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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동길 박사. 1928년 평안남도 맹산 출생. 연희대학교 영문과 졸업. 美 인디아나 주 에반스빌대학 역사학과 졸업. 보스톤대학 철학박사 학위 취득(링컨 연구). 연세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부총장 역임. 조선일보사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현재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저서 : <길은 우리 앞에 있다>, <링컨의 일생>, <한국청년에게 고함> 등 80여권 출처: www.kimdonggill.com] |
옛날에는 회갑잔치도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희수(77세)나 미수(88세)는 돼야 사람들을 청하고 잔치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오래 살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죽어야 할 때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처럼 비굴하고 참담한 꼴은 없습니다.
우리가 성삼문과 이순신, 안중근과 윤봉길을 우러러 보는 까닭은 그들이 죽음 앞에 태연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어른들이 한국인의 삶을 자랑스럽게 만듭니다. 우리 사회도 어쩔 수 없이 '고령사회'가 되어 가는데 죽기 싫어서 안달하는 노인들을 보면 민망스럽습니다.
기원 2000년에는 65세 이상이 7.2% 밖에 안 된다던 우리나라가 2026년에는 65세 이상이 20%나 된다고 보건복지부가 내다보고 있답니다. 죽음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영국시인 Walter Savage Landor가 75세 생신날 이렇게 읊었습니다.
나는 아무와도 다투지 않았어요
나와 다툴만한 사람 만나지 못했기에
나는 자연을 사랑했고
자연 다음으로는 예술을 사랑했지
인생의 불길에 두 손을 녹였거늘
이제 그 불은 꺼져가는가
그리고 나, 떠날 갈 준비는 되어있어요
가장 용감한 사람은 삶의 현장에서 아름답게 힘차게 살면서, “And I am ready to depart”라고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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