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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오래가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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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오래가는 것은 없다
  • 김동길 박사
  • 승인 2015.02.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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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동길 박사. 1928년 평안남도 맹산 출생. 연희대학교 영문과 졸업. 美 인디아나 주 에반스빌대학 역사학과 졸업. 보스톤대학 철학박사 학위 취득(링컨 연구). 연세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부총장 역임. 조선일보사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현재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저서 : <길은 우리 앞에 있다>, <링컨의 일생>, <한국청년에게 고함> 등 80여권 출처: www.kimdonggill.com]
돈도 그렇고 권력도 그렇습니다.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모은 재산이 아들을 거쳐 손자에게까지 전해지기는 어렵습니다. 3대가 갑부인 집안은 매우 드믑니다. 권력은 재산보다 훨씬 더 단명합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먹을 것이 있다고 하지만 권력은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고 권력자는 감옥에 가기도 하고 사형에 처해지기도 합니다. 북의 장성택이 가장 설득력 있는 본보기입니다.

젊음도 그렇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인생은 허무하다”고 말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언제 내가 이렇게 늙었는가” 생각하면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1930년대에는 내가 2015년에도 살아 있으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늙기까지 살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인생을 이렇게 요약하였습니다. “인생이란 태어나 고생하며 살다가 늙고 병들어 마침내 한줌의 흙이 되는 것이다” 한줌의 흙이 될 몸이 자랑할 것이 무엇이며 억울하게 여길 일이 무엇입니까. 돈도 명예도 그리고 젊음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뒤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아무개는 훌륭한 일을 하고 갔다”고 칭찬해도, 죽은 사람의 귀에 그 칭찬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런 인생의 진실을 깨달은 뒤에는 나에게 남은 하루하루의 삶이 즐겁습니다. 인생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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