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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미신의 나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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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미신의 나라 일본
  • 김동길 박사
  • 승인 2015.01.31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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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동길 박사. 1928년 평안남도 맹산 출생. 연희대학교 영문과 졸업. 美 인디아나 주 에반스빌대학 역사학과 졸업. 보스톤대학 철학박사 학위 취득(링컨 연구). 연세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부총장 역임. 조선일보사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현재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저서 : <길은 우리 앞에 있다>, <링컨의 일생>, <한국청년에게 고함> 등 80여권 출처: www.kimdonggill.com]
일본을 두고 '종교가 없는 나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에도 원효나 의상에 견줄만한 고승들이 여럿 살고 갔습니다. 1637년에 아마쿠사시로(天草四郎)가 선두에 나서서 일으킨 천주교 신자들의 반란 '시마바라(島原)의 난(亂)'에서 여러 만 명이 신앙을 지키려다 희생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무교회주의자 우찌무라칸조(內村鑑三)의 수제자들이 전후 일본의 정신적 지주였음을 잘 아는 내가 어찌 일본을 종교 없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오늘, 불교이건 천주교이건 개신교이건 '신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일본의 1억 2천만 인구 중에 10%도 안 될 것입니다.

나쯔메소세끼(夏目漱石)를 비롯한 명망 있는 문인들 중에는 종교를 가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치인들 중에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고어메이도(公明黨) 소속 의원들이 다 불교신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일본인의 일반적 신심은 카미사마(神様)에게 절하며 복을 비는 일입니다.

일본인의 종교는 수준 높은 '미신'일 뿐입니다. 일본인은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 맡길만한 절대자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 대신에 일본은 종교가 주는 참된 활력은 외면하고 아직 천황을 신성한 존재로 믿으며 아베 수상의 망상을 생각 없이 뒤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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