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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희생과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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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희생과 봉사
  • 안태근
  • 승인 2022.01.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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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하나 열 개를 하나 힘든 건 똑같다”는 강대희 CEO
▲ “하나를 하나 열 개를 하나 힘든 건 똑같다”는 강대희 CEO

새해 목표를 '희생과 봉사'로 잡았다. 어려운 시기에 당연한 일일 수도 있는데 무슨 거창한 새해 목표냐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거룩한 말이 어디 있을까?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생활을 해야 하는데 '희생과 봉사'는 이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희생과 봉사'가 꼭 이웃돕기 차원은 아니다. 가정 내에서도 '희생과 봉사'는 아주 중요하다. 귀찮은 일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 스스로 나서는 것이다. 웃음이 꽃피는 화목한 가정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솔선수범하는 자세야 말로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이끄는 원동력이다.

소득은 없고 돈을 쓰며 애를 써야 하는 모임이나 학회, 협회의 장을 뽑는 시기가 되면 서로 양보(?)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누군가는 맡아주어야 하는데 결국은 '희생과 봉사' 정신이 필요하다. 나이를 먹다보니 나 역시 올해 새로이 두 개의 단체장을 맡게 되었다. 나는 이미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등 각기 성격이 전혀 다른 세 개의 단체를 이끌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두 개의 단체장을 더 맡게 되었다. 직함 따위에 관심이 없던 내게는 전혀 의도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할 만하고 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에 추대된 것이다. 능력자는 아니지만 누군가 나서지 않으니 결국 내 차지가 되는 것이다. 나 말고도 내 경우와 비슷한 예는 많을 것이다. 나라고 '희생과 봉사' 정신이 투철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살다보니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즐거운 마음으로 맡는 것이 그나마 스트레스를 덜 받고 할 수 있다.

영화배우 출신으로 미국으로 이민 가서 성공한 식당 체인점의 CEO 강대희 회장의 일화이다. 그와 뉴욕에서 만난 지 벌써 10년이 됐는데, 당시 그의 '포호아32' 식당은 직영점만 7개이고 감나무집이라는 한식당과 스쿨존이라는 식당까지 모두 열 곳을 직영하고 있었다. 미국에 온지 45년, 영화배우로서의 삶을 마치고 태권도장을 운영 후 요식업을 시작해 지금의 사업체를 일구었다. 그야말로 맨손으로 일군 성공담으로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자수성가의 표본이다.

그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으니 "주변의 도움"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열 곳을 관리하려면 어렵지 않느냐?" 물었는데 그 분의 답은 "하나를 운영하나 열 개를 운영하나 힘든 건 마찬가지이다"라는 답이다. 참으로 일리 있는 답이라고 절로 끄덕여졌다. 그 분이라고 처음부터 성공한 인생은 아니었다. 빈손으로 건너가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새벽장사를 나가고 하루를 몇 가지 직업인으로 살다보니 이루어낸 것이다. 그 분의 말처럼 열 개는 아니라도 절반 정도라면 맡아서 무난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 기왕에 정한 것 시간을 쪼개고 신경을 써볼 요량이다.

'희생과 봉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단은 마음의 여유이다. 금전적인 것이 해결되어야 하는 건 부정할 수 없고 적은 수입이라도 삶이 해결된다면 주변을 둘러볼 일이다. 최저생활 대상자로 국가의 보조를 받는 어떤 이의 말을 들어보니 월 70만 원으로 생활을 하며 불우한 이웃돕기에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고 한다. 그의 낙천적인 성격 탓이기도 하겠지만 최저 소득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여유롭기에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로 인해 각박해진 요즘에 더 돋보이는 그의 철학이다.

이전에 소개했던 컬럼의 주인공인 '엄OO' 여사처럼 신세질 수 있다면 최대한 신세를 지고 되갚으면 되겠지만 주변의 시선과 꽁꽁 닫힌 마음이라면 지금의 이 난국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희생과 봉사'야 말로 이 난국을 헤쳐 살아남을 수 있는 가진 자들의 지혜이다. 부디 서로를 돌보며 사랑과 보살핌이 꽃피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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