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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내 아바타가 입는 옷이 내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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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내 아바타가 입는 옷이 내 옷
  • 정형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1.30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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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월드
▲ 싸이월드

머지않아 우리는 현실세계보다 가상세계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각종 모바일 기기를 통해 가상세계에 한발 들여놓고 있다. 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주식투자, 금융거래, 온라인학습, 게임, 뉴스검색 등 온라인에서 하는 활동이 생활 일부분이 됐다. 

몸에 필요한 에너지 보충만 현실에서 할 뿐 그 외 많은 것들을 가상세계에서 하고 있다.

가상세계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고, 현실세계와의 경계 또한 모호해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다 게임 속의 싸움이 현실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뉴스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 아바타가 곧 나

지난 11일자 부산일보에 따르면,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93개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채용 전형’에 대해 조사한 결과, 41.6%가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기업은 채용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에서도 가상세계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가상세계에서 미팅을 진행하고, 협상을 하며,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하나둘씩 현실화함으로써 미팅을 준비하는 시간적, 물리적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계약 시에는 블록체인을 통해 신뢰성까지 담보할 수 있게 됐다. 

업무 편의성 및 효율성 향상과 함께 가상세계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각종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시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를 누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내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된 성별, 키, 얼굴, 몸무게 등 외모까지도 다시 창조해낼 수도 있다.

한해 한해 나이 들어가면서 잃게 되는 건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가장 행복했던 시점으로 언제든지 돌아가 그 시간대에 머물 수 있는가 하면, 선천적인 장애까지도 완벽히 극복 가능한 세상이 머지않았다고 본다. 바로 가상세계에서 말이다. 

 

◆ 메타버스는 또 하나의 현실

영화‘아바타’의 한장면
▲ 영화‘아바타’의 한장면

우리는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를 보면서 가상으로 만들어진 나비족의 세상에 인간이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또 하나의 삶이 존재할 수 있음을 간접 경험했다. 그리고 이는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만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SK의 ‘싸이월드’에서 시작해 NAVER의 ‘제페토’까지 연결되는 메타버스는, 처음에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이미지로 우리 앞에 등장했으나 앞으로 전개되는 ‘메타버스’는 전혀 새로운 모습일 것이다.

그 안에 존재하는 세상은 전 인류에게 또 하나의 자아를 만들도록 할 것이다. 그 정교함은 얼마 전 TV 광고로 유명해진 신한금융의 사이버 모델 ‘로지’ 이상의 사이버 인간의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그때쯤이면 가상현실은 IT 기술의 발달과 VR 기술의 발전을 통해 우리의 오감을 완전히 장악하게 될 것이고, 현실세계는 물리적 신체만 보관하는 공간으로 전락하며, 메타버스에서의 삶이 현실세계 이상으로 중요해질 것이다. 

신한금융의 사이버 모델 ‘로지’ 
▲ 신한금융의 사이버 모델 ‘로지’ 

◆ 어디서든 특별해지고 싶은 본능

메타버스에서도 의식주가 구현될 것이고, ‘의’에 해당하는 패션 영역 역시 현실과 같이 활성화될 것이다. 

사이버상에서 패션은 가상의 의류임에도 디자인이 입혀지고,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이 앞다투어 사이버 제품을 내놓으며 부가가치가 형성되는 등 사이버 패션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

그들은 점점 더 마켓을 확장해 나갈 것이고, 사이버 세계의 시장 규모는 급속히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싸이월드에서 그리고 제페토에서 사이버 ‘미니미’와 제페토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 패션 아이템을 구매한 경험이 있고, 더욱 특별하게 보이고자 고가의 아이템 구매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불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제페토에는 구찌, 디올, 랄프로렌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있으며 관련 아이템을 제작해 월 1,500만 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구찌와 MLB는 실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옷을 제페토에서 캐릭터 옷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크리스찬 부루탱은 지난해 가을 제페토에서 신상 컬렉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블랙핑크, 있지(ITZY) 등의 인기 가수들도 제페토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기업들은 K-POP 그룹과 협업을 통해 아이돌이 입은 무대 의상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판매를 거쳐, 이제는 메타버스 캐릭터에게 입힐 아이템 개발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메타버스 패션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정품인증이 더욱 명확해질 수 있고, 가품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와 연계해 시너지 판매도 가능하다. 

제페토에서의 거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향후 사이버 세계의 패션 아이템은 실물보다 더 정교해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패션 시장이 증강현실 VR 기술과 융합해 예측 이상으로 변화할 것으로 입을 모은다. 

패션은 섬유의 한계에서 벗어나 IT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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