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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리콜렉션 ⑬ '서울 명동과 경기도 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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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리콜렉션 ⑬ '서울 명동과 경기도 포천'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7.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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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 20일 명동에 오픈한 시애틀즈 베스트 커피 1호점
▲ 2001년 1월 20일 명동에 오픈한 시애틀즈 베스트 커피 1호점

신일룡 배우가 2000년에 명동에서 시작한 사업은 당시로서는 누구도 하지 못했던 사업이다. 바로 커피 브랜드를 전략화한 것인데 커피의 본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시애틀에서 도입한 시애틀 베스트 커피숍이다. 명동의 요지를 임대해 리모델링하여 4개 층과 옥상을 커피숍으로 꾸미고 오픈했다. 신발가게가 밀집해 명동에서도 금싸리기 땅으로 임대료가 최고인 곳이었다.

당시로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큰 스케일의 커피숍이다. 명동의 목 좋은 땅이라 상상할 수 없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직원들을 시애틀로 교육 보냈다. 그렇게 적자를 무릅쓰고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고자 했던 상황에서 신축하다시피 한 빌딩이 고가로 팔렸고 새 건물주는 40% 이상 월세를 올렸다. 도저히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커피숍에는 3,500만 원하는 커피 머신을 몇 대나 들여왔고 옥상도 새롭게 매장으로 꾸미고 외관까지도 멋지게 손본 상태였다. 하지만 결국 빌딩이 매도되며 월세 협상이 결렬되고 커피숍도 폐업됐다. 잘 나갈듯한 명동의 1호점은 결국 2년 만에 폐업이었다. 게다가 동료배우인 H에게 사기를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의 성격으로 당장 폭력사건으로 비화될 지경이었으나 그는 용케도 참아냈다. 잘 안다고 계약서 없이 일을 추진하며 벌어진 상황인데 그로서는 넓은 아량으로 참고 넘겼다.

이즈음 어머니가 별세하시고 결국 아버지도 3년 후 별세하시었다. 한국전쟁 시기에 북한에서 피난 와서 서울 필동에 자리 잡고, 자식들을 위해서 한 평생을 고생을 하신 부모님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은 생각 이상이었다. 이때 그로서는 일생일대의 사업을 추진했다. 인생의 슬픔을 이겨내고 제주도에서 새로운 사업을 펼치고자 한 것인데 바로 카지노 호텔 건립이었다. 이는 권력층과의 연결이 절대 필요한 사업이었다.

▲ 50억 원의 땅을 기부한 신일룡 배우 뉴스 (1996년 8월 8일)
▲ 50억 원의 땅을 기부한 신일룡 배우 뉴스 (1996년 8월 8일)

그동안 모은 출연료며 사업 자금이 통째로 들어가고 명동의 커피숍을 넘기며 받은 권리금 3억 원도 투자되었다. 전 재산을 쏟아 부은 대공사이며 마지막 승부를 건 모험이었다. 그런데 호텔 공사가 종료될 즈음 카지노 허가권이 문제가 되었다. “돌다리도 두드려라”는 속담이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허가 건이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차일피일 오픈이 늦어지며 빚은 늘어났고 결국 해결이 안 되며 부도 처리되었다.

그는 잘 나가던 때인 1996년 8월에 50억 원 가치의 포천 땅을 모교인 고려대에 기부한다. 불과 반 년 전인 1996년 2월 16일에 구입한 영중면 양문리 549 땅을 ‘효박물관’을 준비하던 모교에 그야말로 쾌척한 것이다. 당시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대로 당시 50억 원은 지금 가치로 500억 원 이상이다. 당시에야 보람 있는 일에 사용하기에 구두쇠 소릴 들어가며 모아둔 거금이지만 아깝지 않게 생각하고 기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업이 기울자 단돈 한 푼이 아쉬운 지경이 되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

그는 영화계의 선배인 S를 찾아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차갑게 외면당했다. 사회는 냉정했고 비즈니스는 비정했다. 인생에 처음 겪는 대혼란의 시기였고 그는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결국 극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조용히 부모님의 곁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신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생의 고비는 그렇게 넘어갔지만 그는 그야말로 빈털터리가 되었다. 신용불량자가 되어 그의 표현대로 인생의 바닥을 쳤다고 한다.

사람들을 피해 해외여행으로 모인 외국동전을 바꿔가며 생활하던 곤궁하던 시기였다. 외국 유학에서 급거 귀국한 장남이 호두파이를 만들어 어머니에게 드리는 것을 보고 그는 새로운 사업을 꿈꾸었다. 당시 피칸파이 정도가 만들어져 팔리던 때 호두파이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었다. 그는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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