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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의 세상이야기] 세월호사건, 가슴이 찢어져도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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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의 세상이야기] 세월호사건, 가슴이 찢어져도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 최기영
  • 승인 2014.10.07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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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사건'이 터진지가 어느덧 넉 달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종편방송으로 채널을 돌리면 온통 세월호 관련 보도의 일색이다. 언론에게 감히 한마디 하자면 "제발 이제 세월호에서 우리 모두가 벗어나야 하겠기에 시청률도 중요하겠지만 다른 사건들을 다루어주시기"를 간청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루해 하기 때문이다.

4월 16일, 이른바 '세월호사건'이 터졌을 때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크나큰 슬픔에 빠졌었다. 솔직히 말해 어찌 보면 남의 일이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 사건을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매일매일 생중계되는 현장을 지켜보며 노심초사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애타게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잠시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웃나라 일본의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리히터규모 9.0 이라는 어마어마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일본열도는 거의 공황 상태에 빠졌다. 뉴스를 통해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이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초대형 쓰나미가 센다이시(仙台市) 등 해변 도시를 완벽하게 휩쓸고 지나갔다. 아니 통째로 집어삼켜버렸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인접국인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지진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지진의 무서움을 잘은 모르지만, 리히터규모 9.0의 지진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할만한 파괴력을 갖는다고 한다. 강력한 지진도 지진이거니와 이 지진이란 놈이 지축을 단 한 번만 흔들어놓는 것이 아니고 대개 여진이라는 2차 충격을 동반하는데, 당시 일본을 초토화시켰던 이 지진은 리히터규모 4.0 이상의 여진을 무려 275회나 동반했다고 한다. 특히 지상으로 밀려든 대규모 쓰나미로 인해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후쿠시마(福島県)에 위치한 원전의 가동이 중지되면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제2의 체르노빌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아무튼 이 재앙으로 인해 15,879명의 사망자, 2,712명 실종자, 6,216명의 부상자, 330,000명의 이재민 외에도 간접적인 재해관련 사망자가 3,000명이나 발생했다고 집계됐다. 실로 엄청난 재앙이었다.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재앙이었지만 우리국민 모두가 진심으로 마음 아파했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이 당한 곤경이었어도 휴머니즘 차원의 애도였다.

그런데 어찌 우리의 자국민들이 수백 명이나 죽은 '세월호사건'을 두고 진영을 갈라 한쪽은 유가족들보다 더 슬퍼하는 시늉을 하고 있고, 그도 모자라 그들을 제외한 다른 진영은 슬퍼하기는커녕 몰인정하게 굴고,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사실을 호도(糊塗)하고 있다고 몰아가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 엄청난 사건을 정쟁(政爭)의 도구로 삼기엔 너무도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것임을 어찌 모르고 국민 분열로 몰아가느냐 말이다. 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넋이 나간 사람들을 상대로 찾아가 어색하기 그지없는 표정연기들을 하면서 고작 한다는 말들이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 따라서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워야한다”는 말이란 것인가?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당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애절한 마음은 인간이라면 절대 의심치 말아야하고, 혹여 오해가 갈 만한 일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본마음은 아닐 거라는 식의 표현이 슬퍼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지, 아픈 사람들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그것을 자신들의 정치적 싸움의 도구로 만들려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그러던 그들이 이제는 자신들도 통제할 방법이 없을 만치 골이 깊어지자 나자빠진다니 이건 또 무슨 막돼먹은 행동인가? 결국 그들은 아픈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 되어버렸다.

자식 잃은 슬픔으로 눈에 보이는 게 없을 유가족의 머리에서 협상카드로 들고 나온 것이 “사망자 전원 의사자 지정” 그리고 “유족들의 대학 특례입학”이란 것이라는데, 어떤 멍청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뻔한 속임수에 속아 넘어갈 것인가? 속는다면 슬픔으로 인해 정신이 혼란한 상태의 유가족들이나 속을 수는 있겠지만 그 외의 제 정신의 사람들은 절대 속을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법에서도 이런 심신이 나약해지는 상황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범죄자를 가중 처벌해 중형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닐까? 분명 몹쓸 정치꾼들의 선동일텐데...

그들에게 속은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에 다 같이 아파하던 국민들의 여론이 이젠 등을 돌리는 방향으로 가고있다. 이러다가 '세월호특별법'의 찬반을 국민투표로 결정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최근의 국민 여론은 점점 “슬픔은 이해하지만 너무 심하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사고로 나와 같은 아픈 사람들이 생기지 않기를 누구보다 바랄 사람들이 바로 이번 사고로 아들딸을 잃은 부모들의 참된 심정일 것이다. 정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부디 국민투표라는 촌스런 방식을 택하기 이전에 그들의 진정한 아픔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어루만져주고 그들이 억울해 하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보상을 하여 이젠 제발 이 세월호의 악몽에서 우리 모두가 빠져나와야 할 것이다.

세월호사건, 가슴이 찢어져도 이쯤에서 마무리하자.

일본인들이 그간 우리들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너무너무 밉지만, 우리가 진정 그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들은 제아무리 당 대 당의 싸움에서 승리하고자 하더라도 국가를 전복할만한 꺼리를 구실로 자국민의 아픔을 이용해 끝장을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가 위기 상황일 때는 외려 하던 싸움도 멈추고 힘을 한데모아 외부의 세력들에 대항하는 그들 특유의 민족적 기질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내친김에 박근혜대통령께도 감히 한마디 상서하자면, 여당의 의석수로 네 차례나 국민심판대를 통해 국민 모두가 확고히 지지해주었는데 무엇이 두려워 결단의 기로에서 그리도 망설이시는 건가요? 물론, 강수를 두자면 자칫 극심한 분열로 나라가 몹시 시끄러워질 수도 있겠지만, 차라리 분열이 국가의 전복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자유월남이 공산월맹보다 훨씬 막강한 군사력과 월등한 지위에 있었지만 월남은 내부의 적. 즉, 간첩들에 의해 제대로 소리 한 번 못 지르고 패망했습니다. 교육계ㆍ언론계ㆍ정계 등 사회 곳곳에 깊숙이 침투해있던 월맹의 세작(細作)들이 결국 나라를 전복했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놓고 간첩활동에 버금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합니다.

박정희대통령께서는 독재자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계시지만 그래도 가장 훌륭했던 대통령으로도 손꼽히고 계십니다. 혹여 자유와 방종을 구분 못하는 얼간망둥이들에게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되시고 싶으신 겁니까? 역사가 가르쳐준 사실은 혹시나 그런 망둥이들에게 좋게 대해주면 늘 더 기고만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국가의 전복을 자신의 신념으로 여기고 덜 가지고 덜 배운 국민들을 대상으로 선동을 일삼는 자들과의 한판 승부를 겁내지 마세요. 어쩌면 이것이 진정 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득불 이런 건방진 글을 상서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시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부디 이 나라를 온건히 지키소서.

〈 이 칼럼은 한림(漢林)최기영 선생님의 8월 21일자 칼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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