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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NS 의견] "검찰개혁이 곧 민생? 말같잖은 꿈에서 이제 그만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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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NS 의견] "검찰개혁이 곧 민생? 말같잖은 꿈에서 이제 그만 깨어나라"
  • 한국공정일보
  • 승인 2022.04.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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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NS 의견은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등 SNS에서 주목받을 만한 글(개념글)이나 주장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퍼가기 또는 공개된 글에 한해 원 작자의 의견을 공유합니다. <편집자 주>

<민주당 의원님들께, 한 호남 청년이 삼가 고(告)합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은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김우솔입니다.

민주당이 오늘 당론으로 검수완박을 채택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민주당은 원내 절대 다수당이지요. 아마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하는 한, 야당의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5월 9일 전에 이 법은 통과될 공산이 큽니다. 하여, 이 글을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보실 지는 모르겠지만, 소위 '검수완박'이라 하는 형사시스템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수사기관이 그대들 권력자들의 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을 되뇌이며, 그 칼을 막고자 펜을 잡아 글을 씁니다.

저는 앞서 밝혔듯 법학 전공자는 아닙니다. 제 법학 지식이라고는 대학 강의실에서 들었던 몇몇 법 교양 수업과, 학부생들끼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학회에서 체득한 단편적인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전 검찰의 개혁에도 찬동합니다. 검찰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제 부족한 법학 지식과 검찰개혁에 찬성한다는 개인적 생각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님들이 지금 하려 하시는 소위 검찰개혁 방안이라는 것은, 그 '검수완박'이라는 것은 제가 볼 적에 대단히 부적절해 보입니다.

우선 해외의 사례를 드시면서 검수완박을 밀어붙이시는 분들이 많으신 듯 합니다. 물론 해외 검찰의 경우 우리보다 직접수사를 덜 하는 줄로 압니다. 하지만, 대체 해외 어느 선진국이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원천봉쇄하는 내용의 실정법을 제정했는지요. 해외의 검찰은 직접수사를 자제하는 대신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압니다. 허나 민주당 의원님들은 이미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형사소송법에서 삭제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이제는 직접수사 권한까지 없앤다니, 대체 어느 선진국이 이런 식으로 검찰을 운용하는지요.

또 이야기를 들어보니 검찰 수사권이 박탈되면 그 수사기능은 모두 경찰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범위를 6대 중요범죄로 제한하고 나서, 경찰의 사건처리가 매우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민주당은 검찰조서의 증거능력, 이른바 진정성립이라고 하는 것을 경찰의 것처럼 진정내용으로 바꿔서 피고인이 법정에서 진술 내용 부인만 하면 증거능력이 모두 불인정되게 했죠. 그 모든 불편은 시민들이 겪고 있습니다. 이번 계곡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의 경우에도 경찰이 단순히 보험사기미수죄를 적용한 것을 검찰이 보완수사하여 살인죄를 적용한 것으로 압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과연 이런 수사권을 믿고 맡길 만한, 검찰과는 다른 매우 바람직한 조직이었는가 여부는 별개로 하더라도, 검찰 수사권이 박탈된다는 그 자체로 시민들의 불편과 형사사법체계 상 공백은 더욱 더 커질 것입니다. 민주당식 검찰개혁의 목적지는 시민의 불편과 수사망의 공백, 범죄자들이 활보하는 나라인 것인지요.

민주당은 집권 직후에는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그 어느 정부보다도 검찰의 특수수사를 적극 장려했었습니다. 그러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검찰을 개혁한다고 태세를 전환하더니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새로운 수사기관, 공수처를 만들었습니다. 이 기관이 저같은 한낱 대학생의 통신기록까지 뒤질 정도니 얼마나 부적절하고 또한 무능력한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허나 만일 한 수사기관이 민주당 의원님들 말씀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져 권력을 남용할 여지가 있는 것이라면, 그리하여 검찰수사권을 뺏어야 하는거라면, 대체 저의 통신기록을 조회했던 공수처에게는 왜 수사권과 기소권을 둘 다 주셨는지요. 검찰의 권력남용을 비판하시면서, 왜 공수처장은 여야 협의도 없이 단독으로 임명하셨는지요. 어째서 그리 앞과 뒤가 다르신지요.

대체 민주당이 원하는 형사사법시스템이 장착된 나라는 어떤 모습입니까. 황운하 의원께서는 검찰의 현재수사범위에 대해서 '불요불급'의 영역이라고까지 하셨더군요. 의원님들이 바라는 세상은 내로남불이 판치는 세상, 범죄자가 활보하는 세상, 여권 정치인들은 죄를 저지르고도 감옥에 가지 않는 세상인 것인가요. 정녕 그게 맞는 건가요.

오늘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께서는 검수완박에서의 후퇴를 말했습니다. 쉽지 않았을텐데,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 청년정치인의 용기에, 민주당의 양식있는 의원님들은 부디 힘을 보태주십시오. 우리나라의 형사시스템을 무너뜨려 제가 위에서 말한 그런 모습이 현실화되도록 만들지는 말아 주십시오. 검찰개혁이 곧 민생이라는 말같잖은 꿈에서 이제 그만 깨어나주십시오. 3당 합당에 반대했던 노무현 대통령처럼, 결기를 가지고 할 말은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이 악법을 제발 막아주십시오.

끊임없이 저를 실망시키셨지만, 그래도 민주당 의원님들에게, 다시한번 노무현 정신을 기대합니다.

2022.04.12.

김우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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