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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 스토리] 드라마PD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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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 스토리] 드라마PD 되기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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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기획한 프로그램의 최종 완성녹화 현장인 편집실
▲ 자신이 기획한 프로그램의 최종 완성녹화 현장인 편집실

드라마 PD가 되기 위해서는 보통 연극영화과나 신문방송학과 등 관련학과에서 전공을 해야 하는데 전공학과의 합격부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다양한 콘텐츠 제작의 경험이나 실습 후 졸업을 하게 되는데 이론적인 기초소양 교육 정도라고 생각된다.

졸업 후 방송사에 입사하여 현업에서 통상 5년 이상 조연출을 경험하고 드라마 PD로 입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적 틀 외에 연기와 연출, 시나리오 분석, 습작, 영상기술까지를 선배 PD로부터 배우게 된다. 물론 같이 일하는 작가나 촬영감독, 조명감독, 연기자 모두가 선배이자 스승이 된다.

전공을 하지 않았다면 홀로 전공 관련 공부를 따로 해야 어디 가서나 또 현장에서나 대화가 된다. 그러니 남 쉴 때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하는 일이다. 영화관련 서적은 필독서이고 요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나가는 방송기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신간서적을 탐독하고 끊임없이 다음 작품을 고르는 일은 일과가 되어야 한다. 작가는 물론 친구들을 만나도 드라마 소재 찾기에 열중이다. 버스 안에서 아주머니들의 대화에도 귀 기울여진다.

남이 만든 드라마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좋은 드라마를 보면 자신이 없어지고 그렇지 않은 드라마를 볼 때면 거침없는 비평가가 된다. 그러다 보면 관심분야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문학, 역사학, 철학의 이른바 문사철 공부를 하게 된다. 때늦은 공부벌레가 되지 않고는 좋은 드라마를 만날 수도 만들 수도 없다.

친구들은 배우들하고 일하니 좋겠다고 하지만 일은 일일 뿐이다. 만에 하나라도 실수라도 하게 되면 뒷감당이 안 되는 것이 이 분야의 상례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선후배 연기자를 상전으로 모셔야 생업에 지장 없이 장수할 수 있다. 조연출 때 인연을 맺은 이들은 언젠가 분명 다시 함께 일을 하게 되니 교제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보통 선배 PD는 열 명 이상을 거치며 그들의 장단점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게 된다. 스펙터클한 드라마에 참여한다는 것은 행운이다. 배울 것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드라마PD이다. 허약한 PD는 버틸 수가 없는 것이 철야작업을 며칠 씩 하다보면 쓰러지기 십상이다. 촬영현장에서 연출자 뒤에서 보는 연출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더구나 편집 등의 후반작업을 함께 하며 배우다 보면 자신감을 갖게 되는데 막상 촬영 현장에서 콜을 부를 때에는 불안해지기 마련이고 편집에 대한 자신감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선배 PD들은 가편집이나 작은 꼭지, 부분 연출의 기회를 조연출 때 경험시킨다.

조연출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경험이 늘어나며 연출역량이 다져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창작성은 떨어진다는 부담도 있다. 조연출 기간 중에 자기 색깔이나 의욕이 떨어지며 선배들의 타성부터 배우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드라마PD로서 데뷔의 기회를 갖게 되는데 빠르면 5년, 늦으면 10년이 걸리는 것이다. 처음엔 단막극으로부터 시작하여 미니시리즈나 아침드라마를 맡게 되고 경력이 쌓이면 대하사극까지 연출하게 된다.

이것도 방송사 관문을 뚫고 입사한 후의 이야기이다. 프로덕션이나 영화 쪽에서 일하다가 온다 하더라도 10년 이상의 경력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방송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검증이 안 된 연출자에게 드라마를 맡기는 모험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양PD로 근무하던 모 PD는 타방송사로 옮겨 10년 넘게 드라마 조연출을 하여 드라마PD로 입문하였다.

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사실이고 그의 독특한 열정으로 밖에 이해가 안 된다. 그만큼 드라마PD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영화감독은 언제 촬영에 들어갈지 몰라 하고 한 편 한 편에 자신의 운명이 달려있다. 한 때 잘나가던 B감독도 연출작이 열 편 남짓이다. 감독으로 장수하기는 데뷔만큼이나 어렵다.

하지만 방송PD는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고 장수하는 편이다. 김재형 PD나 장형일 PD, 이병훈 PD는 집에서 쉴 나이에도 그들의 대표작을 만들었다. <용의 눈물>, <야인시대>, <대장금>은 그들이 직장에서 퇴직한 후에 나온 드라마들이다. 그렇다고 드라마PD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영화감독보다 활동기간이 긴 것만은 확실하다.

스트레스를 그만큼 덜 받는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찌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는가? 아침마다 자신의 메일로 들어오는 시청율표에 일희일비하는 직업적 스트레스는 보통이 아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방송에 종사하는 이들이나 아닌 이들이나 드라마PD를 희망하고 많은 젊은이들은 드라마PD를 선망하여 언론고시에 도전한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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