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23:56 (목)
[인터뷰] 한국사회투자 이혜미 팀장
상태바
[인터뷰] 한국사회투자 이혜미 팀장
  • 이가은 기자
  • 승인 2021.09.15 2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년간 기자 생활하다 사회문제 해결하는 스타트업 활동에 관심, 직접 뛰어든 계기
이혜미 팀장이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사회보는 모습
▲ 이혜미 팀장이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사회보는 모습

[한국공정일보=이가은 기자] 경제신문 등의 언론 매체에서 약 8년간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기자로 활동하다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큰 매력을 느껴 스타트업의 활동에 직접 뛰어든 기자가 있다. 바로 임팩트투자사이자 액셀러레이터인 한국사회투자 이혜미 팀장이다. 

그녀는 2019년 7월, 선한 금융과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사회투자에 입사해 교보생명, 한국전력공사,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등 대기업, 공기업과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홍보를 총괄해 왔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대상으로 PR 및 홍보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정부나 대기업, 공기업 등에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활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현재도 현장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나며 스타트업의 투자와 육성, 그리고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협력에 관심이 갖고 있다.

기자로 활동할 당시에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그리고 스타트업 CEO들을 인터뷰했다는 그녀. 무엇이 그녀의 직업을 바꾸는 계기가 됐을까.

Q. 경제지 기자로 활동하다 임팩트투자사이자 액셀러레이터인 한국사회투자로 전직하면서 커리어를 바꿨습니다. 배경이 무엇인가요?

A. 과거 경제신문 등 매체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취재했었습니다. 재계를 출입하던 당시 SK와 같은 대기업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나 소셜벤처에 투자하고 육성하는 활동을 관심있게 지켜보았고요.

사실 투자를 통해 큰 이익을 쫓아야 할 기업들이, 물론 사회공헌 등 전략적인 부분도 고려가 되었겠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최근엔 더 거세졌지만,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차원의 협업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대기업을 비롯해 정부나 투자가들이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점으로 금융과 스타트업에 주목한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렇게 경제지 기자로 활동하다 지난 2019년 7월, 임팩트투자사이자 액셀러레이터인 한국사회투자를 알게 되었고, 기자 활동에 이어 가야할 길은 이 분야라는 확신에 사표를 제출하고 새로운 길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한국사회투자 소개: 한국사회투자는 2012년 설립된 임팩트투자사 및 액셀러레이터로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비즈니스 조직을 대상으로 투자, 액셀러레이팅, 경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란 창업기업을 직접 선발하고 이들에 대한 보육과 투자로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 기관을 말한다. 한국사회투자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65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과 경영컨설팅을 진행했으며, 그간 서울시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하나금융그룹, 교보생명,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등과 함께 사업을 수행해 왔다.)

 

'CSR, 2030을 만나다' 책 이미지
▲ 'CSR, 2030을 만나다' 책 이미지

 

Q. 스타트업과 ESG에 대한 관심으로 최근 <CSR, 2030을 만나다>라는 책도 냈다고 들었습니다. CSR, 그리고 ESG를 다룬 책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한다면?

A. 이 책은 30대 대기업과 투자사 실무자, 소셜벤처 CEO 등이 모여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임팩트투자 등을 조명한 책입니다. CSR, ESG 관련 분야에 몸담고 있는 30대 현업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최근 환경문제를 비롯한 사회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투자자, 소비자를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CSR과 ESG가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의 진정한 CSR은 어떤 모습인지, ESG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임팩트투자는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책의 저자는 윤한득 CJ대한통운 ESG팀 차장, 이혜미 한국사회투자 홍보팀 팀장, 조수빈 크림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사업부 과장, 김동하 유니클로 홍보실 대리, 원규희 도도한콜라보 대표, 채진웅 중부컨설팅 대표, 고민서 소솜사진관 대표 등 총 7명입니다. 대부분의 저자들이 30대 현업 실무자로서 CSR, ESG와 관련된 대기업과 투자사, 소셜벤처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역할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고민을 담으려 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임팩트투자’를 주제로 다뤘습니다. 임팩트투자란 환경, 빈곤, 교육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에 투자하면서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수익을 함께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말은 2007년 미국의 자선단체 록펠러재단이 이탈리아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최초로 등장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일명 ‘착한 투자’로 불리기도 하지만, 재무 성과도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영국과 미국 등 글로벌 투자시장에선 이미 잘 알려진 투자입니다.

임팩트투자는 선한 자본을 투입해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소셜벤처나 프로젝트에 투자해 사회적가치와 재무적 가치의 창출을 함께 기대할 수 있습니다.

(참고: ESG 투자가 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회피하는 소극적 방식이라면 임팩트투자는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Q.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그리고 최근 화두가 된 ESG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스타트업과 ESG에 빠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심각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정부는 매년 관련 재정을 확대해왔으나 더 커지고 다양화되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특히 현대 사회문제는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져서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과 역할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일회성 기부나 후원은 상황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지속가능한 사회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이 지점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역할이 나오는데요. 정부나 지자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최근 환경, 여성, 노동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소셜벤처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으로 재무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가치도 창출하고 있습니다.

