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3 20:52 (화)
[안태근의 다큐세상] 프렌차이즈 가마치 통닭의 김재곤 회장 ③
상태바
[안태근의 다큐세상] 프렌차이즈 가마치 통닭의 김재곤 회장 ③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3.08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산 본사 작업장에서 김재곤 회장
▲ 예산 본사 작업장에서 김재곤 회장

[한국공정일보=안태근 칼럼니스트] 가마치 통닭의 김재곤 회장의 세 번째 인생이야기이다. 1종 운전면허증을 따고 핸들을 잡은 그에게 다시 시련이 닥쳐왔는데 자신의 실수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26세였던 1984년, 교통사고 누명을 쓰고 복역 중에 읽은 성경 구절에서 신앙적 깨달음을 체험하게 된다.

당시 주택가 길에서 중학생 둘이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다가 주행 미숙으로 자신이 몰던 차를 지나 주차하던 택시를 들이받고 나뒹굴었다. 심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사고가 틀림없었다. 그래도 내려서 살펴봤어야 하는데 옆자리에 앉은 나이 많은 직원이 그냥 가자고 서둘러 그곳을 떠났다.

그런데 귀가 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고 그는 몰던 차를 갖고 출두했다. 그의 차에는 아무런 충격의 흔적이 없었지만 그에게는 뺑소니범의 혐의가 쓰였다. 급조된 가짜 증인의 증언이 그를 뺑소니범으로 몰았다. '세상에 날벼락도 유분수이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사건은 일사천리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사고 학생 중 한 명이 진실을 진술했다. 그러나 그것도 무시하고 사건은 조작되어 재판이 시작되었다. 좁은 구치소의 방에서 마냥 갑갑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에게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바로 마태복음 6장 14~15에 쓰인 용서의 말씀으로 그 구절이 그의 가슴에 와 닿았다. 용서... 그는 새로운 경험을 하며 복수심이 눈 녹듯 스르르 녹아내렸다. 결국 그는 그의 무고를 알고 있었던 판사 앞에서 자신이 사고를 내고 뺑소니 쳤다고 거짓 증언을 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내려놓으니 순순히 나온 말이었다. 순간 재판정에는 적막이 감돌고 이어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들렸다.

판사 앞에서 자기 죄라며 순순히 없는 죄를 인정하자 판사도 놀라며 그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의 증언이 거짓임을 판단한 판사는 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그는 구치소를 나올 수 있었다. 그의 용서는 실로 위대한 승리였다. 그에게는 새로운 자각이었고 인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누명이 일깨운 용서와 화해의 삶이 그의 새 인생을 밝혀주었다. 이는 그의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된다. 그는 출소하자마자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거래처의 지인이 소개한 한 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운명의 여인을 만나게 된 것이다. 아무 것도 볼 것 없는 자신을 좋아해준 여인은 현재의 부인이다.

그는 1985년에 결혼을 했다. 아내는 섬유회사의 경리로 일하였는데 그를 만나 순수한 마음과 굳은 의지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 신혼여행 후 축의금 2백만 원으로 보문동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맞벌이를 하면서 이사를 다니며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육촌 형의 가게에서 일하며 지방의 농장에서 닭을 사와서 도계해서 납품을 했다. 그리고 1987년도부터 용산의 친척가게에서 장사를 시작해서 하루에 100마리를 팔았다. 그러던 것이 녹번동의 가게로 확장하여 옮겨 매출이 점점 늘어나며 만오천 마리까지 팔게 되었다.

부모님은 시골서 빈손으로 상경하여 시장에서 닭장사를 하며 새 삶을 일구었다. 그 곁에서 보아온 일들이 당시 그를 닭 사업자로 성장시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는 성장하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서 신앙인으로 거듭났다. 출소 후 닭 관련 일들이 천직이 되어 누명이 일깨운 용서의 마음으로 사업을 하며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개척해 오늘에 이르렀다. 빈손으로 오늘의 사업을 일군 그는 입지전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 안태근 박사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