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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배우 신일룡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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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배우 신일룡 별세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26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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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속초에서 배우 신일용씨. 사진=안태근 박사
▲ 2022년 속초에서 배우 신일용씨. 사진=안태근 박사

그동안 활발한 비지니스 활동을 하던 신일룡 배우가 26일 오전 8시에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향년 74세로 별세하였다. 그는 1947년 10월 17일생으로 북한의 함경도 출생으로 본명은 조수현이다. 부모와 월남 후 서울서 광희중, 배제고, 고려대를 졸업했다.

1970년 신상옥 감독의 <이조괴담>으로 데뷔하여 한국영화100년에 남는 화제작에 출연하였고 그만의 개성있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영화 100년사에서 그만한 파워와 역량을 갖고 있는 배우도 드물다. 훤출한 외모에 장군 같은 캐릭터는 그만의 장점이다. 그는 스포츠맨 출신이지만 무엇보다도 액션배우에 머무르지 않고 신상옥 감독이나 정진우, 임권택, 김수용, 이두용, 배창호(무순) 같은 명감독에 의해 다양한 역을 소화하는 연기자로 성장해나갔다.

그는 이소룡 사후 국제적인 무술배우를 꿈꾸며 홍콩을 오가며 영화를 찍었는데 정창화 감독의 <심판자>가 있다. 또 한편 무협 팬들이 기억하는 영화가 성룡이 한국에 와서 찍은 <신 당산대형>이다. 그는 홍콩에서 귀국 후 정진우 감독의 <가을을 남기고 사랑>, 임권택 감독의 <아벤고 공수군단>, 그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배창호 감독의 <적도의 꽃>, <황진이>와 KBS드라마에 출연한다.

그는 묵직한 배역의 성격배우로 이미지가 굳혀져 있는데 멜로영화에서도 이상형의 남성성으로 등장한다. 전쟁영화에서 애인을 두고 전선에 나가는 역이나 이두용 감독의 시대물에서 양반과 상놈을 오가는 비극의 남정네 역, 배창호 감독의 영화 몇 편이 그의 필모그래피를 다양하게 해주었다. 한 때 TV로 진출하여 역량 있는 중후한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사업에 대한 의욕으로 은퇴했다.

그의 사업에 대한 집념은 데뷔 초부터 볼 수 있다. 그는 1970년대 초에 데뷔하여 해태 대리점으로 재산증식을 시작했다. 2001년에는 자신의 재산인 경기도 포천의 땅 2만 여 평을 불우노인들을 위한 효박물관 건립에 기부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러한 소식은 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가 일군 사업의 성과는 제주도에 호텔 건립으로 완성되는 듯하였지만 안타깝게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좌절되었다.

평범한 인생살이가 아닌 삶을 산다는 것은 대중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본인들로서는 피곤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항상 웃으며 활기찬 이미지로 촬영장을 재미있게 만들 줄 알았고 화면에 활기를 넣어주었던 그이다. 신일룡 배우는 그동안 수십 가지의 사업을 하였다. 처음 해태대리점을 시작으로 봉제품, 요식업 그리고 마케팅의 여러 분야에서 그의 사업수완을 보였는데 한계에 봉착한 사업체를 재생시키는 것이 그의 장기이다.

최근까지 전국에 호두파이 체인점 7곳을 오픈시키고 최근 가마치 통닭의 마케팅을 시작하던 참이었다. 그와는 지난 30여 년간 친형제 이상으로 지내왔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다. 얼마 전에 속초를 다녀온 후 내게 문자를 주었는데 좋은 말이기에 공유한다.

"자전거 타고 매일 오는 양양해수욕장. 나하고 같이 자전거 타고 여기 양양해수욕장의 해안가를 오면 또 다른 행복을 느낄거다. 내가 왜 강원도에 와서 살고 있는지 본인도 느끼게 될 것이고 여기 와서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돼. 인생 별 거 아니야! 건강하게 살면 그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황망한 부고를 들어 믿겨지지 않지만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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