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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규제 당하는 카카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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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규제 당하는 카카오 서비스
  • 정형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9.27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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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와 네이버가 연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카카오를 타깃으로 진행되는 규제에 네이버 주식이 덩달아 폭락하는 것만 봐도 카카오와 네이버가 궁극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동일한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지난 호 필자가 쓴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초대’에서 살펴보았듯, 시장의 강력한 지배자가 된 플랫폼 사업자들은 확보된 막강한 유저를 바탕으로 손대는 사업마다 절대적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지분 100%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사업 범위를 금융업으로 확대한 것을 두고 금융 그룹이 계열사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하다는 금산분리법의 기준을 적용하여, 카카오의 목줄을 움켜쥐려는 정부의 시도가 연일 기사화 되며 진행 중이다.

그 규제의 논리가 무엇이냐는 것과는 별개로 플랫폼 비즈니스의 막강한 영향력과 시장지배력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상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의 독과점 구조를 통한 독주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독주 그리고 견제

카카오톡은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새로운 서비스들을 추가하고 있다. 메신저 앱으로 출발한 카카오톡이 지금은 ‘My 뷰’라는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와 각종 생활 서비스를 하나로 결합해가고 있으며, 카카오쇼핑을 아무런 노력 없이 전 국민의 카카오톡 메뉴 하단 우측 금싸라기 위치에 배치해 스리슬쩍 그 기반을 확산시켰으며, 더보기 기능에는 지갑을 비롯한 메일, 게임, 캘린더, 티켓 등 온갖 서비스가 포진되어 있다. 

이미 부지불식간에 전 국민의 핸드폰 속에 진출한 카카오쇼핑은, 다른 경쟁사의 고객 확보를 위한 막대한 광고 및 투자 비용과 비교했을 때 거의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소비자의 구매 채널로 자리 잡은 것이다.  

아직 카카오는 카카오쇼핑에 주력하고 있지 않지만 쇼핑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순간, 기존 플레이어들과의 치열한 시장 싸움이 전개될 것이고, 다른 어떤 경쟁자보다 우수한 결제수단도 카카오쇼핑의 강력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모든 정비를 구축하고 시장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 서비스를 킥오프(Kick off)하려는 바로 지금, 사업 전체에 찬물을 끼얹은 실수가 있었으니 바로 카카오택시의 콜비 인상이다.  

지금은 영향력이 약간 줄었지만,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부터 택시기사들은 오프라인의 막대한 인플루언서이다.

이들을 통해 카카오가 카카오택시의 서비스 요금인상으로 국민적 비난을 직면하게 된 것을 보면, 카카오택시의 콜 수수료 인상 추진 시점은 시의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인상률 또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가랑비에 옷이 흠뻑 젖는’ 것처럼 서서히 스며들기보다 ‘소낙비를 퍼부어 해갈을 한 방에 해결’하려다보니 나온 성급한 전략인 듯싶다. 

◆ 비 온 뒤 화창

당분간 카카오는 국민적 견제를 피할 수는 없을 듯 보인다. 그렇다고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경쟁자를 찾기도 어렵다. 전 국민은 카카오의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고, 유저들은 이미 유치원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벗어날 수 없을 만큼 견고히 록인(Lock-In) 되어 있다. 

이번 규제는 카카오 측의 공익적 사업 확대와 정부 기관의 적당히 손봐주는 식, 그 중간지점에서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의 시대, 플랫폼을 가진 자가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플랫폼 지배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 서비스에 빠져버리면 벗어날 수 없다. 

이제 그만 먹어야지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손이 먼저 가서 먹고 있는 스낵이나 팝콘처럼, 이미 고객의 생활습관이 해당 서비스에 완전히 중독된 것과 같다.

카카오의 일부 서비스를 외부에 매각을 하던, 지배구조를 다르게 가지고 가던, 오늘 시장에서 이미 공룡이 된 기업을 정부주도로 견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카카오의 일기예보는 ‘비 온 후 서서히 갬’이 예상된다.​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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