ESG 경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기업들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ESG 투자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할 때 환경적·사회적 영향과 지배구조의 수준을 주요하게 고려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ESG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을 선언, 관련 행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입장에선 ESG 경영을 위해 당장 지배구조를 바꾸기도 어렵고 진행 중인 사업의 환경,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중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많은 기업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고요.

기업은 ESG경영을 위해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 중 ESG에 맞지 않는 사업을 걸러내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의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데, 이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ESG경영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과의 협업 또는 투자를 통해 자사의 사업구조나 밸류체인에 녹여내기 어려운 문제들을 완화하거나 개선할 수 있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거나 기존 사업을 ESG 관점에서 더 고도화할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대기업의 투자와 지원을 통해 자사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대기업과 소셜벤처간 모범적인 협력사례를 통해 생태계도 키울 수 있고 소셜임팩트 창출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ESG가 화두가 된 상황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다양한 사회변화 속에 스타트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고 봅니다. 대기업보다 몸이 가볍기 때문에 더욱 발빠르게 변화에 적응할 수 있었고, 대기업이 어려워하는 ‘혁신’에 가까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며, 이제는 다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인데요. 과거에는 이같은 이노베이션이 대기업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스타트업의 역할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양쪽의 윈윈전략이 더욱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실제로 SK를 비롯해 국내 여러 대기업들이 ESG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앤톡 컨설팅 진행 모습
▲이혜미 팀장(오른쪽)이 핀테크 스타트업 앤톡에서 컨설팅 진행하는 모습

Q. ESG가 화두가 된 상황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과의 협업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이에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의 ESG에도 관심도 높아졌는데, 규모가 작은 조직일 경우 이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A. ESG가 화두여도 여전히 국내에선 혼란이 있고 정책 및 제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도기적인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대기업에게도 어려운 ESG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더욱 더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ESG에 대한 준비는 중장기적으로는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스타트업도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ESG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인 것이고, 기업 입장에선 리스크를 해소해 투자를 잘 받고 기업 경영을 안정적으로 영위해 돈을 더 잘 벌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선진국이나 유명 글로벌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조직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ESG는 준비 자체만으로도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확대와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스타트업이 파트너로서 투자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정부나 지자체, 대기업, 투자사 모두가 ESG에 관심이 있는 상황이고요.

이미 생각보다 빠르게 국내에서도 정부나 금융권에서 ESG를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자는 차원이 아닌, 실제 기업 경영과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리 잘, 대비하고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정부, 기업, 투자자 뿐 아니라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사회에 해가 되지 않는 기업이라는 점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Q.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임팩트투자, 그리고 ESG 현장에 있으면서도 여러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소셜생태계 내 30대 실무자로서 임팩트투자와 ESG의 미래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선한 자본과 선한 금융이란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소셜생태계의 많은 전문가와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들이 고민한 질문이었고, 제게도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에 회의를 느낀 많은 분들이 답을 찾은 곳은 바로 임팩트투자였습니다.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만들면서 돈까지 벌어다 주는 임팩트투자, 이게 정말 가능할지, 우리 미래의 투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현업에서 막 걸음을 뗀 저 역시 고민이 많고 현장에서 하나, 둘 배워가는 입장이지만 선한 금융, 그리고 임팩트투자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현업의 실무자로서 많은 분들과 임팩트투자의 가능성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어 책을 쓴 부분도 있었습니다.

국내 임팩트투자는 초기 단계로 해외처럼 활성화가 되기까진 아직 멀었지만 글로벌 흐름이나 최근 국내의 추세를 보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있고 기업들 역시 자신들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금융과 투자, 그리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기업의 사회적가치가 자연스럽게 이윤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과 생존에 가장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자와 소비자부터가 좋은 기업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요. 실제 불과 1, 2년 전보다 저희와 같은 임팩트투자사를 찾는 대기업이나 투자사, 스타트업, 언론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임팩트투자는 사회문제들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체계이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응 체계가 될 것입니다. 임팩트투자는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큰 물결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되고 있는 임팩트투자, 이제 우리는, 투자자는, 소비자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의 선택이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갈 것 같습니다.

Q. 기자출신으로 CSR, ESG 업계로 전직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앞으로 하고자 하는 중장기적인 목표와 방향은?

A. 현재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에 몸담으면서 핀테크, 헬스, 환경, 바이오, AI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큰 틀에선 앞으로도 사회문제 해결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는 기자출신의 홍보팀장으로 PR이나 브랜딩, 홍보마케팅 차원에서 도움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들이 현재 생태계에서 어떠한 전략으로 자리잡아야 하는지, 자사의 CSR과 ESG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대기업과의 협업에서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 이노베이션과 협력에 관해서도 함께 많은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 이혜미 한국사회투자 홍보팀장은?

경제신문에서 8년간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취재했다. 2019년 7월, 선한 금융과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임팩트투자사이자 액셀러레이터인 한국사회투자에 입사했다. 교보생명, 한국전력공사,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등 대기업, 공기업과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홍보를 총괄했으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PR 및 홍보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이들의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액셀러레이팅에 관심이 많다. 아울러 대기업과 스타트업과의 상생 및 ESG 전략을 공부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