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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문기 아들의 울분 "父 발인날, 이재명 산타 복장에 춤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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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문기 아들의 울분 "父 발인날, 이재명 산타 복장에 춤춰"
  • 김충식 기자
  • 승인 2022.02.2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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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
▲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이 23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이 23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공정일보=김충식 기자]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이 23일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해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어떠한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김문기 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이 후보의 거짓말 배경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김문기 처장은 지난 2021년 12월 21일 오후 8시 30분 쯤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처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던 2015년 3월 내부심사 위원으로 민간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한 인물이다. 당시 공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에 지원한 컨소시엄 3곳을 대상으로 두 차례 평가를 벌였다. 공사 내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절대평가, 외부 심사위원과 내부 인사 일부가 참여하는 상대평가가 이뤄졌는데 김 처장은 유한기 전 본부장, 정민용 당시 공사 투자사업파트장과 함께 두 평가에 모두 참여했다. 심사 결과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김 처장은 대장동 사건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조사를 거듭할수록 자신에게 모든 혐의를 덧씌우는 분위기를 감지한데다 내부에서 중징계까지 받으며 주변에 괴로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은 검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족들에게 “조사가 진행될수록 모두 내가 한 것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 측이 지난 2016년 대장동 개발사업부지 용적률을 기존 180%에서 185~195%로 상향하는 내용의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인가’ 건을 추궁하며 김 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 이재명 성남시장(왼쪽)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오른쪽) 모습
▲ 이재명 성남시장(왼쪽)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오른쪽) 모습

아들 김모 씨는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가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도 알고 있었다는 정황 자료를 공개했다.

김씨는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버지 발인 날이었다. 그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 모습을 80대 친할머니가 TV를 통해 보고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해 12월 24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산타 옷을 입고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바 있다.

▲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재명C와 혜경C가 부른 코로나19 극복 응원 영상' 제작보고회에서 이재명 후보자 부부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영상메시지를 선공개 했다. 사진은 산타 복장을 한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 부부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스틸컷.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선대위
▲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재명C와 혜경C가 부른 코로나19 극복 응원 영상' 제작보고회에서 이재명 후보자 부부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영상메시지를 선공개 했다. 사진은 산타 복장을 한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 부부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스틸컷.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김씨는 "그것을 보고 우리 가족 모두가 한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던 이 후보는 이제는 자신이 알지 못하던 타 후보 선거당원 빈소에는 직접 찾아가 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저는 온 국민이 궁금해하는 대장동 게이트의 윗선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단 한 가지 너무 궁금하다. 이 후보는 왜 아버지를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이 함께했다. 권 의원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동행한 호주 출장 사진 등을 추가 공개했다.

국민의힘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고 김문기 처장 유가족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고 김문기 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 국민의힘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고 김문기 처장 유가족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고 김문기 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마주 앉아 식사하는 사진, 뉴질랜드 오클랜드 앨버트 공원에서 이 후보와 김씨가 손을 잡고 있는 사진 등이었다.

당시 김 전 처장이 딸에게 보낸 영상에서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한 발언도 공개됐다.

▲ 국민의힘이 공개한 고 김문기 연락처 기록
▲ 국민의힘이 공개한 고 김문기 연락처 기록

유족이 제공한 김 전 처장 휴대전화 연락처 기록에는 이 후보가 '이재명 변호사'로 2009년 6월 24일 저장돼있다고 권 의원은 지적했다.

권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이 예고된 후에 민주당 관계자들이 고인 가족들에게 많은 전화를 했다고 한다"며 "용기를 내 진실을 밝힌 유족에 대해 정신적 압박과 언어적 폭력을 행사할 경우 보복 범죄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 장남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저는 김문기 처장의 아들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작년 12월 21일 당신이 젊음을 바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당일 21일 20시 저는 '아버지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어머니 전화를 받고 불길한 예감에 바로 차를 타고 성남도시개발공사로 향했습니다.

