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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정현 대표의 가룟유다 발언...‘심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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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정현 대표의 가룟유다 발언...‘심히 유감’
  • 김충식 기자
  • 승인 2016.11.25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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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충식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예수를 배반한 가룟유다처럼 대통령을 배신하란 말이냐"라고 말한 것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

이정현 대표가 말하는 예수를 배반한 사람은 가룟유다가 맞지만,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하는 사람은 가룟유다라는 대칭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말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예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예수에 빗대어 발언해 논란을 사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광주 연설을 거론하며 "예수를 부인하는 유다가 되란 말인가"라고 말해 논란을 샀다. 사진=채널A 화면 캡처]

예수는 당시 상황에서 힘없고 가진 것 없는 그리고 소외된 국민의 편이었다. 바리새인과 율법학자들처럼 율법에만 매달려 국민을 돌보지 않은 잘못된 율법주의자들을 질책했으며 잘못된 신앙관을 갖고 교육하는 선생들을 경계하라고 하셨다.

한국에는 예수에 대해 설명하는 다른 관점들이 있다. 보수주의 신학에서는 예수를 메시아로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이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예수가 탄생했으며 이를 믿는 자들은 구원을 얻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견해는 민중신학처럼 예수는 모세처럼 억압받고 핍박받는 모든 상황에서 구원하고 해방시켜줄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의 예수로 보는 견해다.

이정현 대표에게 예수에 대해 전도하거나 설명하려는 의도는 없다. 민중신학이든 보수신학이든 예수의 존재는 가난하고 핍박받는 모든 존재에게 불의한 악으로부터 하나님의 정의 심판이 내려질 때 구원을 통해 영생의 길로 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예수의 모습에 "예수를 배반한 가룟유다가 되라는 것이냐"라는 발언은 곧 박근혜 대통령이 예수이고 박대통령을 배반한 모든 이가 가룟유다가 된다는 표현인데, 초등학생이 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다소 어려운 문법이다.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하야와 탄핵을 얘기하는 것은 국민이 준 권력을 최순실에게 넘겨주다시피했고 비선을 위해 국가기관이 동원됐고, 청와대가 기업 돈을 뜯는 등 국가윤리마저 무너졌다는데 있다.

명문여대라는 이화여대는 최씨 딸 정유라씨를 부정입학시키기 위해, 선의의 경쟁자 두명을 탈락시켰으며, 잘잘못을 따졌어야 할 교수들마저 정유라씨가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주고 과제물까지 대신 써주었다. 공교육이 무너졌고, 감시자인 교육부도 이를 수수방관하고 오히려 이화여대에 특혜를 줬다.

파면 팔수록 나오는 최순실, 벗기면 벗길수록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연결성. 이러한 부도덕성과 떨어지는 국격(國格), 그리고 그 부끄러움의 진원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고 백만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나가는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아직도 지키고 싶은게 있는가?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박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성심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충성심은 지금 발휘해야 될 것이 아니고, 최순실과 엮여져 있었을 때 미리 '내치시라'고 얘기했었야 옳다.

이정현 대표는 아무 때나 예수와 가룟유다를 갖다 붙이지 마시라. 그렇잖아도 예수팔아 호의호식하는 같잖은 목사들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또 그런 소리 듣는 것조차 심히 역겹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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