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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리콜렉션 ⑭ '제주 중문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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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리콜렉션 ⑭ '제주 중문단지'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7.02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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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중문단지에 오픈한 시애틀즈 베스트 커피 19호점
▲ 2004년 7월 중문단지에 오픈한 시애틀즈 베스트 커피 19호점

제주도는 누구에게나 꿈의 휴식처이다. 이국적인 풍광과 낭만적인 분위기는 사업가 신일룡 회장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는 1984년에도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촬영 차 제주도를 찾아 사업 의욕을 다졌다. 이후 사업이 일사천리로 확장되며 그는 힘을 받았다. 이럴 때 좋은 참모가 필요하다.

그의 사업은 그 자신의 아이디어로 해냈고 성공시켜왔다. 2001년에 명동에서 시작한 시애틀 베스트 커피숍도 상상을 초월한 스케일의 커피숍이다. 전국에 매장이 20여 개로 확장되며 그의 사업 욕구는 영화계 선배이며 기업가인 신영균 회장의 능가하는 것이었다. 그의 사위로도 낙점되었지만 성공하기 전에는 오로지 비즈니스만이 그의 전부였다.

그의 사업의 최종 목표지는 제주도였다. 그중에서 최고의 요지에 자리한 중문관광단지에 그의 시선이 꽂혔다. 주상절리대를 비롯하여 멋진 해변이 그를 유혹했다. 2004년 제주 중문관광단지 내 8,264m2(2,500평) 규모의 후터즈 프라자(Hooters Plaza)를 오픈했다. 후터즈는 미국을 방문하며 국내에 도입한 엔터테이너 형의 사교클럽이었다. 웨이츄리스들의 야한 옷차림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것이 마케팅 전략인데 한국에서는 시기상조였다. 그는 사회적 반발을 무시하고 국내에 도입하려 2002년에 미국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후터스(Hooters)와 독점 계약을 했다.

그러나 사회적 반발도 심했고 신일룡 배우에 대한 팬들의 원성도 심했다. 특히 여성 팬들은 그의 그러한 사업 태도가 못마땅하여 성토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실패작이었다. 그는 바로 후터즈 사업을 포기했지만 후터즈를 흉내 낸 업소들이 생겨 음성적으로 영업하며 입소문이 퍼져나갔다. 그러한 업소들이 신 배우와 관련되었다는 것은 거짓 소문이다. 그로서는 그 다운 아이디어로 당시로는 획기적인 시도를 했던 것뿐이다.

그는 2004년 7월 제주 중문단지 후터스 프라자에 시애틀 베스트 커피숍 19호점을 오픈한다. 이것이 마지막 시애틀즈 베스트 커피숍이다. 그가 곧바로 카지노 호텔 사업 착수했기 때문이다. 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놀라기에 충분했다. 1997년에 개봉되어 흥행기록을 수립한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타이타닉>에서 착안한 호텔이기 때문이다. 타이타닉호를 땅에 세운다는 거창한 기획이었다.

타이타닉 카지노 호텔의 외경 디자인
▲ 타이타닉 카지노 호텔의 외경 디자인

과연 그다운 기획이었고 그의 스타일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참모들의 조언이 필요한 상태였는데 주변에서 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호평뿐이었다. 그 상황에서 투자를 않는 이들의 조언은 무용지물이다. 신 회장은 헬스클럽에 가서 무거운 중량을 들어도 불끈불끈 힘이 샘솟았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는 그를 바로 행동하게 만들었다. 옥상에서는 투숙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그 밑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고, 카지노를 즐기다가 숙박을 시키겠다는 타이타닉 카지노 호텔은 공사 중에 지상에서 침몰하고 말았다. 그의 전 재산을 털어 넣고60억 원의 농협 자금을 대출받고도 부족한 자금 마련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그의 사업체들은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인고의 세월을 보내 2010년대 중반, 그는 보물선 인양 관련 영화를 기획하며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에게 카메룬 감독은 악몽을 꾸게 한 주인공이다. 그래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필자와 국내 초청을 의논하기도 했다. 이제는 모두 물거품 같은 이야기가 되었다.

그가 헛말하기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하길 좋아해서 결정적으로 데미지를 입었던 곳이 바로 이곳 제주도 중문단지이다. 중문단지에는 여미지식물원이 있다. 그곳을 지나게 되면 자연 타이타닉 카지노 호텔 생각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나는 제주도 중문단지 방문을 권한다. 이곳은 신 회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트라우마일 수도 있지만 그가 일찍이 혜안을 가지고 카지노 산업을 꿈꾸었던 곳이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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