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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짐승처럼 왔다가 짐승처럼 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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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짐승처럼 왔다가 짐승처럼 가다니!
  • 김동길 박사
  • 승인 2015.03.02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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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동길 박사. 1928년 평안남도 맹산 출생. 연희대학교 영문과 졸업. 美 인디아나 주 에반스빌대학 역사학과 졸업. 보스톤대학 철학박사 학위 취득(링컨 연구). 연세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부총장 역임. 조선일보사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현재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저서 : <길은 우리 앞에 있다>, <링컨의 일생>, <한국청년에게 고함> 등 80여권 출처: www.kimdonggill.com]
동물의 세계를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라고 합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들이 노루나 사슴 같은 약한 짐승들을 잔인하게 잡아먹는 꼴을 보면 “사람은 저래선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그러나 옛날 같지는 않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도 힘센 놈이 힘이 약한 놈을 잡아서 먹어치우는 관경은 있어서, 어느 수준의 교양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입장을, 다소 민망하게 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순 없습니다.

재산 문제로 아버지, 어머니를 칼로 찔러 죽이는 패륜아들도 있습니다. 아내를 죽여 버리는 남편도 있지만,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편을 독살하는 아내도 있습니다. 남녀간에는 변심이나 질투 때문에 벌어지는 참극도 드물지 않습니다. 모든 동물은 먹을 만큼 먹고는 더 먹지 않게 하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데 사람은 제 배가 터지도록 먹는 악습이 있고 자손만대에 먹고도 남을 것을 창고에 채우려하니 그 욕심을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동물에게는 일정한 발정기(發情期)가 있어서 그 때만 면하면 암놈, 수놈 사이에 별 문제가 없는데, 사람은 1년 열두 달,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성욕이 발동되는 특이한 동물이라 조심하지 않고는 신세를 망칠 우려가 항상 있습니다.

사람이 되어 사람처럼 살다가 사람처럼 죽어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한 세상에 우리는 아직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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