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4 19:43 (수)
[정형욱의 유통칼럼] 이제는 시니어가 나설 차례
상태바
[정형욱의 유통칼럼] 이제는 시니어가 나설 차례
  • 정형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3.19 1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이 오고 있다. 봄은 생명을 상징한다. 가을과 겨울 동안 잠들었던 모든 것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얼어있는 땅을 열고 초록의 싹을 틔우듯 그야말로 생명이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고 있다. 

무거운 외투를 벗고 좀 더 멋있게 입고 싶어지는 계절, 시니어들을 위한 패션은 어떤 모습일까.

◆ 젊게 입어야 센스 있다고?

보통 패션의 리딩은 젊음으로부터 야기되는 듯하다. 연령대가 높은 사람이 젊은이들의 패션을 흉내 내면 패션 감각이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무신사 광고에서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 창시자인 ‘커넬 센더스’가 수십 년간 고수해온 하나의 패션 스타일, 하얀색 정장을 과감히 던져 버리고 새로운 패션을 시도하는 모습이 연출된 것을 보았다. 

광고에서 ‘커넬 센더스’가 그의 상징과도 같은 하얀색 정장 대신 젊은이들의 패션 스타일로 변화를 줬을 때 모두가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패션은 그 시대 젊은이들의 감각을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창의적이고 멋진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감한 색감과 자유로운 스타일을 적용하고 기성세대의 스타일을 벗어 버려야만 패셔너블하고 멋스럽다는 시각은 과연 옳은 것일까?

젊은이들에게는 그들만의 패션이 있고, 중장년층은 또 그들에게 어울리는 패션이 따로 있다.

관심을 끌기 위해 이벤트를 목적으로 파격적인 색감과 디자인의 옷을 입을 수는 있지만, 이때 전제조건은 주목받기 위한 이벤트라는 점이다.

나이에 맞지 않게 아들, 딸, 손자, 손녀들처럼 옷을 입고 일상생활을 한다면 한두 번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패셔니스타라는 칭송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 나이에 안 맞는 옷을 입고 다닌다면 이내 철딱서니 없는 어른으로 매도되고, 이질적인 패션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까지도 눈살을 찌푸리게 될 것이다. 

무신사 X KFC 콜라보
▲ 무신사 X KFC 콜라보

 

◆ 패션 감각은 곧 균형감

그럼 나이에 맞게 옷을 입는다고 무조건 패션 감각이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이것만을 패션 감각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예를 들어 스무 살 때는 아무것도 꾸미지 않아도 되는 그 나이때만 가능한 패션이 있다. 티셔츠에 청바지만으로도 그들의 젊음은 충분히 찬란하리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쉰, 예순 때는 다르다. 이때는 얼마만큼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차이가 발생한다. 

패션은 작은 아이템에서 시작한다. 반지, 팔찌, 그리고 셔츠의 작은 소품으로도 충분히 타인과 차별성을 연출할 수 있다. 

소품이 꼭 비싸야 할 필요는 없다. 패션은 피부톤과 헤어스타일, 그날 착장한 신발과 드레스에 따라 충분히 자기를 달리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언밸런스, 즉 불균형이다.  

패션 언밸런스는 색감과 핏감으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남성복에서는 상의와 하의간 색감의 밸런스, 재킷과 셔츠의 색감 밸런스, 구두와 바지의 색감 밸런스가 중요하다. 

색상의 언밸런스는 아무리 좋은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영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다. 또한 피부톤과 셔츠와의 색감 또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핏감에 대한 언밸런스는 아무리 조각같은 몸매라도 자칫 비만처럼 보일 수 있기에 체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핏감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게다가 나이 들수록 더욱 핏감을 챙겨야 한다. 

풍만한 몸매를 감추려고 더 풍만한 드레스를 갖춰 입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럴 때일수록 시선을 분산시키는 작은 소품들과 포인트를 두어, 본인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 시니어들의 진정한 멋을 보여줄 때

젊은 시절 절약과 저축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지만, 나이든 시니어의 소비는 미덕이다. 

자신을 위한 패션 투자는 그동안 힘들게 지나온 삼사십대의 치열했던 시절에 대한 작은 보상일 수 있다. 옷 몇 벌 더 산 것을 후회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로 인해 성큼 찾아온 봄의 신선한 활력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경기는 위축되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줄어들고, 여전히 대학가는 온라인강의로 인해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봄의 싱그러움을 잃어가고 있다. 

이럴 때는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는 시니어들이 소비를 주도해 봄도 좋을 듯하다. 

무신사 X KFC 콜라보
▲ 무신사 X KFC 콜라보

이번 봄에는 늘 입던 점퍼에서 벗어나자. 그리고 늘 입던 체크무늬 셔츠도 벗어버리자. 지금껏 해오던 스타일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진정 멋을 즐기는 봄을 맞이해보자.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눈을 잠시 돌려보자. 백화점 매장에 디스플레이된 스타일링을 그대로 흉내 내보고, 천편일률적이던 검정 양말과도 이별을 하고, 뒷굽 닳은 신사화도 이제 벗어버리자. 

정장은 완벽하게 멋을 낼 때 입을 수 있는 최상품만 남겨두고 출퇴근 시 입던 생활 정장은 과감하게 정리하자.

소비야말로 최고의 경기회복 원동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움츠렸던 자신에 대한 패션 투자를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시작해 보자.

패션은 컬러, 디자인과 더불어 주변과의 매칭도 중요하다. 시니어의 패션은 옹색함에 있지 않다. 올봄을 맞아 신상으로 두세 벌 정도 세트로 착장을 준비한다면, 그 시도로부터 이미 봄의 패션은 시작되는 것이다. 

시니어의 패션 감각은 노출과 절제, 화려함과 차분함, 그리고 때와 장소에 따른 적절한 아이템으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봄이 오고 있다. 우리의 패션도 봄의 기운을 받아 변화를 시도하자. 

꽃들이 형형색색의 아름 다운 색상으로 꽃잎을 피워 나비와 벌들을 유혹하듯, 시니어 패션도 겨우내 입어왔던 검정색 일변도에서 점차 밝고 따스한 색상으로 변화를 주자. 

봄은 파스텔톤 컬러로 패션을 물들이고, 이러한 파스텔풍 색감은 거리를 걷는 동안 우리 모두에게 화사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게 한다. 

이 시대의 패션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젠 시니어가 나설 차례다.​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