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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안중근 의사 순국 112주기를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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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안중근 의사 순국 112주기를 앞두고
  • 안태근
  • 승인 2021.12.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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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련시 여순구 상양가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 중국 대련시 여순구 상양가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j형, 요즘도 학교 강의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군요? 스산한 동절기에 맘조차 심란한 계절입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해 인터뷰 한 것이 벌써 십 년이 되어갑니다. 나로서는 유해 매장지에 확신을 갖고 안 의사의 뼈대 찾기(유해 발굴)에 십년 세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혹시 네이버의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카페는 들어보셨나요? 2011년 3월 12일 시작한 우리 사업회의 회원 카페입니다. 지난 10여 년간의 사업회 활동에 대한 모든 기록이 담겨있습니다.

나로서는 1990년에 처음으로 안중근 의사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30여 년간 안 의사의 뼈대찾기를 생각했다지만 전문가로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계신 j형에 비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안 의사 순국 112주기를 앞두고 안 의사의 뼈대가 아니라 뼈 한 조각이라도 찾을 수 있는지 조바심 내며 안중근 의사의 뼈대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과연 안 의사의 유해는 우리를 기다려줄 것인지... 낮이면 거리에 전단지 뿌리고 밤이면 이 궁리 저 궁리로 밤늦도록 10년간을 소일했습니다. 방송에 출연하여 인터뷰한 것이며 각종 신문이나 잡지에 인터뷰며 기사화가 수두룩하게 나왔지만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멀어져만 가고 있고 아마도 의사의 유해발굴을 외치는 마지막 단체이며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녕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야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보훈처의 황기철 처장은 지난 하얼빈 의거 112주년 기념식에서 2022년에 안 의사 유해발굴을 하겠노라 말했습니다. 하도 많이 듣던 말이긴 하지만 또 기대를 해봅니다. 적어도 어떤 경과를 거쳤는지 지난 경위과정을 설명해주어야 하는데 그런 말은 빠지고 원론적인 말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불안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황 처장의 말이 실천되도록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결국 이 일은 국가보훈처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일이기에 한 가닥 기대를 가져봅니다.

j형, 그곳에서 자문비며 회의비며 받았을 식자층, 소위 전문가 층들이라고 할 수 있는 고귀하신 분들의 마음은 어떤지 정말 궁금합니다. 안 의사의 뼈대(유해)가 여순구 상양가 뒷산 지역에 없다고 정말 학자로서 그렇게 자신이 있습니까? 한 번도 발굴 작업을 하지 않은 그곳이 정녕 안 의사의 뼈대와 관련 없는 곳이라는 확신을 하고 있습니까? 이런 저런 많은 사람들이 지목하는 그 곳을 아니라고 부정할 것만 아니라 "그렇다면 한 번 발굴해 봅시다"라고 공무원을 설득해야 할 당신은 전문가 아니십니까?

혹시나 안 의사의 뼈대가 영원히 발굴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은 아닌지요? 이렇게 꼬인 일이 어디 있을까요?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있을 것이고 실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행착오 속에 우리는 발전하고 성숙되어 가는 것 아닙니까? 2008년, 발굴의 실패가 아직도 심적 부담으로 남아 있습니까? 벌써 13년이 흘렀습니다. 며칠 후면 곧 14년을 맞습니다. 일이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라면 진작에 완수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백 번 실패할 지라도 한 번의 성공을 위하여 생각을 바꾸어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합니다. 제가 지목하는 안중근 의사의 매장지인 상양가 지역은 이미 고 김영광 전 의원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안 의사의 묘터로 지목했던 지역입니다. 아니라고 백 번을 이야기 하는 것보다 '그렇다면 한 번 발굴하여 봅시다!'라고 열린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지요? 저는 이 발굴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고 지금까지 그 어떤 지원이나 후원 없이 온 몸을 바쳐 활동하여 왔습니다. 그만큼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먹물들이란 표현은 가진 자, 아는 자들의 꽉 막힌 생각을 빗대어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는 만큼 모두가 따르도록 나서 주십시오. 책을 많이 읽은 만큼 더 애써주시고 무지한 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십시오. 만에 하나라도 자신이 없거든 먹물 티를 내서는 안됩니다. j형이나 나나 안 의사의 묘 추정지를 발굴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미지수입니다. 미지수에 대한 도전만큼이나 두려운 것은 많습니다. 먹물들은 잃을 게 많지만 저는 잃을 게 없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평생의 일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일 수 있습니다. 모든 게 미지수지만 저 또한 뜻한 바를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실천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지만 학자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j형의 한 마디는 파급력을 갖고 있습니다. 황기철 처장의 말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담당 공무원들에게 "어서 해봅시다." 권유하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j형은 전문가이고 j형의 말 한 마디에는 힘이 있을 것입니다. 공무원들이 일정에 따라 추진할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십시오. 일 안 하는 위원회는 필요 없습니다. 일하도록 격려하고 권유해 주십시오.

더 이상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벌써 112년, 이제는 발등에 불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국의 땅 아래에서 서서히 부패되어가는 안 의사의 뼈대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부디 혜량하시어 지금이라도 행동으로 보여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안태근 (전 EBS PD, 안중근의사뼈대찾기사업회 회장)
▲ 안태근 (전 EBS PD, 안중근의사뼈대찾기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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