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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 칼럼] 유대민족의 가정교육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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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 칼럼] 유대민족의 가정교육 5
  • 류태영 박사
  • 승인 2015.02.02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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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류태영 박사/건국대학교 졸업/한국성서대학교 졸업/덴마크노르딕농과대 수료/이스라엘 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대학원수학(사회학석사 및 사회학 박사학위 취득)/대통령비서실 초대새마을담당 역임/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교 교수 역임/한민족문화연구원장, 박물관장, 아태연구소장 역임/한국농촌사회학회 회장/아시아농촌사회학회 회장/도산아카데미연구원 원장/(재)농촌·청소년미래재단이사장/건국대학교 사범대학 명예교수]
<학교와 학부모>

학교와 학부모 사이가 이스라엘처럼 밀접하게 협조되는 것을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잘 되어 있다. 밀접하게 관계가 이루어지는 몇 가지를 들어 본다면 첫째 정기적인 학부형의 회의를 들 수 있다. 매월 1회 이상 반별로 학부모들이 저녁에 학교로 모이게 되는데 놀랍게도 95%의 출석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학부모중 아버지들이 25%나 참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때 담임선생님은 공동사항으로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치는가에 대하여 브리핑을 해주고 가정에서의 협조사항을 설명한다. 그 다음에는 몇 사람의 학부형을 따로 남게 하여 문제 아이에 관한 것과 그에 대한 가정에서의 협조사항을 협의하게 된다. 그리고 2-3개월에 한번씩은 학부형을 소집하되 시차제로 15분간의 간격을 둔다. 각 학부모들께 일정시간을 통지해 주어 한 사람씩 상담을 하는데 이때 담임선생님은 아이의 성격, 학습태도, 그리고 성격의 변화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한 그 아이의 부족한 과목을 위해 가정에서 해야 할 지도사항을 구체적으로 지도하여 주고 있다.

이때 교사의 권위는 대단하여 대학교수가 학부형 자격으로 찾아 올지라도 당당하게 가정에서의 지도사항을 협의하는 것이다. 담당하고 있는 자기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학부형을 대하는데 한없이 겸손하면서도 어린이 지도에 있어서는 거리낌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다.

둘째, 학부모교실의 운영이다. 매월 1회 정도는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위한 공개강좌를 마련하는데 공개강좌는 당연히 어린이 교육과 관계된 것으로서 가정과 교육, 아동심리학, 그리고 학교 밖에서의 어린이 활동 등에 대한 교육강좌이다. 이때의 강좌에는 각부분의 전문가들이 초청된다.

필자가 학부모로서 참가했던 어느 날, 학부모교실에서는 '색상이 아동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특강이 있었다. 학교 측에서는 먼저 갖가지 색으로 학교건물, 외부 벽과 울타리 벽 그리고 교실, 복도 등을 산뜻하게 단장을 했다. 교장 선생님의 인사에 이어 새로 채색된 학교건물이 아동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따랐다는 설명이 있었고 각 가정에서도 집안의 도색(途色)을 할 때는 반드시 참고하라는 것이었다. 교육심리학이 전공인 강사는 전국 국민학교 어린이들을 상대로 조사하여 어떤 색을 싫어하는가를 정확히 파악했고, 어떤 색은 아이들의 성격을 우울하게 또는 광폭하게 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통계와 학설을 통하여 설명한 것이다.

필자도 퍽 감명깊게 들었던 강의였고 다른 학부형도 마찬가지였다. 그 뒤 어떤 학부형은 자기집을 칠했는데 전문가의 말대로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어린이의 방을 밝은색으로, 너무 지나치게 낙천적인 어린이의 방에는 약간 어두운 색을 넣어 채색했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어린이들의 교육에서 부모의 언행, 가구의 색상, 벽이나 천정의 빛깔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리고 관심을 가지는 모습 속에서 어린이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에 뿌리를 둔 유태민족의 철저한 교육은 어머니가 어린 아기를 가르치는 가정교육에서부터 나타난다. 국민학교육 성적표에 등수를 알려주는 단순한 표시가 있는 대신 학생의 이해 정도와 가능성을 설명해 줌으로서 각자의 달란트를 발견하게 한다.

한번은 필자의 자녀를 위해 학교 친구들을 초대하는 일이 있었는데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초대하자는 한국적인 아버지의 제안과, 지식보다는 더 소중한 것들을 볼 줄아는 딸 아이의 시선이 달랐었던 일도 부끄러움으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의 교육에 대해 몇 가지의 모습을 간략히 이야기 해 보았다. 그러한 유태민족의 교육은 이스라엘 민족의 얼이 전수되고, 오늘의 이스라엘을 건설할 수 있었다고 필자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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