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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공정위에 불만 토론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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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공정위에 불만 토론한 사연
  • 김남국 기자
  • 승인 2021.09.25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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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측, 대우조선해양 매각 장기전...‘부분 매각’으로 갈 수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한국공정일보=김남국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날 이 회장은 “EU 경쟁당국이 아마존이나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 하면 미국 경쟁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보호하지 않느냐”며 “그런데 우리는 그냥 기다리고 앉아서 다른 나라가 하는 걸 보고 (결정)하자는 기분이 들어 심히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 산하기관인 산업은행 수장이 정부 부처를 공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이 회장이 공정위에 쓴 소리를 내 뱉은 것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가 지지부진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가 EU 결합심사 지연으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EU 측이 내건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LNG 사업부문 매각 또는 계열사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해석마저 나왔다. 당초 어렵지않게 될 것으로 예상되던 결합심사는 무려 2년여 시간이 지나도록 우리나라와 EU, 일본의 경쟁당국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EU의 경우 LNG운반선 시장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해 구조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U측이 완강하게 버티면서 심사가 장기화되자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은 그룹 지배구조에 있어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차기 총수로 꼽히는 정기선 부사장 체제 전환에 나선 상황이다.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아래 대우조선,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구조 완성으로 정 부사장에 힘을 실어 주고자 하지만, 딜이 무산될 경우 미래 미전 제시라는 총수 자질에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EU 경쟁당국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EU측은 LNG 운반선 시장에서의 독과점 가능성을 중요시 여기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LNG 사업부문 매각 또는 자회사 정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시장에서는 LNG 사업부문만 따로 매각하는 방안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만큼 자회사 정리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삼호중공업 등 지분 정리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위기감이 커지자 공정위를 통해서라도 EU측 동의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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