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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주총 앞둔 아워홈, 삼남매 배당 두고 '대립각' 결론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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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주총 앞둔 아워홈, 삼남매 배당 두고 '대립각' 결론 날까
  • 김회란 기자
  • 승인 2023.04.02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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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 ⓒ 뉴스1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 ⓒ 뉴스1

[한국공정일보=김회란 기자] 아워홈의 경영권을 둘러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주초 열릴 주주총회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 주주총회에선 아워홈의 배당안이 결정될 전망이다. 구 전 부회장이 제안한 2966억원, 장녀 구미현씨가 제안한 465억원, 회사 측이 제안한 30억원 등 3가지 배당안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상태다.

회사 측은 구 전 부회장이 현실과 타협해 미현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아워홈은 4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안건으로 상정된 배당안 관련 표결을 진행한다.

◇"거액 배당금, 매각 효율성 위한 것" vs "오히려 걸림돌"

배당금 논란은 구 전 부회장이 지난달 20일 이사회에서 2966억원을 제안하면서 촉발됐다. 구 전 부회장 측은 거액의 배당금 요구와 관련해 "매각의 효율성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아워홈 같은 비상장회사는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의 제안을 특별히 사회에 반하는 사유가 없는 한 의안으로 상정해야 한다.

이후 미현씨가 같은달 24일 서면으로 465억원의 배당안을 제안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구지은 부회장 측은 법인 명의로 30억원의 배당안을 제안한 상태다.

안건이 의결되기 위해선 지분의 합이 50%를 넘어야 하는데, 3안으로 나뉘면서 표면적으론 어느 안도 통과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만 회사 측은 구 전 부회장이 현실과 타협하고 미현씨의 배당안에 표를 던질 가능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워홈은 현재 구 전 부회장이 38.56%,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차녀 구명진씨가 19.6%, 장녀 미현씨가 19.28%를 보유하고 있다.

구미현씨가 제안한 465억원은 2966억원보단 훨씬 적은 액수지만, 지난해 아워홈의 순수익이 25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일각에선 두 주주가 사실상 회사의 적자 전환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아워홈 측은 회사 "배당의 규모가 회사 이익의 10배가 넘는 규모이며 배당안이 가결될 경우 지급을 위한 차입만 큰 폭으로 증가해 오히려 지분 매각에 결정적인 걸림돌"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매각→공동매각→배당금 요구…끝나지 않은 '경영권 분쟁'

아워홈은 2021년 세 자매가 합심해 구본성 전 부회장의 해임안이 통과시키며 '구지은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초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유 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더 이상의 분쟁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같은해 4월 구미현씨가 돌연 자신의 지분을 구본성 전 부회장과 공동매각하겠다고 나서며 상황이 급변했다. 두 사람 지분의 합은 58.62%로 이를 확보하는 매수자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아워홈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은 매각자문사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고, '창립자 가족의 명예로운 퇴장'을 언급하며 아워홈 지분 전체의 매각도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도 지분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가 공동 매각을 발표했던 두 사람이 나란히 거액의 배당금을 요구하면서 일각에선 애초에 지분 매각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구지은 부회장에게 뺏긴 뒤 이를 되찾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시선이다.

두 사람이 선임한 매각자문사 라데팡스파트너스에 따르면 매각 시도 초기 복수의 매수자가 구본성 전 부회장 측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실제 계약이 이뤄진 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구 전 부회장 측은 "지분 38.56%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매수처와 열린 자세로 협의하고 있다"며 "그 매수처에는 회사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세 자매 협의 '공동 협의서'도 복병으로 떠올라

구 전 부회장 측은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내고 2021년말부터 구미현씨와 공동 매각을 타진했지만 구지은 부회장, 미현씨, 구명진씨 3인간 지분공동매각 및 의결권 공동행사에 관한 협약서가 있는 게 드러나 지분 매각이 무산다됐고 밝혔다.

구 전 부회장 측에 따르면 구미현씨가 이 협약서의 효력을 법적으로 다퉜는데, 당시 서울서부지법은 '세 사람이 상당한 가격 및 조건으로 주식을 매각할 목적으로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2021년 6월4일자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날까지는 의결권을 통일적으로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구 전 부회장 측은 "구지은 부회장이 이사 임기 만료 시점인 2024년 6월3일까지 지분을 공동 매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이사 임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상당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분 매각의 효율을 위해 이뤄진 구 전 부회장의 주주 제안에 다른 주주들이 동요하는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들이 실제 지분 매각을 목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이라면 아워홈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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