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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의 세상이야기] 제발 청렴하지 않으려면 정치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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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의 세상이야기] 제발 청렴하지 않으려면 정치하지 마세요!
  • 최기영 박사
  • 승인 2016.11.24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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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漢林) 최기영]

[한국정경신문=최기영 박사] 헌정이후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의 피를 거꾸로 돌게 했고 급기야 백만이 넘는 국민들을 광화문광장으로 모이게 했다. 백만 군중은 이구동성으로 박대통령의 하야, 탄핵을 외치고 있었다.

농단(壟斷)은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이란 뜻으로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이다. 고사이므로 잠시 뜻을 살펴보기로 한다.

『 《맹자(孟子)》〈공손추(公孫丑)〉하(下)편에 나오는 말로 원문에는 용단(龍斷)으로 되어있다. 원래 龍(용)자인데, 壟(농)과 같이 언덕이라는 뜻으로 쓸 때에는 '농'이라고 읽는다.

맹자가 제(齊)나라의 정치 고문으로 있었을 때의 일인데, 제나라의 선왕(宣王)은 도무지 그의 진언을 채택하여 주지 않았다. 그래서 맹자는 그 지위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것을 안 선왕이 시자(時子)라는 사람을 통하여,

“나는 맹자께 집을 마련해 드리고, 1만종(1종:여섯 섬 너 말)의 녹봉을 드려 제자들을 양성하게 하며, 여러 대부와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본받게 하고 싶소”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맹자가 말하였다.

“나는 돈이나 재산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부를 원하는 것이었다면 제나라 정치 고문의 신분으로 10만 종의 녹봉을 마다하고, 새삼 1만 종을 받겠습니까? 일찍이 계손이 말하기를, '자숙의는 이상하다. 자기가 정치를 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곧 그만두고 말 것이지, 어찌하여 또 자제에게 그 자리를 대신 물려주었는가. 어떤 사람인들 부귀를 원하지 않으랴마는, 그는 남을 밀어젖히고 부귀를 독차지한 것이다(사농단언私壟斷焉)'라고 하였습니다. 옛날에는 시장에서 자기에게 남는 물건을 가지고 와서 자기에게 필요한 물건과 바꾸었으며, 시장을 다스리는 관리가 있어 부정한 거래행위를 단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세금을 징수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욕심 많은 장사치가 있어 높이 솟은 언덕(농단)을 차지하고는 시장 전체를 둘러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시장의 모든 이익을 독차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자를 비난하였으며 관리도 이 장사치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상인에게서 세금을 징수하게 된 시초였습니다.”

맹자는 이익을 독차지하는 자숙의 처사나 욕심 많은 장사치의 소행을 못마땅하게 여겼으며, 선왕이 제의한 1만 종의 봉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나라를 떠났다. 』

앞으로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은 검찰을 통해 낱낱이 밝혀질 내용이지만, 우리가 믿었던 박대통령은 국가최고통치자로서 최순실이라는 한심한 작자에게 농락당한 것과 국정운영 전반을 상의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의 믿기도 힘든 이런 전횡(專橫)들이 나오지 않았음 하는 바이다.

이만하면 마이 묵었다 아이가?

일이 이렇게까지 흘러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박대통령은 최순실과 본인의 오랜 관계는 인정하지만 절대 국정운영을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오늘의 이 애통한 상황을 두고 감히 박대통령께 간언을 하고 싶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기대와 믿음으로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더는 치부를 보이지마시고 이쯤에서 깨끗하게 물러나기를...모든 것은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 있기에 시간이 계속 지연될수록 국민과 대통령 자신과 나라는 상처만 깊어진다는 것을 알고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그래도 큰 그릇의 사람인 것이다.

범인들과는 다른 사주로 태어난 분이라면 더는 부끄러운 꼴을 보이지 말아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혹여나 마음속으로 '오직 이 나라만을 위해 몸 바쳐온 나에게 어찌 이럴 수 있나'라는 억울한 생각으로 버티는 것이라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끌어내리려면 끌어내려보라는 결론은 곧 혼자서는 억울해서 안 되니 죽어도 같이 죽자는 생각일 수 있다. 목숨을 구걸하면 결코 장수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박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줬는데 받지 않았으니 나는 행동으로 옮기겠다고 협박한 야당의 대표 인사도 스스로 크게 반성해야한다. 국민의 눈에는 그가 이 사건을 이래도 손해 저래도 손해인 지경으로 몰고 간 주범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청와대가 취하는 태도를 보면 박 대통령은 더 이상 잃을게 없어 심지어는 마지막 자존심과 체면조차도 포기한 것 같아서 걱정이다. 대통령이 체면을 포기하면 일단 대한민국의 국격이 떨어짐과 동시에 국정이 마비되고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도처에서 혼선을 빗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법률에 근거한대로 대통령탄핵으로 가기에는 법률자체에 몇 가지 허점이 있기에 탄핵을 완성시키는 일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가망도 크다.

이 모든 것이 대통령에 욕심을 둔 몇몇 야당 정치인의 감정적 접근이 화근인 듯하다. 누구말대로 퇴로를 열어준 게 아니라 대통령의 체면으로 더는 나라를 이끌어가기 힘든 상황으로의 접근이 옳았던 것이었다. 이렇듯 박 대통령의 퇴임 문제도 문제지만 이런 사태를 진두지휘해나가는 모습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할 차기 대통령 후보의 그릇이 보이는 것이다.

제발a이지 나라를 뒤흔들 큰 일이 생기거든 책임을 통감할 줄도 알고 표정도 걸맞게 지을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을 하더라도 해야 한다. 문상 중에 반가운 사람 만났다고 누런 이빨 드러내고 웃는 사람에게 나라의 어른 역할을 맡긴다면 우리는 언제든 나락으로 추락할 일만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 제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지 말았으면 한다. 광화문 광장에서 교복차림으로 집회에 참가해 어른들을 향해 일침을 가한 학생의 말이 자꾸 생각난다.

제발 청렴하지 않으려면 정치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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