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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동길 박사. 1928년 평안남도 맹산 출생. 연희대학교 영문과 졸업. 美 인디아나 주 에반스빌대학 역사학과 졸업. 보스톤대학 철학박사 학위 취득(링컨 연구). 연세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부총장 역임. 조선일보사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현재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저서 : <길은 우리 앞에 있다>, <링컨의 일생>, <한국청년에게 고함> 등 80여권 출처: www.kimdonggill.com] |
옛날 우리는 토마스 모어가 60을 바라보는 노인으로서 긴 수염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단두대에 목을 내밀었을 때 그의 수염이 그 칼날에 걸렸답니다. 모어는 그 수염을 손으로 툭 쳐서 칼날 밖으로 내보내면서, “수염이야 무슨 죄가 있나”라고 하였다고 배웠는데, 그에게는 짧은 수염 밖에 없었고 나이도 훨씬 젊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모어가 처형되던 그 시간 헨리 왕이 히스테리칼한 동작을 하며 통곡하는 장면을 보고 나도 놀랐습니다. 정적은 물론이고,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궁녀 앤 볼레인도 처형할 만큼 잔인하던 헨리가 과연 저렇게 모어의 죽음을 슬퍼했을까 의심스러웠습니다. 모어는 처형되고 400년이 지난 1935년에 카톨릭 교회의 성자(聖者)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역사적 사실은 하나뿐일 텐데, 어찌된 일인고? 혼란스럽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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