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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라이프 스토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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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라이프 스토리 ①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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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이조괴담'에서 신일룡
▲ 1970년 '이조괴담'에서 신일룡

수많은 매체에서 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공통된 오류는 1948년생이라는 것과 이소룡 대역배우라는 것이다. 그는 1947년생이며 나훈아, 하명중, 백윤식, 한지일, 홍콩스타 강대위 등과 갑장이다. 그리고 그는 결코 이소룡 영화에서 대역을 한 적이 없다. 단지 이소룡의 대를 이을 세계적인 액션배우가 되기를 희망했고 그래서 홍콩으로 건너간 것이다.

그의 활동은 아무래도 국내에서 더 활발할 수밖에 없었다. 홍콩영화에서 단역내지는 무술팀이었던 성룡이 <사형도수>, <취권> 이후로 글로벌 스타가 될 즈음 그는 한국에서의 활동에 주력한다. 그는 나유 감독이 한국에서 촬영한 <속)당산대형(검화연우강남)>에서 성룡과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성룡은 신일룡과 함께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주인공으로서는 초기였던 풋풋한 시절이었다. 신일룡과 성룡은 외모부터가 비교가 되지 않았고 장점이 있다면 신일룡이 하지 못하던 덤블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성룡이 홍콩의 호텔 몇 개 층을 전부 빌려 쓰며 영화를 촬영 중이었는데 하필이면 그 호텔에 여장을 푼 신일룡은 하룻밤만 자고 그곳을 떠났다. 자존심이 크게 상한 것이다.

그는 귀국하여 국내 활동에 치중하는데 1980년 <불새>, 1982년 <아벤고 공수군단>, <여자는 안개처럼 속삭인다>, <애인>, 1983년 <애마부인2>,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적도의 꽃>, 1984년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낮과 밤>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이때가 그의 인생에서 최고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전성기를 보내며 자신의 비지니스에서도 두드러진 활동을 하였다. 이미 런던 팝이라는 페밀리 레스토랑을 성공시켰고 국내에 시애틀 커피브랜드를 들여와 사업을 성공시켰다. 그 외 봉제업과 알래스카에 있는 삼촌과도 여러 사업을 시도했다. 신일룡 배우에 대해서는 이미 4회분의 칼럼을 연재 하였는데 향후 그의 인생 스토리를 계속해 연재할 예정이다. 그의 삶 풀 스토리, CF 스토리, 사업 스토리, 그의 지인들 등이다.

그는 1947년 함경남도 북청군 함흥에서 출생했다. 함흥냉면으로 유명한 바로 그곳이다. 강인한 그의 성격은 북청 사람의 기질 그대로이다. 그는 어린 시절인 한국전쟁 시기에 어머니와 함께 월남하였다. 그는 씩씩하게 걷고 아래동생은 업힌 채로였다는데 그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무한대이다. 어머님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한 그는 신당동에 있던 광희중학교를 거쳐 배재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그리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하여 교내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했다.

그는 명동에서 신상옥 감독의 눈에 띄어 사무실로 호출되었다. 신 감독은 대뜸 그에게 “웃옷 벗어봐.”라고 말했다. 운동 꽤나 했던 것 같고 덩치가 예사롭지 않아서였는데 그가 우람한 상체를 드러내자 신 감독은 미소지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재목을 구한 것 같았을 것이다. 신 감독이 영화출연을 제안하자 그는 대뜸 “얼마 줄 건데요?”라고 물었다. 신 감독은 당돌했던 그가 부르는 집 한 채 가격을 지불했다고 한다.

신상옥 감독은 조수현이라는 본명 대신에 신필름의 한 마리 용이 되라며 신일룡이라는 예명까지도 지어주었다. 그렇게 쉽게 출연기회를 얻고 돈도 벌게 되었는데 영화 출연이라는 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아무런 영화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였는데 모든 것은 신 감독의 몫이었다. 무경험자를 뽑아 주인공 시킨 신 감독이 겪었을 당혹감만큼이나 신일룡이 겪었던 고충담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데뷔작을 마치고 그는 1972년 1월 1일에 개봉한 <평양폭격대>에서 신영균, 윤정희, 김지미와 공연한다. 이 영화는 당시 신 감독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빨간 마후라>의 후속편 격으로 신문의 전면을 장식하며 대대적인 광고를 했던 신 감독의 야심작이었다. 같은 해에 아시아영화제 출품작이며 감독상 수상작이었던 <전쟁과 인간>에 출연하여 그의 영화계 안착은 성공한다.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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