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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칼럼] 쌍용차 회생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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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칼럼] 쌍용차 회생에 대한 소고
  •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 승인 2022.04.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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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이번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큰 숙제가 바로 쌍용차의 처리일 것이다. 최근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면서 새롭게 재무장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고 그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자격 미달인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예상했던 대로 정상적인 인수가 불가능한 부분이 노출된 점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으나 그래도 인수에 성공한다면 정상적인 회생은 어려워도 어느 정도의 기간만큼은 수명 연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올 10월 말까지 법정관리를 연장하여 기간은 벌었지만 이 기간 사이에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어 뼈를 깎는 자구책이 나와야 하고 동시에 재공고를 통해 좋은 투자자가 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간도 짧아서 이전과 달리 반년 안에 모든 것을 결정지어야 하는 만큼 한시적인 수명연장이라 할 것이다.

이전에 쌍용차의 처리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이 도출되었으나 모든 것이 불가능한 언급이었다. 국유화라든지 산업은행이 우선 인수하여 민영화를 하는 방법은 물론이고 위탁생산 활성화, 심지어 현대차가 인수하면 된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언급이 나왔었다. 산업은행은 국민의 혈세로 투자하는 만큼 눈먼 돈이 아니라는 인식이 먼저 있어야 한다. 아껴야 하고 대국민 설득과 명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의 최근 상황이 더욱 안 좋은 것도 문제라 할 수 있다. 특히 쌍용차는 SUV에 한정되어 있고 디젤차 쪽에 특화되어 있는 반면에 미래형인 전기차 등에서는 매우 약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전기차 시대로 본격 접어들면서 기존 내연기관 시스템을 탈피하고자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내연기관 시스템을 유지한다면 시설은 물론이거니와 잉여인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동력이 약한 쌍용차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것은 난제라 할 수 있다.

최근 인수 무산 이후 재공고가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쌍방울그룹 등 얼 기업에서 의향서를 내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특장차 업체인 광림특장차가 있어서 같은 자동차 제작사와 최소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문제는 재정적인 안정화 여부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우도 결국 재정 동원능력이 한계가 커서 무산된 만큼 후발주자들의 재정적인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쉽지 않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의 결정과 법정관리를 벗어나야 한다. 물론 추후 쌍용차의 인수가 목적이 아닌 인수 의향으로 자사의 주식을 불리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을 악용하는 사례는 금융감독원 등 주관기관이 확실히 제어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쌍용차의 문제는 국가에도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온다. 한국GM의 경우 약 8,100억원의 산업은행 지원이 있었지만 특별한 개선 변화가 없었고, GM의 해외 현지 철수로 인한 해당국가의 경제적 영향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향후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현지 공장인 평택지역은 물론 수백 개의 부품사 부도는 물론이고 수만 명의 실직과 심지어 쌍용차 차주에게도 경제적 손실을 주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차종은 애프터서비스 자체도 받기 어려울 만큼 문제는 크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하다. 시장 경쟁논리에 의해 당장은 손을 자르는 아픔이 있겠지만 후에 모두를 위협하는 문제가 되지 않게 미리부터 아픔을 겪게 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의 처방전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쌍용차이지만 향후 한국GM 등 같은 문제점도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서의 준비도 미흡한 부분이 많은 상황에서 강성노노로 인한 임단협 문제 등 고민거리가 충돌하면서 경제적 주름살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국내 제작사 중 그리 큰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로 적지 않다. 방법은 없고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그래도 꼭 살려야 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명도 구조조정 못하는 한계점은 매우 큰 단점이라 할 수 있으나 각자가 최선을 다하여 쌍용차를 살리는 임무에 매진했으면 한다. 미래의 모빌리티 산업에서 특화되고 차별화된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쌍용차가 재탄생하기를 기원한다.

너무 힘든 과정을 거쳐 온 쌍용차다. 상하이, 마힌드라 등 로컬 제작사의 한계와 현재의 법정관리는 이제는 막다른 골목이라 할 수 있다. 회사 구성원은 정부에 기대지 말고 우선 자생적으로 죽을 각오로 회사를 위하지 않는다면 죽는다고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한다면 길은 열릴 것이고 분명히 살아올 수 있는 기회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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