별세 전까지 그곳을 찾아왔었다. 이 같은 많은 증거를 놔두고 러시아 신문 기사 한 줄을 신봉해서야 되겠나 싶다.

어서 빨리 코로나19도 끝나고 양국 간의 외교문제도 원만히 해결되어 안 의사의 발굴이 이루어져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한다. 해마다 새해 결심을 한다는데 올해의 목표는 무엇일까? 우선은 코로나라는 괴물에게서 벗어나는 것이다. 어제와 다른 한 해를 시작하며 다시 한 번 되뇌어 본다. 올해의 목표가 코로나 극복만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고칠 필요가 있고 더 큰 목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해의 시작은 새로운 목표를 향한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고 모두의 행복을 위한 일일 수도 있다. 모두가 원하는 새해의 목표는 희망의 메시지일 것이다. 부디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기원하며 새해를 경건히 맞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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