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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정치를 안 하는 청와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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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정치를 안 하는 청와대라면
  • 김동길 박사
  • 승인 2015.03.02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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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동길 박사. 1928년 평안남도 맹산 출생. 연희대학교 영문과 졸업. 美 인디아나 주 에반스빌대학 역사학과 졸업. 보스톤대학 철학박사 학위 취득(링컨 연구). 연세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부총장 역임. 조선일보사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현재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저서 : <길은 우리 앞에 있다>, <링컨의 일생>, <한국청년에게 고함> 등 80여권 출처: www.kimdonggill.com]
3권 분립의 나라에서 입법부와 행정부와 사법부가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서로 견제하고 서로 협력하여, 민주사회가 발전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입니다. 국회나 법원의 영역을 침범하면 청와대의 주인은 '독재자'로 낙인이 찍힐 것입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정치'와는 담을 쌓고 '행정'에만 몰두한다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교향악단은 지휘자가 없는 악단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회의장도 대법원장도 다 막강한 힘을 가지는 자리이지만 국가의 총지휘자가 아닐 뿐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민주국가의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정치는 안 하고 사무만 본다면, 아무리 민주국가라고 해도,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습니다. 행정은 비교적 쉽고 정치는 매우 어렵습니다. 데스크에 앉아서 서류를 뒤적이고 싸인을 해서 내려 보내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을 만나서 의견을 주고받는 일은 그보다 10배, 100배 힘들고 피곤한 일이라는 사실을 시인합니다.

그래도 대통령은 그 피곤한 일을 해야 합니다.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우선 장관들을 자주 만나세요. 그리고 여‧야 정당의 지도자들과 자주 점심이나 저녁을 함께 하세요. 영국의 여왕이 되지 말고 댓쳐 수상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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