차로 이동하면서 회사 직원에게 연락해 개발사업 1처의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20시 20분경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도착했고 방금 막 문을 연 직원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는 사무실로 뛰쳐 들어왔습니다.

제일 먼저 보이는 아버지의 마지막 뒷모습과 이미 하얗게 변색된 손바닥에 이미 늦었음을 직감했습니다.아버지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제가 직접 아버지를 내렸습니다.하지만 아버지의 참혹한 모습에 더 이상 아버지의 얼굴과 마주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기 까지 망설임이 정말 많았습니다.그러나 저희 가족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발인 날이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조문이나 어떠한 애도의 뜻도 비추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아버지의 마지막 발인 날, 이재명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이 모습을 TV를 통해 보고 80대 친할머니께서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걸 보며 우리 가족 모두가 한 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습니다.아무리 정치라고 하지만 너무 마음이 아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시던 이재명 후보님은 이제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타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의 선거운동원 빈소에는 직접 찾아가 애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이재명 후보님의 연락을 기다리던 저희 가족은 다시 한번 철저한 배신감을 느끼며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저희 가족이 조금이나마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지금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너무나 낯선 곳이지만 그럼에도 이곳에 오늘 제가 선 이유는 아버지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이미 계시지 않음에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끝까지 '정황상', '합리적 의심'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명예를 더럽혔습니다.앞서 공개된 자료로 인해 아버지 명예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보이나, 아직 아버지를 대장동과 관련된 인물로 보는 여론이 있어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이 자리 섰습니다.

아버지는 삼성건설, 동부 등 건설회사에 다니시다 2013년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일했습니다.
아버지는 공사에서 큰 사업들을 연달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며 근무하였고, 대장동 사업을 개발 사업 1처가 맡게 되면서 워낙 큰 사업이라 힘들어 하시기도 하면서 성공적으로 이끌어 잘된 사업이라 생각하시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작년 대장동 의혹이 보도되면서 아버지께 걱정돼 여쭈었더니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는 게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버지는 '법을 어긴 것도, 돈을 받은 적도, 특혜를 받은 것도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대답이었습니다.그때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몰랐던 저는 그런 가 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은 꺼질 줄은 몰랐고 어느새 정치권과 검찰, 언론에서 대장동을 관할한 임원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아버지를 향해 공격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묵묵히 주어진 일에 열심히 일하고 상부의 지시에 성실하게 임했던 죄밖에 없던 아버지는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끝을 모르는 언론의 의혹 제기, 검찰의 수사, 직원을 보호해 주지 않는 회사, 심지어 성남시의회의 징계 압박, 이 모든 것들이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어느 한 개인이 이러한 것들을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겠습니까?

아버지에 대한 의혹 제기가 연달아 보도될 때 제가 아버지에게 왜 억울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지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아버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 아는 것, 기억나는 것이 정말 없을 뿐 더러 지금 상황에서 섣부른 인터뷰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그래도 시장님과 10년 넘게 같이 일한 동료들의 등에 칼을 꽂고 싶지는 않다'고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변호사 시절 때부터 연을 맺고 대장동 사업에 온몸과 마음을 바친 아버지를 이재명 후보님은 빈소는커녕 조의를 표하는 연락 한 통 없고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 이렇게 일관되게 태도를 유지해 왔습니다.저는 온 국민이 궁금해하는 대장군 게이트의 윗선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그러나 단 한 가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왜 어째서 아버지를 모른다고 기억이 안 난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성남시장 재직시절 표창까지 받고 호주 네덜란드 트랩을 같이 가고 유동규 본부장과 함께 골프까지 같이 친 아버지를 이재명 대선 후보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아버지의 아들로서 정말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대장동 게이트가 터지고 힘들어하셔서 정리되면 바닷가 근처에서 조그맣게 부동산이나 하나 차려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던 아버지는 더 이상 저희 가족 곁에 없습니다.

추후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그럼에도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못합니다.저는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아들로서 그저 아버지의 억울함이 풀리고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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