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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서] 언론이 언론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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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서] 언론이 언론다워야
  • 김충식 기자
  • 승인 2016.11.24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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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기능을 상실하고 정권의 나팔수로 변신할 때 민주주의는 퇴보

[한국정경신문=김충식 부장] 미국에는 워터게이트라는 사건이 있다. 이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은 중도 사임하는 불명예퇴진에 이르게된 사건을 말한다. 내용은 1972년 6월 17일 밤, 민주당 대선 선거운동 지휘 본부가 있던 워터게이트라는 빌딩에서 도청장치를 가진 5명의 남자가 체포된다. 이들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체포된 것이다. 이 사건을 FBI는 대충 수사했고 단순 절도에 불과하다고 결론내렸다.

헌데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신문의 기자 'Bob Woodward'와 'Carl Bernstein'은 세밀한 조사로 취재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 'Deep Throat'라는 익명의 제보자의 도움으로 심도 있는 탐사보도를 통해 진상을 밝히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이 사건은 닉슨정권의 선거방해, 정치헌금의 부정·수뢰·탈세 등이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당초 닉슨은 도청사건과 백악관과의 관계를 부인한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됨에 따라 대통령보좌관 등이 관계하고 있었음이 밝혀졌고, 대통령 자신도 무마공작에 나섰던 사실이 폭로되어 1974년 8월 닉슨 대통령은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탄핵결의가 가결됨에 따라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하게 된다.

이 사건은 미국의 대통령이 임기 도중 사임한 최초의 일이었다. 미국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불명예스러운 사건이기도 했지만, 의회와 최고재판소가 그 직책을 완수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전통은 수호되었다고 평가된다.

한국에서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의 탄핵은 2004년 3월 12일 제246회 임시 국회에서 유용태, 홍사덕 의원 외 157명이 발의한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끝에 재적 의원 271명 중 193명이 찬성하여 의결정족수 재적 의원 3분의 2를 넘어 가결된 바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노무현의 법률 위반은 일부 인정되지만 대통령을 그만두게 할 만큼 중대한 사유라고 할 수 없다고 하여 기각된다.

한국에서도 처음 최순실에 대해서 조사한 기자가 있다. 바로 김의겸 기자(한겨레신문)와 그 팀이다. 그들도 취재하면서 '이렇게 허황된 이야기가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취재하면 할수록 나오는 사건은 어느새 청와대와 연결되었고, 허황된 소설과 같은 이야기는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이진동 사회부장(TV조선)이 고영태가 남긴 의상실 동영상(청와대 경호원이 최순실에게 핸드폰을 닦아 건네는 영상)을 터뜨린다. 이어 JTBC 전진배 사회2부장이 터뜨린 태블릿PC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문을 담은 제1차 담화문으로까지 이어진다.

언론의 탐사보도는 그만큼 중요하다. 언론의 기능중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은 언론의 순기능외에 가장 중요한 사안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서로 다른 생각, 다른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리가 이루어 놓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계속 유지시켜가는 하나의 등불같기 때문이다.

언론이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때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될까? 멀리 볼 필요도 없이 북한의 언론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의 언론은 어떠했나? KBS가 MBC가 정부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할 수 있었는가? 또 최순실에 대해 알고 제대로 보도했었는가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사태가 해외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낯뜨거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여성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서 비아그라는 왜 나오고, 태반주사 및 마늘주사는 왜 나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의 언론자유 척도가 세계 180여개국 중 68위라고 한다. (67위는 칠레고, 69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언론의 역할이 지금 당장 눈 앞에서는 쓴 소리가 듣기 싫을 수 있지만, 사회가 곪고 있는 것을 도려내야 새 살이 돋아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제라도 언론은 언론답지 못했던 그동안의 일에 대해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때다. 언론이 기능을 상실하고 정권의 나팔수로 변신하면 민주주의는 퇴보하기 때문이다. 언론 선배들에게도 요청하고 싶다. 미디어 생태계가 예전같지 않다지만, 기자에게 펜을 주었으면 글을 쓰게 해야지 광고영업사원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사회가 정상이 되려면 언론이 언론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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